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식당 비체의 서상호 주방장
하얀 접시 위를 캔버스로, 다양한 컬러의 소스를 물감으로, 잘 구워 낸 고기와 생선을 캔버스 위의 부조물로 또 하나의 ‘예술품’ 만들기에 고심하고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 비체의 서상호 주방장. 그는 소스 한 가지를 뿌리는 데에도, 허브 한 줄기를 접시 위에 올리는 데에도 맛과 멋을 함께 생각한다. 때문에 그의 손을 거치는 비체의 모든 음식들은 뛰어난 맛은 물론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색감과 고도의 균형감을 지닌 구조물과 흡사하다. 이렇듯 꼼꼼한 그의 ‘음식 작품 만들기’는 91년 서울 국제요리 대회 대상을 시작으로 95년까지 서울과 싱가폴, 베를린을 오가며 매년 연속 국제 대회 수상이라는 진기록으로, 이후 조리사 협회장·한국 관광 공사 사장·문화 체육부 장관과 보건 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화려한 이력으로 결실 맺게 된다.
미식가들에게 널리 알려진 요리, 해산물 수프
접시 위에 섬세하게 장식된 가니쉬(garnish)와 미각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컬러, 최고급 재료로 완성된 감미로운 맛…. 맛과 멋이 함께하는 요리를 만들어 내고 있는 ‘비체’에서 가장 유명한 요리는 ‘지중해식 모듬 해산물 수프’와 ‘흑딸기 버섯 소스의 라비올리’.
정통 이탈리아 요리법을 기본으로 한국인에게 맞도록 매운 맛을 첨가해 개발된 비체의 ‘지중해식 모듬 해산물 수프’는 미식가들에게는 이미 널리 알려진 요리. 하루 동안에 50인분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소문난 인기를 자랑하는 지중해식 모듬 해산물 수프는 바닷가재와 게, 관자, 홍합, 광어 등 7가지 신선한 해산물과 토마토 소스와 마늘, 바질, 후추 등의 향신료가 어우러져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낸다. 또한 천연 조가비 그릇에 담겨져 나와 먹는 즐거움에 보는 즐거움까지 더해 준다.
다른 어떤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비체만의 노하우가 담긴 또 하나의 최고 요리는 ‘흑딸기 버섯 소스의 라비올리’. 각종 허브가 믹스된 라비올리 반죽은 허브의 향미만 남길 뿐 담백한 맛의 바닷가재와 부드러운 송아지 살만을 씹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얇고 부드러우며 이태리 피에몬테 지방의 특산품인 흑딸기 버섯으로 만들어진 소스는 라비올리의 부드러운 맛을 한층 더해 준다.
지중해식 모듬 해산물 수프와 라비올리를 곁들여 코스요리로 즐기고 싶다면 전채 요리로는 겨자와 흑딸기 버섯을 곁들인 이탈리아식 육회, 주 요리로는 소금으로 쌓아 구운 향초 소스의 농어, 디저트로는 복숭아와 멜론을 곁들인 갈리아노 사바용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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