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유럽 여행을 시작한지 20일째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동안 비싼 유럽의 물가덕에 샌드위치와 햄버거로(햄버거도 그닥 싸지 않다. 세트 만원선ㅠㅠ) 끼니를 때워왔는데

체코는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물가가 싼 편이고 특히 고기요리가 저렴하다고 해서

이미 체코에 도착하기 며칠전부터 일행을 꼬셔가며 잔뜩 벼뤄왔던 터였다. 음식다운 음식을 먹어 줄테닷!

 

프라하성도 유명하지만 일단 거긴 야경이 더 유명하대니 밥부터 먹고 가도 늦지 않아! 금강산도 식후경~!

 

여행책자에 소개된 레스토랑중 가장 그럴싸해보이는 곳으로 고고씽 한다.

프라하에는 역사깊은 유명한 음식점이 많지만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바가지를 씌워 마찰이 있는 곳도 많다고 한다.

이 곳은 그런 걱정없이 식사를 할수 있고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다고 해서 당장 방문해보기로 했다.

 

 

여행책자에는 Kolkovna(구 Celnice) 라고 되어 있는데 직접 가보니 간판은 그냥 Celnice로 아직 달려있다.

사진은 식사 후 나오면서 찍은 것인데 입장은 약 6시쯤 했고 식사시간이라 식당 안과 밖이 손님들로 가득차 있었다.  

이런.. 자리가 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에 일단 들어서본다.

 

 

2~4인용 테이블들은 이미 대부분 만석이었고 다행히도 우리가 7명인지라 안쪽에 둥근 원탁테이블로 안내되었다.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이 많이 보였으며 다들 간단한 요리에 맥주를 한잔씩 하는듯했다.

체코가 유럽에서 독일 다음으로 맥주를 많이 마시는 나라라고 하던데 그만큼 유명한 맥주도 많고

프라하 구시가지 곳곳을 지나다보면 독일 못지 않은 멋진 하우스 맥주집들도 골목 골목마다 숨어있다.

 

 

 

우리가 앉은 테이블 주위의 벽면이다. 오래된 신문지와 사진등으로 이국적이게 꾸며져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국적인데 이 곳 입장에서는 토속적인건가??

 

 

테이블마다 기본적으로 세팅되어 있는 연장(?)들이다.

사이다와 맥주는 주문한 것이고 사이다 병이 약간 작다. 가격은 맥주와 비슷~

메뉴판, 나이프와 포크, 후추와 소금 그리고 키친타올같은 것이 구비되어 있는데

아마 폭 립도 이 집 주메뉴중 하나라서 타올을 미리 세팅해둔듯 하다.

 

 

일단 유럽은 기본적으로 물을 주지 않으므로 맥주 한잔 시켜본다.

체코 맥주 필스너 우르켈... 한화로 약 2000원 정도.

귀국하고 나서는 필스너 맥주를 마실 기회가 없었는데 맛은 가볍지않고 약간 씁슬하며 무게감 있었던 듯..

고기랑 먹기엔 적당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고기만 너무 왕창 시키기 그래서 샐러드를 하나 주문했는데 이거 양이 장난이 아니다.

싱싱한 야채와 치킨을 큼직 큼직하게 썰어서 드레싱에 버무려서 먹음직스럽게 듬뿍 줬다.

이거 샐러드만 봐도 배가 부르구만...

 

 

큼지막한 폭 립이 먼저 나왔다. 두툼한 립이 3개가 포개져서 나왔다.  

소스를 발라 구운 큼지막한 폭립과 구운 마늘빵 그리고 양상치와 샐러드, 여러가지 소스가 함께 서브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먹을 수 있는 립보다 약간 크기가 크고 두툼하며 발라 구운 소스와 그릴향이 아주 좋았다.

 

 

체코의 전통음식 콜레뇨

돼지 정강잇살을 흑맥주에 넣어 구운 요리로 콜라겐의 쫀득 쫀득한 질감과 맛이 일품이다.

큼지막한 도마접시위에 꼬챙이에 꽂혀진 채로 겨자를 비롯한 소스와 야채가 함께 서브된다.

왜 저런 모양으로 서브 되는지는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꽂아 구운 모양대로 내준게 아닐까 싶기도...

정강잇살이 흑맥주로 인하여 누린내나 잡내없이 깔끔하며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한 것이 너무 맛있었다.

해가 지고 있는터라 석양빛에 조명이 완전 꽝이다.

 

 

내 접시에 폭립과 콜레뇨, 샐러드를 할당량만큼 덜어왔다.

이렇게 한 두어 접시씩은 먹고도 립이 남아서 싸왔다는..

어린 친구들은 폭립이 더 맛있었다고 하고 나랑 내또래 친구는 콜레뇨가 더 맛있었다.

 

독일에서 학센은 비록 먹지 못했지만 체코에서의 콜레뇨가 기대이상이어서 너무나도 만족스러웠다.

 

남자 1명 포함된 7명이 콜레뇨 2개, 립2개.., 샐러드 하나, 맥주 한잔씩을 마시고

일인당 한화 약 18000원정도 지불했으니 물가비싼 유럽에서 아주 완소한 가게가 아닐 수 없었다.

 

체코에 가게 되면 꼭 방문해보시길 바라는 완전 강추하는 레스토랑이다.

콜레뇨... 또 먹고 싶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