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일간 이것 저것 요리를 되는대로 한식을 해먹었다가 양식을 해먹었다가,

대중없이 시리얼과 토스트 정도로 대충 떼우기도 하다 보니 냉장고가 이것저것 식자재들로

정신이 없어서 문득 냉장고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뭐가 있나 뒤적이다 보니,

냉장고 한쪽 구석에 쳐박혀 있는 몇일전 고르곤졸라 크림치즈 파스타를 만들어 먹고

남겨둔 스피가도르 면과 베이컨 몇줄, 버섯 그리고 말라비틀어지기 직전의 양파 한쪽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의 메뉴는 예전에 피렌체를 여행할 때 맛 보았던 베이컨과 베이질로 맛을 낸

올리브유 파스타로 결정!!!

주섬주섬 재료들을 모아두니 다른 때 보다 상당히 단촐하다.

사실 파스타의 어원은 소위 스파게티로 통용되는 국수요리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아침밥, 점심밥의 "밥" 같이 식사를 일컫는 일반명사에 가깝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사실 소박하고 간단하게 만들수 있는 것이 바로 이 파스타인데 어찌하여

한국에서 먹으려면 한 그릇에 기본 만원 이상은 줘야 하는 것이며, 쫌 괜찮다 하는 레스토랑에 가면

곱절 이상은 줘야 먹을 수 있는 것인지...

물론 내 가족이 관련된 서비스업을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그 돈을 주고 소비하는 사람들이나

한국사회 자체를 돌아보자면 뭔가 문화적 사대주의 같은 것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각설하고, 먼저 마늘 두쪽을 다지기 보다는 납작하게 썰어서 올르브유를 두른 팬에

중간불과 센불 사이에서 가열해준다.

주변의 기름이 기포가 일면서 마늘이 반투명하게 익어가기 시작하면 양파를 넣어준다.

마늘의 표면이 노란 색으로 잘 익은 기운이 보이고, 다진 양파가 투명해지기 시작하면

썰어둔 베이컨을 함께 넣고 볶아준다.

베이컨이 핑크빛을 띄기 시작하며 익어가면 (호호호~ 역시나 게이들이 좋아하는 핑크!)

마늘처럼 얇고 넙적하게 썰어둔 버섯을 넣어주고 함께 볶아준다.

버섯을 넣고 한두번 휘저어준 후에 다진 베이질 잎을 넣어주고,

연달아서 바로 파슬리 플레이크를 뿌려준다.

여기서부터는 불기운을 센불로 올려주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면을 잽싸게 볶을 준비를 해준다.

소금에 이어 후추로 잡냄새까지 없애고 난 후,

미리 삶아둔 면을 볶고 있는 재료에 쏟아부어주고 잽싸게 휘저어 준다.

파스타면은 소면이나 라면과는 달라서 잘 붇지 않으므로, 삶아준 후 올리브유에 버무려

1인분 씩 따로 포장을 해서 보관해두면 간단하게 요리를 해서 먹을 수 있다.

단, 냉파스타를 만들 생각이라면 면이 매우 뻣뻣할 수 있으므로,

팔팔 끓는 물에 한번 담근 후 휘휘 저어서 꺼내면 원상태대로 부드러운 면을 만들 수 있다.

굳은 면이 가열되어 부드러워지기 시작하고 재료들과 뒤섞이기 시작하면 마지막으로 접시에

담기 전에 아주 매운 이탈리안 고추나 멕시칸 고추를 잘게 썰어 넣고,

센불에서 잽싸게 휘저어 면과 섞어준다.

면의 익힘상태를 관찰해가면서 1-2분 안에 재빨리 면을 익혀준 후 집게나 혹은 젓가락으로

그릇에 옮겨준다. 먼저 작은 재료들은 집게나 젓가락 사이에서 빠지기 쉬우므로 먼저 충분히 재료들이

섞이게 저어준 후 소복한 느낌이 들도록 담고, 일부 남은 면과 재료들을 두번째로 담아주고,

그래도 남은 작은 재료들을 면 위에 흩뿌려주면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그릇에 옮겨담는 과정에

도움이 될 듯 하다.

이위에 파마산 치즈가루를 약간량 흩뿌려주고,

베이질 잎을 몇장 이쁘게 올려주면 맛있는 올리브유 베이컨 스파게티 완성!

취향에 따라 재료를 볶을 때 베이질을 넣기 전에 다진 토마토를 넣어도 좋고,

이 상태에서 핫소스를 한 두방을 뿌려서 매콤하게 먹으면 베이컨과 올리브유로 약간은

느끼할 수도 있는 맛을 상쇄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