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온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한결같이 하는 말. "한국 닭은 참 맛이 없다"입니다.

아무리 잘하는 요리집을 가도 닭볶음탕의 경우 매운 소스때문에 그럭저럭 넘어가지만 나머지 요리는 심지어 후라이드 치킨 바로 튀겨내는 집을 가도 중동의 미식가들은 한 점 맛보고는 닭살 맛이 퍼석거린다며 아예 입에도 안대곤합니다.

저 또한 중동에 출장을 수십번 다니면서 닭 맛을 비교해 봤는데 중동의 열악한 부페 식당에서도 닭요리는 몇 접시 이상씩 먹을 정도로 그만큼 맛의 차이가 큰데 그 이유는 바로 닭의 품종 차이 또는 유통문제의 차이가 아니라 '닭'잡는 방법에 있습니다.

국내 닭 전문 업체에 일일이 연락하여 알려주고 싶을 정도로 맛의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미국 닭은 닭 살 내부 자체에 기름이 많고 닭자체가 투실투실 하기에 요리하더라도 많은 지방때문에 그리 푸석푸석하지 않습니다. 한국 닭은 아무리 좋은 재료라 하더라도 닭 맛이 푸석푸석합니다. 그 이유는 닭피가 그대로 살 내부에 응고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닭잡는 방법의 차이'

중동에서는 닭이나 기타 축산물을 잡을때 메카 방향으로 도축하려는 가축의 머리를 향하게 해 놓고 '알라'를 중얼거리며 동맥을 쳐서 도축합니다. 산채로 죽이는 방법인데 이럴 경우 죽어가면서 체내에 모든 피가 완전히 빠져나옵니다. 이렇게 해서 도축하는 방법을 할랄 (Halal)이라 하며 이는 이태원 등 이슬람 사원 주변 음식점에서 Haral food라는 표지판과 함께 많이 사용합니다.

살아있는 상태에서의 도축 방법이 자칫 동물 학대나 비정한 방법일 수 있지만 맛에 있어서 그 맛은 천지차이입니다. 개인 생각으로 딱 피가 함께 응고되어 있는 퍼석한 맛이 없기 때문에 4배 더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호주 양갈비의 냄새. babyback rib을 제외하고는 아무리 좋은 기술로 양념을 해도 코를 잠시 속일수는 있어도 냄새를 완벽하게 없앨수는 없습니다. 이래서 작년에 할랄 방법을 똑같이 재현한 호주 양고기를 수입하여 롯데마트가 판매했을 정도인데 기회되시면 한 번 비교해보세요. 살아있는 상태에서 목을쳐서 피를 빼는게 쉽지는 않지만 맛을 위해서 하림, 체리부로, 농심 등 닭 업체가 도축 방법을 차별화하여 신제품으로 특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근육이 있는 닭다리를 제외한 부위의 살이 퍼석퍼석 한 이유는 바로 내제되어 있는 피 때문입니다. 이를 냉장, 냉동했을 경우 맛이 급격히 떨어지는 이유도 바로 닭피 때문입니다.

'회' 매니아 분들은 회 뜨기 전에 목 밑을 살짝 칼질하여 죽으면서 피가 완전히 빠지게 한 후 회를 떠서 드시는데 같은 이유입니다.

훌륭한 요리의 가장 기초가 좋은 재료이듯이 지금껏 안했던 방식에 대하여 거부감과 혐오감부터 가지지 마시고 한 번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맛의 차이가 확연한데도 수년을 기다려도 변화가 없는 한국 시장에 대해서 내공 위주의 실전문가들이 많은 메뉴판닷컴 회원분들이면 얘기해 볼만 하다 생각되어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