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친정엄마는 참으로 부지런한 분이셨어요.

여름이면 값이 싼 복숭아와 자두를 한박스 들여 놓고

아침마다 갈아서 쥬스를 만들어 주셨었구요.

또 살짝 여름이 지나가는 무렵이면 값이 떨어지는 포도를 사다가

집에서 쥬스를 만들어 주셨더랬지요.

포도주도 담그시고..포도잼도 만드시고...

뭐 그뿐 아니라 철철이 제철재료들을 갈무리 해두시고

장도 담그시고... 여름이면 찰밥을 해서 쪄서 널어 말려

그걸 가지고 미숫가루도 해주셨었구요.

암튼 주부가 되어 그 무렵의 엄마 나이가 된 저로서는

절대로 따라할수 없을만큼 부지런하게 사셨구나 하는걸 깨달게 되네요.

그런 엄마를 따라서...저도 오늘은 홈메이드 쥬스를 만들어 보았어요.

2사람이서 살다보니 포도를 한박스 사게 되면 가장 맛난 시간까지 다 먹지를 못하기 때문에

또 그러고 나면 맛이 덜하다는 이유로 냉장실 야채박스에 굴러 다니게 되는데

구제해줘야지요..^^

포도 한송이를 수확하기 위하여 재배농가가 얼마나 애쓰시는줄 안다면..함부로 할수 없어요.

설탕 같은거 안넣고 내린 좋은 포도즙도 있지만

또 시들해진 포도를 구제 하기엔 이 방법 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니까요..^^

(술은 즐기지 않으니 포도주 담그기도 그렇고... 잼은 오디잼에..딸기잼에..잔뜩 있으니까요.)

맛보시면 넘 맛나다고..시들해진거..없음 새거 사다 하실지도..ㅋㅋ

색깔도 너무 곱지요? ^^

포도송이 크기마다..양이 좀 달라지겠지요.

일단 포도를 모조리 따서 물에 소다를 조금 풀어서 담가 두었다가

깨끗하게 씻어 주어요.

껍질째 할거니까 이왕이면 유기농을 사용 하시는게 좋겠지요? ^^

저는 마지막에 산성수에 담가서 더욱 깨끗하게..^^

물기를 쫘악 빼준 포도알들을 냄비에 담아 주세요.

근데..이때 냄비는 유리냄비나 법랑냄비가 좋아요.

약재를 다릴때도 그렇고

잼을 만들때도 그렇고..

일반냄비는 영양소 파괴가 더 많다네요.

저는 이런거 할때를 대비해서 이 유리 냄비를 너무 잘 써요..^^

포도알은 종이컵에 봉긋하게 담아서 16컵이 나왔어요.

그리고 물은 종이컵으로 5컵을 넣어 주었어요.

그리고 저는 뚜껑을 덮고 중약불에서 뭉근하게 2-30분 끓여 주었어요.

냄비의 재질이나 불의 세기에 따라서 시간은 달라지겠지요.

딱 저렇게 포도알이 팍 물러지고..으스러질 정도...가 좋아요.

(참 중간에 냄비뚜껑 열어 주셔야 안넘어요.)

체에 걸러 주세요.

저렇게 포도가 저런 색이 날때가 좋은거에요.

더 오래 삶으면 색이 좀 안이뻐 지거든요.

와우~ 이 색 보이세요?

거르느라고 썼던 그릇이 너무 이쁜색으로 변했어요.

자연적으로 이런 이쁜 색이 나오다니..멋지죠? ^^

거른 포도액을 다시 냄비에 담고

설탕을 넣어 주세요.

설탕은 저는 1컵 하고 1/4컵 정도 더 넣어 주었는데

이건 포도의 당도에 따라서 달라지니까요. 간을 보면서 하세요.

따뜻할때 해야 설탕이 잘 녹지요.

그리고 다시 보글 할정도만 끓여 식혀 주세요.

완전히 식으면 병에 넣어 냉장실에 보관 하시는데요.

보관기간이 생각보다 길진 않아요. (꼭 냉장 보관 하셔야 해요.)

얼음 띄워서 먹으면 완전 예술이에요.

좀더 오래 보관 하고 싶다면... 물을 절반 정도만 붓고

색이 좀 안이쁘더라도 좀더 오래 끓여서

농축을 시켜주시고요. 여기다 설탕도 좀더 많이 넣어서

한번 팍팍 끓여서 식혀 보관 하시면 좀더 오래 보관이 가능 해요.

대신 드실때는 생수를 섞어서 드시는거죠..

근데 사실 보관기간이 짧아도 저처럼 하시는게 맛은 더 좋아요..^^

색이 정말 너무 고와서...여러분께 보여 드리고 싶은데..

이렇게 찍어봐도...저렇게 찍어봐도 표현이 잘 안되서 아쉽네요.

어제 저녁에 허니에게 한잔 주었더니

허니가 그 고운색에 정말 깜짝 놀랐거든요.

아무것도 안넣은 자연의 색이냐고요..^^

정말 색도 고운 포도쥬스에요~

시들어진 포도 미워하지 마시고... 쥬스를 만들어 보시는건 어떠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