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 얌차로 점심을 먹고 우리는 짐을 싸들고 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공항으로 온 이유는 우리의 두 번째 목적지인 아들레이드로 떠나기 위해서였지요
아들레이드는 시드니에서 서쪽으로 2시간 가량 비행기를 타면 나오는 작지 않지만
작아보이는 그런 동네입니다.
작지 않지만 작아보인다는 이야기는 제가 느낀 그대로인데 정말 땅덩어리는
넓은데 도시가 그 큰 땅에 빼곡히 들어서 있는 것이 아니라
듬성듬성 들어가 있기 때문에 작아보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말 넓은 땅에 적은 사람들.... 당연히 소음은 서울의 10분의 1수준이고
차는 막히는 경우가 없으며 지나가는 사람끼리 부딫히는 경우도 거의 없었습니다.
퀀타 항공을 타고 사과 하나를 기내식으로 씹어 먹으며 도착한 아들레이드에서
버스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였습니다.
숙소로 이동하는 동안 본 아들레이드의 느낌은 정말 한가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엄밀히 이야기 하면 호주 전역의 느낌이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우리가 아들레이드에 도착했을 때 시간이 6시였는데 벌써부터 도시에는
차와 사람들이 거의 없고 가게들은 불이 켜져 있지만 손님들은 매우 적은 그런 상태였습니다.
기대와는 다르게 너무나도 조용한 도시에 감탄을 하고 있을 때 쯤
우리는 우리의 숙소인 부띠끄 호텔 '마제스티'에 도착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찍어본 호텔의 풍경입니다.>
호텔은 매우 조용한 5층짜리 작은 건물이었습니다.
식당이라곤 로비 옆에 붙어있는 20평 정도 되는 작은 곳이었고 한 곳에서 바와
아침식사, 레스토랑, 룸서비스를 모두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호텔이 작다고 과연 서비스조차 작을까요?
아니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숙박해본 부띠끄 호텔의 서비스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특급호텔의 투숙과 전혀 다를바 없는 객실 서비스는 물론이거니와 새벽 오밤중에도 신경을 써주신 로비의 서비스는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호텔에 짐을 두고 다시 버스를 탄 우리는 우리의 레스토랑 목적지인 '레가타'로 출발했습니다.
숙소에서 멀지 않았던 하야트 호텔 옆쪽에 있는 아들레이드 컨벤션 센터가
바로 레스토랑 '레가타'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호주의 저녁 풍경이 비슷하듯 매우 조용하고 사람이 없어서 컨벤션 센터를 들어가면 서도
매우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규모는 코엑스몰보다 조금 더 큰 규모였으나 언제나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코엑스몰의 느낌과 사람이 거의 아무도 없었던 것 같았던 느낌의 아들레이드
컨벤션 센터는 매우 색달랐습니다.
지하에 위치한 레스토랑 '레가타'는 2007년 호주에서 가장 모던한 레스토랑으로 뽑혔던 곳이라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들렸던 레스토랑과 비슷하게 레스토랑은 매우 모던한 디자인에 호주 원주민을 연상시키는 모습의 마크가 입구에서부터 있었습니다.
컨벤션 센터에서 직접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라서 그런지 레스토랑의 규모는 매우 컸습니다.
대략 코엑스몰 푸드코트만한 크기의 레스토랑은 규모면에서 매우 컸으나 테이블간
거리가 멀어서 여유로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주방 바로 앞에 따로 셋팅이 된 자리에 앉은 우리는 잠시동안 레스토랑 매니져와
이야기를 나눈 후 와인을 한잔 하고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우리는 호주 전체 맛기행 가운데 인생 최고의 서비스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전체 웨이터를 총괄하는 대장 웨이터였는데 그가 보여준 서비스는 서비스를 위한
서비스가 아닌 정말 사람을 위한 진심어린 서비스로 서비스를 하는 자
신의 일을 즐기는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배려와 흥겨움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감동의 서비스였습니다.)
1. 향신료믹스, 올리브 오일, 버터
빵과 함께 나온 양념들입니다.
향신료 믹스는 이전에 SUMMIT에서 먹었던 것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그때보다는 조금 더 향이 약하고 씹는 느낌이 더 좋았습니다.
올리브 오일과 버터는 평범한 맛으로 그렇게 뛰어난 맛은 아니었으나
서브되는 온도는 매우 적당했습니다.
2. 사우어 브래드
작은 바게트 모양으로 나온 사우어 브래드로 역시 놀라운 맛은 아니었으나
딱 기본에 충실한 맛이었습니다.
3. 버섯 커스터드, 가리비 구이와 완두콩 소스
Pan seared scallops served with mushroom custard, pea sauce and vanilla oil
엉트레로 나온 요리로 초반부터 매우 느낌이 좋았습니다.
맨 바닥에는 완두콩을 이용한 된 소스로 완두콩의 향이 튀지 않으면서 은은하게
전달되는 느낌이 매우 좋았습니다.
특히나 소스 바닥에는 바닐라를 우린 오일(바닐라 엑기스 아님)을 뿌렸는데
바닐라 오일과 완두콩의 향의 조화가 매우 훌륭하여 먹는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 위에는 딱 적당하게 구워진 가리비가 올려져 있었는데 가리비는 미디엄으로
부드럽게 잘 익으면서 온도도 적당하여 맛이 좋았습니다.
꼭데기에는 버섯으로 만든 커스터드로 계란에 갈은 버섯을 섞어서 찐 것으로
전체적인 맛의 조화를 잘 조절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4. 어린잎 샐러드
메인 요리와 함께 나오는 샐러드로 토마토와 어린잎만 사용한 간단한 구성이었지만
부담되지 않는 깔끔한 맛으로 샐러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주었습니다.
5. 버섯 크림 조림
버섯 크림 조림이라고 하니깐 조금 표현이 어울리지 않지만 역시 메인과 함께 나오는
야채로 양송이 버섯을 크림을 이용하여 조린 것으로
호주 음식의 특징 답게 별다른 복잡한 맛이 들어간 것은 아니었지만 기본적인
양송이의 감칠맛과 생크림의 부드러운 맛이
상당히 조화가 잘 되어 메인 요리를 먹는 내내 아주 인기가 좋았던 사이드였습니다.
하지만 양이 조금 적어 아쉬웠던 요리로 한사람당 저렇게 한그릇 씩 주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욕심이지요)
6. 양갈비와 튀긴 계란, 새우, 라비올리, 감자팬케익 그리고 꼬냑소스
Lamb cutlet with potato and prawn tian, poached egg and cognac jus
메인 요리로 나온 양갈비였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릇 셋팅인 주재료와 부재료가 나뉘어진 모습으로 나온 요리로
양갈비의 구워진 상태가 너무나도 훌륭하여 먹는 내내 너무 만족스러웠던 요리였습니다.
양갈비를 받치고 있는 것은 튀긴 계란 반숙으로 계란의 전체적인 익힘이
매우 부드러우며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절묘한 상태였습니다.
감자 팬케익은 으깬 감자 위에 얇게 썬 감자를 비늘처럼 올려 구운 것으로
메인요리의 단골 손님인 감자요리로서 나쁘지 않았습니다.
튀겨진 새우는 왕새우로 일본 덴뿌라식으로 튀겨져서 있었는데 맛은 있었지만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느껴졌습니다.
튀긴 새우 밑에 있는 라비올리는 양고기 콩피(기름에 담궈 천천히 익히는 방법)
를 속에 넣어 만든 라비올리로
양고기 콩피의 맛이 매우 풍부하게 느껴지면서 피의 쫄깃함이 잘 어울렸습니다.
7. 초콜릿 블랙 러시안 타르트와 라즈베리 소스
Chocolate black Russian tart with raspberry sauce
디저트로 나온 무스케이크로 상당히 높은 엔젤헤어 설탕 가니쉬가 인상깊었습니다.
접시의 바닥에 라즈베리 소스가 과하지 않게 발라져 있고 그 위에 타르트 베이스가 올라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타르트 위에 초코 무스가 올라가 있고 칵테일 블랙 러시안을 뿌려 빈공간을 채웠습니다.
그 위에는 아이스크림이 올라가 있고 아이스크림 위에 설탕 가니쉬가 있습니다.
전체적인 맛은 상당히 조화롭게 잘 어울렸으며 특히나 무스 케익에 블랙 러시안 칵테일을 직접 뿌려
맛의 조화를 이룬 부분이 상당히 인상깊었습니다.
레가타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는 전체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음식의 맛은 매우 놀랄정도로 뛰어나진 않았으나 중간 이상의 맛을 보여주었고 오랜만에 본 멋들어진 셋팅은 보는 눈까지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특히나 이날의 식사를 가장 완벽하게 만들어 주었던 것은 앞서 말씀드렸던 웨이터의 서비스로 그의 서비스는 가식적인 것이 아닌 일을 즐기는 사람의 서비스로 손님과의 교감이 최고조에 달한 최고의 즐거움이었습니다.
서빙하는 내내 흥겨움에 스텝은 가벼웠고 서빙을 하는 내내 자신이 설명하는 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흥겨움 그 모든 것들을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컨벤션 센터의 초대형 주방을 한번 구경한 후 우리의 식사를 총괄해주었던 웨이터와 주방장과 함께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눈 후 레스토랑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레스토랑에서 숙소로 돌아온 후 아무도 없는 아들레이드의 미드나잇을 즐기며 돌아다니다가 컨벤션 센터의 전경을 찍어봤습니다.
호주의 음식에서 정말 단순하지만 실용적인 음식 셋팅과 조리법에 한번 놀라고
저녁만 되면 거리에 사람들이 돌아다니지 않는 모습에 두번 놀랐습니다.
풍요로운 자연으로 인해 넓은 녹지와 공원이 많고 야경 또한 훌륭합니다. 게다가 사람까지 없으나 조용한 밤을 좋아하는 저같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최고의 나라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한가지가 문제라면 너무 아무도 없어서 무슨일이 일어나도 도움을 얻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이지요...
2시간동안 사람과 차가 지나간 것을 못봤을 정도니깐요
다음에 올릴 글은 아들레이드 독일마을의 'HAHNDORF INN' 에서 먹은 소세지와 학센을 중심으로 풀어내는 아들레이드 여행기입니다.
나쵸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