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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꼬물거리던 날씨, 구수한 국물이 생각나 된장을 끓여보았습니다.
평소 가볍게 끓이던 된장찌개를 업그레이드를 시켜
상큼한 '달래'와 '조개국물'을 더하여.
제 아무리 맛있는 별의별 음식들이 있다해도
우리 입맛에 된장찌개를 빼 놓고 무슨 말을 할까요?
구수한 된장찌개의 맛을 알게 되면서
나도 이제 컸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메주며, 된장이며, 고추장, 김치... 오랜 정성으로 태어난 우리의 맛.
특히 저는 된장찌개를 먹을 때마다 한국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축복이란 생각을 하곤 합니다.
요리를 시작하고서, 재료 하나, 레시피 하나를 배울 때마다
어쩌면 인생을 배우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요리를 하면서 제게 가장 어려웠던 건 칼질도 간 맞추는 것도 아닌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성급한 마음으로 실컷 힘들게 해 놓은 요리를 어설프게 만들어 버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어요.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는 기다리는 시간의 즐거움을 조금씩 배워가는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 숙성할수록 빛나는 우리네 장과 젓갈, 김치에 담긴 소중한 정성도 알게 되었고.
자칫 오묘한 색과 향을 지녔지만 그 속에 진하고 깊은 맛을 담은,
조상의 지혜가, 할머니 어머니의 사랑이 그득한 구수한 국물에 따끈한 밥 말아 훌훌 드시고
세월을 담은 깊고 진한 맛처럼
삭고 퇴화된 것 같아보여도 진정한 구수함과 영양을 빛내는 우리네 장맛처럼,
우리도 세월을 보내면서 한땀한땀 모인 우리 삶의 경험들, 마음에 보듬어둔 시간들을
상처로 무의미하게 흩어버리는 대신 우리 삶의 에너지로 빛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된장찌개 한 그릇 앞에두고 말도 참 많네요.
제가요, 된장찌개를 좀 많이 좋아하거든요. ㅎㅎ
된장찌개를 잘 먹는, 된장찌개를 잘 끓이는 '진국 된장녀'라면 이 어찌 좋지 아니하겠습니까? ㅋ
여러분, 알차고 행복한 주말 만드세요!
된장 2-2.5밥숟가락
고추장 1/2-1밥숟가락
마른 표고 2-3장
양파 1/3개
감자 1개
호박 4cm (2cm씩 두 덩어리)
달래 한 줌
풋고추 (또는 청양고추)1개
파 1/3뿌리
두부 1/2모
참기름 1/2밥숟가락
멸치다시마 육수
바지락 한 줌
1. 멸치 다시마 육수 내기
→ 멸치 8마리 다시마 5x5cm 3장 썼습니다.
* 멸치는 빛깔이 고운 은멸치로 준비해 내장을 떼어내 둡니다.
* 다시마는 깨끗한 행주로 닦아 둡니다.
* 찬물에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잠시(5분 정도) 우려주세요.
* 그 다음 불에 올려 파르르 끓여서 노란 빛깔이 우러나면 불에서 내려 체에 거릅니다.
다시마와 멸치는 오래 끓일 경우 쓴맛이 나기 때문에, 저는 찬물에 우려 한소끔만 끓여 쓰곤 해요.
이 때 걸러낸 건더기는 버리지 말고, 다시마는 곱게 채쳐 조림요리에 고명으로 올리고
멸치는 된장 찌개 마지막에 넣어 간을 적당히 배도록 해서 건져 먹어도 맛있답니다.
2. 된장찌개 끓이기
* 바지락은 생물일 땐 소금물에 해감시켜 두시고 마른조개는 30-40분 가량 불려둡니다.
(평소엔 멸치다시마 육수만으로 된장찌개를 끓이는 걸 좋아하지만,
달래와 조개가 찰떡궁합을 자랑하므로 달래와 함께 조개 준비해 보았어요.
* 미지근한 물에 불려둔 표고는 꼭 짜서 1cm 너비 정도로 썰어 둡니다.
* 나머지 채소도 모두 먹기 좋게 썰어둡니다.
(감자는 조금 살강하게 얇게, 호박은 적당히 도톰하게 써시면 함께 익힐 때 좋습니다.)
* 달래는 뿌리부분을 깨끗하게 손질해 주세요.
(알뿌리에 붙은 누런 껍질은 손으로 살살 벗겨내고 뿌리는 어느정도 정리해 두시는 게 좋습니다.)
* 우선 뚝배기에 참기름을 1/2밥숟가락 정도 두르고 양파와 표고를 볶아 향을 내 주세요.
* 여기에 된장과 고추장도 넣고 양념 전체를 맛깔스레 가볍게 볶아줍니다.
(된장과 고추장 비율은 입맛에 따라 조절하세요.
달래된장찌개는 된장비율이 많은 게 더 향이 어울리는 것 같아요.)
* 감자와 호박, 불린 조개도 넣고 고루 섞듯이 가볍게 한번만 쓱싹 볶아준 뒤,
* 뜨거운 멸치 다시마 육수를 넣고 바글바글 끓이시면 됩니다.
* 찌개가 바글바글 끓기 시작하면 두부와 어슷 썬 고추와 파를 넣어 한소끔 끓인 뒤
마지막에 불을 내리면서 달래를 넣어 내열로 익도록 해주시면 됩니다.
맛있는 된장찌개와 함께 기운 펄펄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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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lycyj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