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한참동안 벼르고 있었던 음식을 만들었었답니다.. 'ㅅ' 바로 "동파육(東坡肉)"이지요. 많은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동파육의 재료인 "삼겹살"은 "금겹살"이라고 할 정도로 그 가격이 비싼 편이랍니다. 그렇다고 목살이나 뒷다리살로 대체할수도 없어요. 결이 완전히 다르거든요..(제맛이 안나죠..), 파채구육(돼지고기 등심살을 찐 요리)이라는 요리가 있긴 하지만 이건 동파육이 아니죠.

 동파육은 송나라의 시인인 소동파가 만들었다고 전해진답니다. 

 소동파가 미움을 사 황주(黃州)로 유배되었을 당시의 일이었죠. 그런 소동파에게 어느날 친구가 찾아왔었고 소동파는 친구에게 대접하고자 돼지고기 삼겹살을 솥에 간장이랑, 술 등등을 넣고 불에 올려놓았는데...
 

 친구와 바둑을 두다보니 돼지고기를 잊어버린 채 바둑에 열중했었답니다. -ㅁ-;; 그렇게 6시간.. 뒤늦게 깨달은 소동파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뚜껑을 열었더니 이럴수가!! 'ㅁ' 돼지고기 삼겹살이 기름이 쪽~! 빠져서 부드럽게 되었다는 것! 그 맛은 ">_<늄!"을 외치며 4차원으로 날아가 버릴만큼 환상적인 맛이었는데...( 저 때가 무려 1000년전.... 굴소스도, XO소스도 없었을시절입니다.) 

 그 맛에 감탄한 소동파는 이런 즉홍시를 지었답니다.

 황주(黃州)의 좋은 돼지고기
 그 값은 똥값과 같다
 부자는 먹고싶어하지 않고
 가난한자 어찌 요리할줄 모르니....
   ..중략....(이하 소동파의 "돼지고기를 먹는 시")

당시에는 돼지고기는 정말 인기없는 고기였었답니다. 'ㅅ' 대부분이 양고기를 찾았으며, 때문에 그 가격은 매우 쌌죠. 유배가서 궁핍한 생활을 했었던 소동파가 즐겨먹었던것을 보면 말이죠.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 돼지고기를 매우 좋아했는지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들은 속물이 되고, 돼지고기가 없으면 몸이 마른다. 속물이 되지 않고 마르지도 않으려면 끼니마다 돼지볶음이 있어야 한다" 라는 말까지 남겼답니다.. 'ㅁ' 

 그래서 제가 마른거군요.. -ㅁ-;; (돼지고기랑 죽순을 함께 볶아먹으면 속물도 안되고 마르지도 않겠... 퍼억!!)

 그 이후로 소동파는 이런식(?)으로 돼지고기를 요리해 먹었으며, 황주의 지사로 발탁되어서도 돼지고기요리로 사람들은 흡족하게 했다는거... 지금은 똥값에서 금값으로 올라갔지만, 그 맛은 변함 없으니~! 뿌우! 

1. 재료를 스윽~! 꺼냅니다. 전처리한 돼지고기의 경우 그 용도가 매우 다양한데요, 동파육 이외에도 홍소육이나 회괴육만드는데 쓸수도 있고, 찜기에 넣고 살찍 찌면 수육이 되기도 하죠 혹은 얇게 썰어서 삼겹살구이처럼 구워먹어도 된답니다. 'ㅁ' 암튼 있으면 초 유용하니 추천!! 사실 재료는 별거 없답니다... 이 요리는 "찌면" 거의 모든것이 끝나거든요 'ㅅ'

2. 재료를 썰어줍니다. 전처리한 삼겹살은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로 두껍게 썰어주며, 마늘과 생강은 슬라이스를 해 줘요. 곁들일 야채 역시 적당하게 손질해 줍니다. 청경채를 곁들일려고 했는데, 가격이 좀 비싼편이라서 싼 숙주를 썼답니다. 

3. 보울에 간장 4큰술, 설탕, 술, 물이나 육수, 마늘, 생강, 대파, 팔각 등등을 넣어서 잘 혼합한 후 썰어준 돼지고기를 넣습니다. 고전요리 중 하나다보니 조미료도 별거 없어요. 'ㅅ' 굴소스를 넣으면 더 맛있겠지만, 고전레시피로 밀고 가자구용! >_<

4. 3.을 끓는물이 담긴냄비에 넣고 중탕으로 1시간 반 푸욱~! 쪄 냅니다. 본래 정석레시피에서는 돼지고기 삼겹살을 전처리하지 않으며 살짝 데친후 이것을 조미료와 향신채가 담긴 냄비에 넣고 약한불로 6시간 동안 푹~! 끓여낸답니다. 그런데 이 방법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에 찌는 방식으로 대신하는거죠 'ㅅ'   

5. 그렇게 쪄낸 삽겹살이랍니다. 기름막이 보일 정도로 기름이 많이 빠졌네요. 기름도 기름이지만, 장시간 쪄냈기에 비곗살의 탄성이 감소하여 돼지고기 자체도 부드럽게 변해있습니다.>_<

6. 기름을 말끔히 걷어낸후, 소스만 팬에 부어서 살짝 졸여줘요 'ㅁ' 그 다음 후추가루로 향을 내 주고 물녹말로 농도를 맞춘후, 참기름으로 향을내면 소스 완성!, 이렇게 만들어진 쪄진 고기를 접시에 담아준후 완성된 소스를 끼얹습니다. 

7. 완성입니다. 'ㅁ' 야채를 볶아서 함께 곁들이면 신선한 맛과 식감이 입안을 즐겁게 해주지요.(고기만 먹는것 보다는 이쪽이 좋지요.), 개인적으로 청경채 추천입니다. 

제대로 만들어진 동파육은 돼지비곗살이 도토리묵처럼 부드럽게 되어서 입안에 넣으면 사르륵~! 녹는답니다. 고기가 두꺼워도 전겨 질기지 않으며, 기름진 삼겹살 요리임에도 불구하고, 기름진 느낌이 들이 않지요! 저 동파육은 식구들이 언제 완성되냐고 닥달하는 통에 1시간밖에 못 쪄냈지만..

 그런데로 맛있더라구요 'ㅅ'

 참고로 동파육에 대한 또다른 에피소드가 있답니다. 소동파의 누명이 벗겨지고, 황주의 지사로 발탁되엇을 무렵 축하연을 위해 동파육을 손님들에게 대접하려고 했지요. 소동파는 황주의 명물인 소흥주(샤오씽 : 찹쌀로 담근 술)을 하인에게내어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것은 돼지고기 요리와 함께 내거라"

 잘못 전해들은 하인은, "이것을 돼지고기 요리에 넣어라"로 잘못 들어서, 소흥주를 넣어서 동파육을 만들어 손님상에 내었는데, 그 맛이 일품이었다고 합니다. 그 때문인지 몇몇 동파육 레시피에는 간간히 소흥주가 보이더라구요 'ㅅ' 소흥주가  들어가면 중국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긴 하지만, 그렇다고 1병에 3만원짜리 소흥주 쓰기에는 좀 그러니 1병에 2000원 가량하는 북경대간이나 이과두주를 쓰는게 좋을듯 합니다. 'ㅁ'

PS......쩝... 자주 해 먹고 싶지만, 1000년전과 달리 지금의 삼겹살은 가격이 비쌀 뿐이고~!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