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쌈, 마파두부,오징어링튀김 ,멕시칸샐러드...

[무쌈, 마파두부,오징어링튀김 ,멕시칸샐러드...]

출장부페아니냐는 오해들을... | 2000.05.16 | 조회:6244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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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후반/20명이상/20만원가량]
다른 집들이는 몰라도 직장사람들 집들이는 삐까하게 차려야 한다는 신랑의 협박(?)에 겁도 나고 고민이 되서 차라리 출장부페를 부를까 생각도 해보다가... 아니다!할 수 있다!라는 굳은 결심을 하고 요리책도 찾아보고 물론 메뉴판의 도움도 받구... 하루종일 다듬고 쓸고 끓이고...그래서 차려낸 집들이 상... 손님들이 하나둘 들어서고 가슴은 콩당콩당...
손님들의 반응을 가슴졸이면서 기다리는데 글쎄 다들 저혼자 준비했다는걸 안 믿는거에요. 혹시 출장부페 부른거 아니냐면서...좀 억울하긴 했지만 제가 너무 잘해서 그런거 같아서 어깨가 으쓱하더라구요.신랑도 좋아서 싱글벙긍하구요.
그럼 출장부페라는 오해를 샀던 제 집들이 상차림을 공개할께요.

*일단 상에 예쁜 포장지를 깔구요(흰종이는 분위기가 없으니까)예쁜 무니의 천을 끊어다 냅킨을 만들었죠. 사는건 넘 비싸고 종이냅킨은 넘 흔하고...해서 동대문에서 천을 끊어와서 사각형으로 잘라서 드르륵드르륵.. 30분도 안걸렸어요. 돈도 3천원이면 되구요. 냅킨위에 얌전히 수저를 놓고 앞접시 놓고,소주잔과 맥주잔을 놓으니까 그것만으로도 분위기가 일류 한식집 같더라구요.

**그담은 젤루 중요한 요리들... 초보주부의 온갖 솜씨와 기교와 테크닉을 발휘해서리....
일단 색과 모양이 예쁜 요리를 선택했어요. 음식맛은 아직 자신없으니까...

1. 무쌈:
무를 얇게 쓸어서 촛물에 절였다가 달걀지단,채썬 고기 볶은것, 무순,오이 등을 싸서 겨자장에 싸먹는 무쌈은 모양도 예쁘고 술안주로도 좋아요. 직접 싸먹기도 하지만 저는 아예 싸서 냈죠. 남자들은 싸먹고 그러는거 엄청 귀찮아 하쟎아요.

2.버섯전골:
한식 상차림엔 일단 국물이 있어야 하니까 그것도 모양이 좀 나는 전골로 했어요. 전골중에 비교적 맛내기 쉬운게 버섯전골이에요.

3.오징어링 튀김:
오징어를 링으로 썰어서 소금이랑 후추로 밑간하고 밀가루, 달걀,빵가루 입혀서 노릇노릇하게...오징어만 튀기면 심심하니까 청피망, 홍피망, 양파도 링으로 쓸어서 튀기면 색을 맞춰 상에 내기가 좋지요. 그리고 간장만 놓을게 아니라 소스를 만들어내면 좋아요. 마요네즈에 파슬리를 조금넣고 믹서로 갈면 정말 색이 끝내주는 소스가 되죠. 또 마요네즈랑 머스타드랑 섞어서 만든 소스랑 같이 내면 그야말로 환상적이에요.

4.마파두부:
손님들이 정말 직접 만든거냐고 젤루 의심했던 건데요.. 실은 수퍼에서 파는 마파두부소스로 만들었어요. 마파두부소스에 야채랑 고기를 조금만 더 넣고 하면 정말 맛있어요.

5.멕시칸샐러드

6.소고기불고기

7.돈나물:
봄엔 역시 상큼한 나물이 최고죠. 그중에 돈마물은 손질할 것도 없이 씻어서 초장에 버무리기만 하면 되요. 간장얌념도 맛있지만 전 초장이 더 맛있더라구요. 근데 초장을 너무 많이 넣으면 나물맛이 안 나니까 조금만 넣으세요.무순도 같이 넣으니까 더 맛있었어요.

8.삼치구이:
삼치를 배 가르지 말고 칼집만 넣어서 왕소금을 뿌려 그릴에 구으면 정말 먹음직스럽죠.긴접시에 겨자채를 놓고 통째로 올린 다음 레몬 조각으로 코디를...간장종지도 그냥 접시위에 놓았더니 더 예쁘더라구요.

9.더덕구이:
시어머님이 주신 통더덕... 처음 손질해보는 거라 손질하기가 좀 어려웠죠.끈적한 진때문에 고생했지만 굽는건 쉬웠어요. 파는 불고기양념을 발라 구으면 O.K

10.닭살냉채:
닭 안심을 소금,후추간해서 찐 다음 먹기좋은 크기로 찢어 놓고 양상추, 오이,무순,파프리카(노랑,주황 피망같이 생긴 그거요.피망보다 색이 고와서 샐러드에 넣으면 참 좋아요)를 접시에 예쁘게 돌려 담고 닭고기를 가운데 올리죠. 머스타드소스에 꿀과 간장을 넣머 만든 소스를 끼얹져 내죠. 무쳐서 내도 좋지만 일단~~은 모양이 예뻐야 하니까...

11. 생선회:
여기까지 준비하는데는 10만원 정도 밖에 안들었어요. 금액에 비하면 정말 잘 차린 상이죠?(자화자찬) 근데 신랑이 하도 잘차려야 된다고 협박아닌 협박을 했어서 생선회를 배달시켰어요. 그래서 돈이 좀 들었죠.

*** 이렇게 글로 쓰니까 참 많네요. 하지만 실제 만들어 보면 그렇게 손이 많이 가지 않아서 쉽게 준비할 수 있어요. 저같은 초보주부도 혼자 다 했는걸요. 그 다음에 하는 친구들 집들이는 좀 편하게 했어요. 인원수도 얼마 안되서 더 수월했죠.

****보너스 점수따기1
후식 낼때 과일을 많이 내잖아요. 딸기, 바나나, 키위를 준비했죠. 그냥 내느냐.. 천만의 말씀! 모양에 살고 모양에 죽는다... 생크림을 휘핑해서 접시에 깔고 과일을 돌려 담으니까 꼭 생크림 케익 같은게 모양도 좋고, 맛도 넘 좋아서 과일만 5접시는 냈나봐요. 이런거 첨 본다고 다들 입이 벌어지더라구요. 들인 공에 비하면 너무 과한 칭찬들이 쏟아져서 좀 쑥스럽더라구요.

*****보너스점수따기2
밤새 노는 손님들한테 절대 싫은 얼굴 안해야죠. 나중에 신랑을 실컷 두드려 패더라도... 출출할 시간에 파스타를 냈죠.
푸질리를 삶아서 버터에 살짝 볶고 넓은 접시에 깐 다음 피자소스(수퍼에서 파는 것)를 뿌린다음 피망 좀 얹고 양파 좀 얹고,피자치즈를 다져서 올린 다음 전자렌지에 2분만 돌리면 간단 피자 파스타 완성! 손님들 반응은 그야말로 환호의 도가니였어요.

******집들이 후기
결혼한지 이제 두달이 되어 가네요. 5번의 집들이도 끝나고...처음엔 집들이같은 건 도데체 누가 만들어 내서 사람 고생 시키는거냐고 짜증도 나고 했는데 지나고 나니 그 집들이들이 절 진짜 주부로 만들어 준 고마운 선생님이었네요. 이젠 웬만한 손님접대는 아무렇지도 않게 해 낼 수 있거든요.

초보주부님들(나도 초보지만...) 좀 힘들더라도 열심히 준비해 보세요. 손님들 칭찬 들으면 기분좋고 신랑한테도 엄청 점수따고,주부실력도 쑥쑥 자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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