어버이날(8일)을 맞아 부모님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는 무엇이 있을까.

선물도 좋고 공연도 좋지만 식사 대접을 빼놓을 수는 없다.

가격이 비싸거나 너무 멀어서 평소에 가기 힘든 멋진 식당을 예약해 모신다면 그 마음만으로도 부모님은 기뻐하실 터다.

나이 든 부모님을 위해서는 음식 가짓수도 많고 맛이 깔끔한 한정식만큼 좋은 메뉴가 없다.

또 이왕이면 식사 전이나 후에 거닐 수 있는 정원이 있는 곳을 찾아보자.

봄꽃이 만발한 정원에서 식사가 준비될 때까지 산책하며 부모님과 도란도란 얘기를 나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어버이날 이벤트가 있을까.

맛과 멋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한정식집

꽃내음을 맡으며 산책할 수 있는 한정식집으로는 100년 넘은 고택을 개조한 석파랑과 필경재, 널찍한 정원에서 자연을 한껏 느낄 수 있는 봉래정과 이궁 등이 추천할 만하다.

석파랑(石坡廊)

세검정 상명대 입구에 있는 석파랑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별장을 한정식집으로 꾸민 곳이다. 봄꽃이 만발하고 나무에 돋아난 새싹이 파릇파릇한 5월은 석파랑 정원을 산책하기에 좋은 때다. 나이가 100살에 가깝다는 감나무가 석파랑의 상징. 많은 한정식집들은 명성에 비해 음식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지만, 석파랑은 음식 만족도가 높기로도 유명하다. (02)395-2500∼1

필경재(必敬齋)

수서동에 위치한 필경재는 성종 때 지어진 99칸 한옥을 개조한 집이다. 필경재라는 옥호는 어른을 반드시 공경해야 한다는 의미로, 성종이 하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식사 후 아름답게 꾸민 정원을 산책하며 감상한 후 야외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차를 마시는 것이 필경재를 100% 즐기는 법이다. 상견례 장소나 외국인 접대 장소로 워낙 유명해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을 수 없다. 저녁 메뉴는 7만∼15만원으로 비싼 편이므로 평일 4만∼5만원짜리 점심 메뉴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02)445-2115

풀향기

한남동 단국대에서 약수동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풀향기는 편안한 느낌을 주는 정취가 장점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장독대가 줄지어 놓인 뜰이 정겹다. 한정식 가격이 3만9000∼15만원으로 다양하다. 점심에는 2만원, 2만5000원짜리 점심 정식을 추천할 만하다. 육류 요리를 배제하고 도토리묵과 야채튀김, 구절판, 자연송이 등으로 차린 채식 정식(5만5000원)도 있어 고기를 싫어하는 어른들을 모시기에도 좋다. (02)794-8007

봉래정(蓬萊亭)

강서구 외발산동의 한정식집 봉래정은 널찍한 정원과 단아한 건물이 궁궐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도심을 벗어나 야외에 나온 듯한 한적한 느낌 또한 장점이다. 메뉴는 신선로와 너비아니 등을 중심으로 하는 궁중요리다. 정식 가격은 7만원대부터 시작되지만, 정식 외에 가벼운 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3만원대의 은대구구이정식, 꼬리곰탕정식 등 점심 메뉴도 제공한다. 봄꽃이 만발한 산책로는 식사 후 반드시 찾아봐야 할 곳이다. (02)6090-5800

이궁(異宮)

전통문화 체험공간인 성북동 삼청각 내 한정식당 이궁은 5월부터 모든 메뉴를 새롭게 단장했다. 전복미역전골과 홍시소스, 죽순냉채 등 독특한 요리가 눈길을 끈다. 저녁 메뉴는 5만5000∼12만원까지 다양하며 채식주의자용 코스 메뉴(5만5000원)도 준비돼 있다. 공기 맑고 경치 좋은 삼청각 안에 있는 만큼 맑은 공기와 자연경관을 만끽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식사 후에는 와인바 ‘다소니’에서 차나 와인을 맛볼 수 있다. (02)765-3700

메이필드호텔

'봉래정'은 어버이날인 5월8일 노화방지 효과가 있는 검은콩, 검은깨, 미역 등 블랙푸드로 구성된 한정식 코스요리 '수복'을 판매한다. 메뉴는 흑임자 죽, 탕평채, 인삼 쇠고기 편채말이, 약콩전, 장어구이와 전복초 무침, 홍삼 용봉탕과 흑미 대나무 통밥, 쑥설기와 대추차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가격은 6만원. ☎ 6090-5800.

호텔리츠칼튼서울

8일 어버이날 '더 가든' 야외정원에서 천연 산삼을 재료로 한 '산삼 갈라 디너'를 준비한다. 산삼의 효능을 느낄 수 있도록 산삼 뿌리를 복용한 뒤 산삼 잎과 줄기를 곁들인 보양 요리를 순서대로 맛뵌다. 값은 2인에 300만원. 02-3451-8271.

꽃이 만발한 정원에서 차와 와인의 향기를

1인당 5만원이 넘고 세금과 봉사료까지 붙는 한정식집이 부담스럽다면 우아한 한옥집에서 정원을 바라보며 전통차나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수연산방(壽硯山房)

성북동의 수연산방은 월북 작가 상허 이태준의 고택을 찻집으로 개조한 곳이다. 본채 외에도 별채와 원두막이 있어 이곳에서도 차를 마실 수 있다. 정원을 바라보며 차를 마실 수 있는 마루나 창가 좌석은 워낙 인기여서 자리잡기가 쉽지 않다. 전체적으로 편안한 옛집 분위기인 데다 곳곳에 놓여 있는 찻잔과 버선, 구유, 키 등 전통적인 소품들이 친근함을 더해준다. 전통차 외에도 한과, 떡 등이 준비돼 있다. 성북2동 동사무소 옆에 있다. (02)764-1736

두가헌(斗街軒)

삼청동길 초입의 현대갤러리 안쪽에 위치한 두가헌은 정원이 딸린 한옥이지만 한정식집이 아닌 와인바다. 100년 넘은 은행나무 한 쌍이 자리잡은 정원을 바라보며 와인을 마시는 여유를 부릴 수 있다. 와인리스트에는 300종이 넘는 와인이 실려 있어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길이 좁고 주차가 힘든 삼청동에서 이곳은 주차공간도 넉넉한 편이어서 어른들을 모시고 오기에 좋다. (02)3210-2100

차 마시는 뜰

100여년 된 고택을 찻집으로 개조한 곳으로, 이름 그대로 정원이라기보다는 ‘뜰’에 가깝다. 한옥 마루에 앉아 자그마한 뜰을 바라보며 차를 마실 수 있다. 금붕어가 노니는 작은 연못이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더한다. 전통차 종류가 매우 많지만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꽃잎차가 인기다. 차를 다 마시면 뜨거운 물을 계속 리필해줘 여유롭게 담소하며 차를 즐길 수 있다. 삼청동길을 쭉 올라가다 막바지에 다다르면 보인다. (02)722-7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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