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이 영국에 있어, 매년 휴가 때나 비즈니스차 영국에 출장 갈 일이 있으면 시간을 내어 꼭 딸과 함께 여행을 하곤합니다. 주변 나라도 가지만, 주로 영국을 돌아다닙니다. 이번에는 영국이라는 나라가 시작하는 곳이자 끝이라고 하는 Lands End를 다녀왔습니다. 우리에게도 땅끝마일이 있듯, 여기도 땅끝마을이 있는 셈이지요. 우리네 땅끝마을은 고요한 뻘밭이 펼쳐진 것과 달리, 이곳은 북해의 거친 파도와 예측하기 힘든 날씨로 고요하지만은 않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끝자락에 서있으면 장엄하고 무시무시한 느낌마저 듭니다. 

Lands End는 Cornwall 주, Penzance라는 지역 근처에 자리잡은 Penwith 반도의 머리에 해당하는 곳으로 우리나라 땅끝마을이 한반도 최남단이라면, 이 곳은 영국의 최서단(westernmost)에 해당합니다. 영국의 최남단(Southernmost)은 여기서 동남쪽으로 몇 마일 가면 있는 Lizard Point란 곳입니다. 이날도 거친 비바람으로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습니다. 우리 딸은 동전 넣고 보는 망원경으로 수평선을 너머 바라보며 "저기는 뭐가 있냐?" 물어봅니다. "광할한 바다가 있고 계속 가면 북미대륙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곳엔 하얀 벽이 특색인 레스토랑이 비바람에도 의연하게 서있는데, "영국의 처음이자 마지막 식당(The first and last restaurant in England)"이라 쓰여 있습니다. 미국에서 졸업식을 commencemment라고 합니다. 졸업은 마지막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의미이지요. 우리도 땅끝마을에다가 '땅시작마을'이라 함께 써 놓으면 어떨지요? 또 하나의 끝은 또 다른 시작을 약속하는 것이니까요.

딸과 난 이 곳을 떠나 Middlesex에 있는 집으로 가기 전, Torbay란 곳에 들렸습니다. Cornwall 옆, Devon 주에 있는 작은 마을인데, 여기엔 아이들이 좋아할 model village가 있습니다.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었는지, 이 곳에 있는 작은 인형들이 밤이면 깨어나 마을을 만들어 놓지않나는 생각이 들 정도 입니다. 마지막 사진은 초가집(Thatched House) 지붕에 불이 붙어, 소방차가 오고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구경하는 장면인데, 지붕에서 연기도 나고 감탄을 금치 못할 지경입니다. 우리 딸은 여러 집들 집안까지 유심히 살펴보며 너무 즐거워 하더군요. 여길 둘러보다보면, 작은 인형들과 함께 이 작은 마을에 며칠 씩 묶고 싶을 정도입니다.

사진 1 Lands End에 가면 딱 볼 수 있는 이정표 입니다. 여기서 뉴욕까지는 3.147 마일이 떨여져 있다네요

사진 2: 거친 파도로 인해 형성된 해안은 장엄하기 까지 합니다

사진 3: 저멀리 보이는 집에는 "영국의 처음이자 마지막 레스토랑"이라는 명칭이 붙어있습니다

사진 4: First and Last Restaurant House in England

사진 5: Lands End에서 집으로 가던 중 Torbay 근처에 있는 Babbacome Model Village에 들렸습니다

사진 6: 집에 불이났네요. 불구경은 전세계가 공통된 관심사인가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