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뜰을 찾아 굳이 교외로 향할 것까지 없다. 도심 속 틈새에도 정원에 식탁을 마련한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들이 있으니까. 어깨에 내리쬐는 햇살과 함께하는 여유. 주변이 아무리 콘크리트 빌딩으로 가득 차 있다 하더라도, 다섯 곳의 정원에서는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겨울 내내 잠자고 있던 나뭇가지에 새순이 돋아나고, 나무를 정리하는 정원사의 손놀림이 한창 바쁜 이곳. 북악산 기슭에 자리한 한스 갤러리의 카페 ‘좁은문’은 도심에서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갤러리로 들어가는 길은 이름 그대로 참 좁다. 좁은 입구를 지나 막상 카페 안으로 들어서면, 알록달록한 원색 테이블과 의자들이 환하게 맞아준다. 의자에 앉아 통유리창 너머로 밖을 내다보고 있노라면, 아름드리 소나무(성북구의 아름다운 나무로 뽑힌 100년 된 노송)의 기풍과 함께 앞마당의 널찍한 여유가 절로 느껴진다.

카페의 갑갑함이 싫다면, 마당으로 나가 야외 테이블에서 차를 마셔보길. 은은한 소나무 향과 함께 야외 조각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 마실 수 있는 커피 이외에 체스넛 라테, 마카다미아 라테, 허니 라테 등 향이 특이한 라테를 마셔보길 권한다. 거품으로 보기 좋게 모양을 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좁은문 건너편에는 ‘열린문’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 있는데, 이것 역시 한스 갤러리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오픈한 지 1년이 채 안 됐다. 테라스가 접이문으로 되어 있어 한쪽 벽면이 모두 열리고, 젠 스타일로 홀 전체가 넓게 펼쳐져 카페 좁은문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스테이크, 피자, 스파게티 등 이탈리아 퓨전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날씨가 좀 더 따뜻해지면 앞마당에서 ‘가든 파티’도 계획 중이란다.

문의｜941-1141｜Opening Hours｜11:00~23:00

편안한 공간이자,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공간이 되길 바라는 의미에서 오픈했다는 ‘카페 디 키미’는 ‘갤러리 키미 아트’ 2층에 위치한 아담한 카페다. 평창동 완만한 언덕 위에 자리한 이곳은 가정집을 개조한 흔적이 남아 있으면서도 효과적인 공간 분할로 작품과 공간이 보기 좋게 어우러진다.

카페 디 키미는 핸드드립으로 뽑아내는 커피 향뿐만 아니라, 북한산 자락이 훤히 내다보이는 뛰어난 전망을 자랑한다. 또 갤러리의 연장으로 카페의 벽면에도 전시 중인 작가들의 작품이 걸려 있어, 작품을 감상하며 이야기를 나누기에 더없이 좋다.

공기도 제법 좋고, 전망도 훌륭하기에 베란다에서 수다를 떠는 것도 나쁘지 않다. 토스트와 소시지, 샐러드, 수제 요구르트 등으로 구성된 런치 세트 메뉴를 베란다에서 즐기면, 마치 피크닉을 나온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 가끔 갤러리에 들러 작품을 감상하고픈 마음이 들 때면, 전망이 멋진 카페 디 키미를 꼭 떠올려보길.

문의 | 394-6411 | Opening Hours | 10:00~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