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혜마미
오래 전 ‘타이타닉’ 영화에서 본 선상에서의 파티를 기억한다.
호화로운 의상과 귀족적 감흥에 괜스리 대리만족에 젖었었다.
출렁이는 물결을 이고, 그 위에 맛있는 음식과 흥겨운 음악, 그리고 멋스런 춤이 있는 곳.
바다 위의 여행은 참으로 낭만 그 자체다.
유럽에도 바다 위를 멋진 배에 의지한 채 여행을 즐기는 호화문화가 있다. 타이타닉호에 버금갈 정도인지는 가늠할 순 없지만, 물 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물론 타이타닉호처럼 호화스럽진 않아도 베를린 시내를 관통하는 유람선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기다리곤 한다. 보통 7-8월 사이에는 선상에서의 파티가 종종 열린다.
얼마 전에 독일에서 방송국 리포터로 일하는 지인의 방송경력 20주년을 기념한 선상파티가 있어서 가본 적 있다. 호수를 가로지르며 배 위에서 파티를 열며 자신의 일을 자축하는 의미로 많은 지인들을 초대했다.
배를 타면서 7시에 열려 밤 11시 정도에 끝난 이날 파티에는 음악과 음식이 어우러져 즐거운 분위기를 만든다.
전통 독일음식인 소시지와 자우어크라푸트는 물론이고 갖가지 눈과 입을 유혹하는 음식이 손님들을 맞이한다.
물론 10시가 넘어서면서 밤잠 많은 나는 졸음이 오긴 했지만, 누군가 우스갯 소리로 집에 가려면 헤엄쳐서 가라는 말에 웃다가 정신이 들었다.
70년대 올드팝송이 흘러나오고, 50-60대 나이 지긋한 이들은 눈을 감고 팝송을 부르며 지나온 세월을 반추하며 감상에 젖는다. 우리네 60년대 통기타 세대들처럼 그들의 과거도 한때 미국문화에 영향을 받아 올드팝송에 젖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함께 춤을 추며 즐거운 저녁을 만끽하는 곳.
선상에서의 파티는 딱딱한 육지의 삶과는 달리 특별한 액센트를 선사한다.
그것은 아마도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고민들을 죄다 지나가는 물결과 바람에 얹어 날릴 수 있어서가 아닐지.
선상파티의 밤은 무르익고 우리의 인생도 흐른다.
* 저녁 7시여도 밝다. 배 갑판에서 찍은 전경
* 아래층 선실로 들어가보니 멋거리가 즐비하다. 요 앞에 동글동글한 것이 우리식 동그랑땡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 정겹게 담소를 나누며 먹고 있는 사람들
* 좁은 선실에 이렇게 뷔페식으로 차려놓으니 뜨거운 열기 때문에 후끈거린다.
* 먹거리가 풍성하다. 감자도 보이넹~
* 드디어 행동개시~
* 얼릉 먹어야지...
* 밤이 무르익었다. 밖으로는 다른 유람선이 파티에 열중인 것 같다.
* 유람선 안에는 이렇게 옛날 사진이 즐비하다~~
* 이번 파티의 주인공... 뒷통수만 찍혔네. 자신의 20년 방송경력을 파노라마식으로 영상을 만들어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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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