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코스트에서 얌차로 점심을 먹고 관광을 하다가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스테이크로 매우 유명한 레스토랑 '킹슬리'입니다.

 

킹슬리는 시드니, 맬버른, 캔버라, 브리즈번에 있는데요, 저희는 시드니점으로 갔습니다.

 

시드니점 주소 : Restaurant 10/6, Cowper Wharf Rd, Woolloomooloo

www.kingsleys.com.au

 

킹슬리 시드니점은 울루물루만을 바라보고 있는 긴 레스토랑건물의 중간정도에 위치해서 멋진 항구 경치를 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갈때는 시드니에 비가 많이 내린지라 경치도 제대로 못보고 식사만 하고 왔네요...

하지만 비내리는 울루물루만도 나름대로 볼만했습니다.

 

식당 입구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듯한 소 그림이 있습니다.

 

저 소 그림은 레스토랑 전체에 페러디되어 액자로 걸려 있는데 매우 재밌습니다.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무겁지 않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호주 축산공사 펜슬박스 요리 경연대회 수상자들. 저는 대상~>

 

저희가 예약을 해둔 룸입니다.

룸의 크기가 매우 크고 독립적인 와인 셀러가 붙어있습니다. 룸의 한면은 통유리로 울루물루만을 볼 수 있게 되어있고

나머지 벽에는 모두 소 패러디 그림이 있습니다.

 

테이블이 정사각형인 점이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사진상으로 보이는 것 보다 훨씬 넓기 때문에 테이블에서 마주본 상대는 대화하기 어색할 정도로 큽니다.

 

저희를 위해 준비된 개인 메뉴판입니다.

 

미리 예약을 하고 간 상태라 메뉴판에서 다양한 음식을 고를 수는 없었고 간단하게 에피타이저와 메인정도를 고를 수 있었습니다.

 

메뉴판에 잘 안보이겠지만 메인메뉴에는 사용되는 고기의 무게와 사육정도,

무엇을 먹였는지, 어디서 자랐는지등이 표시되어있습니다.

 

1. 사우어 브레드

Sourdough cobb

 

식사전 간단하게 나오는 빵입니다.

손님이 직접 썰어서 먹게 되어있는데 아웃백을 가보신 분이라면 익숙한 도마와 칼일겁니다.

빵은 매우 고소하고 부드러우며 곡물 자체에서 나오는 단맛이 매우 향기로웠습니다.

버터는 그렇게 뛰어난 맛은 아니었으나 고소함이 일반 버터에 비해서 더 강했습니다.

 

 

2. 프렌치 어니언 수프

French onion soup

 

제가 먹은 양파스프입니다.

제가 이 스프를 먹어본 이유는 양파스프는 재료가 간단하여 맛내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 스프가 맛있는 집은 음식이 맛있다는 소리지요^^

 

치즈 바게트는 보통 스프에 넣어서 서빙되나 이곳은 따로 서빙되었습니다.

이런 방식이 손님에게 더욱 신뢰를 주고 선택권을 넓혀주기 때문에 좋은 방법입니다.

(눅눅한 빵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싫어하는 사람도 있으니깐요)

 

스프 볼의 크기는 어지간한 국그릇 정도의 크기로 매우 푸짐했습니다.

양파의 볶아진 정도나 국물의 진함 모두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양파가 좀 많이 들어간 것을 좋아하나 아쉽게도 양파가 제 취향대로 많진 않았습니다.

 

3. 와규 브레사올라 카르파치오

Carpaccio of wagyu bresaola with grana padano & resemary grissini

 

지방이 무진장 박혀있는 와규로 만든 카르파치오입니다.

카르파치오는 쉽게 얘기해서 육회라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서 '브레사올라'란 양념을 뿌린 생고기를 공기중에 2~3달간 말린것을 말합니다.

쉽게 생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카르파치오 위에는 치커리와 그라나 파다노 치즈 그리고 얇은 로즈마리 그리시니가 있습니다.

 

역시 보기와는 다르게 호주 음식의 특징상 매우 짠맛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짜다고 맛이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매우 괜찮았습니다.

 

4. 등심 스테이크와 그레이비

300g mid rib-eye

 

정말 깔끔합니다.

제가 태어나서 먹어본 음식중에 가장 심플한 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근데 정말 실로 호주는 장식이 없습니다. 너무 깔끔합니다.

주 재료에 대한 자부심 혹은 실용주의인데 약간의 장식이 있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소스는 구우면서 나온 육즙으로 만든 그레이비로 맛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고기의 맛을 헤치지 않았습니다.

 

고기는 미디엄 레어로 주문했는데 매우 완벽하게 구워져서 나왔습니다.

 

-다른 스테이크들은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테이블이 매우 멀어 식사중 일어나서

사진을 찍기가 좀 그렇더군요

 

4-1. 껍질콩 볶음

Sautéed green bean

 

메인 접시에 고기밖에 없는 대신 이렇게 각자 덜어먹으라고 껍질콩 볶음이 나왔습니다.

간단하게 버터와 마늘 그리고 양파와 함께 볶은 것인데 익혀진 것 하며 씹었을 때

아삭한 식감까지 매우 완벽했습니다.

 

4-2. 감자튀김

Fried potato

 

이거 대박입니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감자튀김이지만 정말 표현하기 어려운 놀라운 맛이었습니다.

당연히 감자를 잘라서 직접 튀긴 것인데 뿌려진 소금의 맛인지 아니면 감자 자체의 맛인지

묘한 단맛과 고소함 감칠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그런 감자튀김이었습니다.

 

5. 소르베

Glace sorbet

 

역시 이번에도 디저트를 모조리 시켰습니다.

 

스텐레스 칵테일 글라스에 나온 소르베입니다.

라즈베리와 레몬 소르베였는데 정말 머리에 번개가 칠 정도로 신맛이었습니다.

눈이 번쩍 뜨이더군요...

 

근데 화끈한 신맛이 가시고 나니 부드러운 단맛이 엄습해왔습니다.

마치 매운맛에 끌리듯 강렬한 신맛에 모두 반해서 가장 먼저 바닥난 디저트입니다.

 

차가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스텐레스 글라스를 사용한건지 모르겠으나

 차가운 그릇만큼이나 강렬했던 신맛을 보여주기에는 최고의 선택이었던것 같습니다.

 

6. 벨기에 초콜릿 무스

Dark belgian chocolate mousse with passionfruit and respberries

 

매우 달콤한 초코릿 무스입니다.

무스라고 하면 보통 케익의 형태를 많이 생각하실텐데요

원래 '무스'라는 개념은 형태를 이야기 하는 것이기 때문에 케익의 모습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무스는 마치 캬라멜처럼 살짝 뻑뻑하였으나 그만큼의 초콜릿이 들어가서

그런지 쌉쌀한 달콤함이 매우 매력적이었습니다.

 

소스로는 패션푸르츠가 사용되었는데 소스로서의 의미는 작았습니다.

7. 사과와 루바브 그리고 마카다미아가 들어간 크럼블

Apple-rhubarb & macadamia nut crumble

 

스페셜 디저트라고 했던 크럼블입니다.

 

크럼블을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모르겠으나 크럼블은 사진에서 위에 보이는

과자부스러기 같은것을 이야기 합니다.

저 크럼블 아래에는 사과와 루바브 마카다미아가 섞인 크럼블이 있는데 약간

쫀득하면서 바삭한 것이 일품이었습니다.

 

옆에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인데 혼자 먹으면 평범하나 크럼블과 같이 먹으면

놀라운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8. 대추 푸딩

Toffee date pudding with caramel sauce & vanilla bean ice cream

 

대추 푸딩 역시 매우 달콤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대추가 아니라 중동지방에서 나오는 대추야자를 사용한 것 같습니다.

설탕절임 대추야자를 사용해서 그런지 향이 매우 진하였습니다.

 

 

9. 크림 브륄레

Creme brulee with three berry compote & almond biscotti

 

유명한 디저트인 크림 브륄레입니다.

크림브륄레란 계란 푸딩처럼 만든 크림 위에 설탕을 뿌리고 토치로 녹인 것 입니다.

 

크림브륄레는 딱 적당하게 조리되어 나쁘지 않았습니다.

같이 나온 세가지 베리 콤포트는 라즈베리, 블루베리, 블랙베리가 섞인 것으로

크림브륄레와의 궁합은 평범했습니다.  

 

10. 파블로바

Strawberry & rhubarb pavlova roll

 

호주의 대표적인 디저트 파블로바입니다.

예전에 행사를 했을때 파블로바를 디저트로 하려고 고생했던 적이 생각나네요..

 

파블로바란 계란 흰자와 설탕으로 머랭을 만들어 산을 첨가한 뒤 오븐에서

은근히 말리는 디저트입니다.

쫄깃하지만 입에 넣으면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단맛이 인상적입니다.

 

파블로바를 롤의 형태로 말아서 만든 디저트입니다.

소스는 루바브소스가 사용되었는데 매우 잘 어울렸습니다.

 

 

 

이렇게 킹슬리에서의 저녁식사가 끝이 났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비가 안내려 촉촉하게 젖은 시드니의 야경을 보면서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킹슬리에서 식사를 하면서 느낀 점은 캐주얼한 느낌과 고급스런 느낌이

 절묘하게 조화되었다는 겁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느낌에서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양한 음식을 많이 먹어보진 않았지만 대충

'호주음식'에 대한 감이 오기 시작합니다.

사실 호주 음식이라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워낙에 이민자가 많은 나라라

호주 자체의 전통 요리를 별로 없죠

하지만 요리를 담아내는 특징이나 맛에서 그 특징을 잡아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더운나라의 특징인 짠맛과, 실용주위의 심플한 플레이트

풍부한 농산물을 바탕으로 하는 간결한 맛내기.

 

인상깊습니다.

 

 

다음날 점심에 간 레스토랑은 어느 얌차집입니다.-_-

이름이 절대 생각이 안나는군요... 아무튼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애들레이드로 떠났습니다.

 

다음에 소개해드릴 레스토랑은 그날 저녁에 갔던 레스토랑으로 2007년 호주에서 가장 모던한 레스토랑으로 뽑힌 곳입니다.

애들레이드 컨벤션 센터에 있는 레스토랑 '레가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