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유명한'이란 대목에서 약간 논란의 여지가 있을수 있겠다.
그냥 모르는 분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한 낚기성 문구일 뿐,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겠다는.

하지만 외국인들에게도 제법 알려져 있는데다가
평균 이상의 고기맛을 보장하고
코리아 타운 고기집 중 가장 깔끔한 인테리어를 한 집이라는 점에서
위같은 타이틀이 아주 무색하다고도 볼 순 없는데...

미국의 Father's Day(매년 6월 세째주 일요일)인 2008년 6월 15일의 방문기.
주소는 3330 W Olympic Blvd. LA CA 90019.
올림픽과 웨스턴 만나는 길 Bank of America 뒤쪽에 있다.
무조건 발레파킹만 가능. 발레파킹비 아낀다고 BoA주차장에 세우면 토잉 되니 조심!
담쟁이로 벽을 예쁘게 덮어놔서 처음 오는 사람도 찾기가 쉽다.

주차장에서 식당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세워놓은 미니분수 내지는 연못.
한국,중국,일본 스타일 구별 못하고 뭐든지 오리엔탈로 싸잡아 이해하는
서양애들한텐 뭐래도 상관없는 멋진 조각상이 되겠다.

한국으로 치면 어버이날이나 마찬가지이니
이날은 유독 어르신을 모시고 나온 가족 모임이 많았다.
좌석은 반야외semi-outside(이런말이 있던가?)와 실내로 나뉘는데
왼쪽에 보이는 곳이 천정만 있고 벽은 없는 반야외 좌석.
이런 시스템은 고기 구울때 통풍이 잘되니 좋은 것 같다.

워낙 번잡한 날 방문하여 번호표를 받고 한참을 기다리다 자리를 잡았다.
마침 U.S Open(골프)마지막날 경기를 생중계 해주고 있어 대기중에 재미있게 봤는데
대단한 놈 타이거우즈가 18번홀 버디를 성공시켜 극적으로 연장전에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는!
그런 퍼팅을 넣는 것은 실력이 아니라 정신력!
아, 위 메뉴사진은 클릭하면 확대...

언젠가도 언급했었지만
미국에 있는 한국고기집은 기본으로 상추쌈이 안 나오고
샐러드스러운 상추무침만 준다.
상추에 고기,마늘 팍팍 넣어 싸 먹으려면 추가로 돈을 내고 주문해야 한다는!
위 사진은 기본으로 주는 상추무침과 찍음장.

밑반찬 깔리고...
대체로 준수한 편인데
개인적으론 왼쪽 사진의 두툼한 오뎅볶음이 젤 맛나더라는.
폭신하고 간간하게 잘 볶는 비결이 있는 듯 싶다.

양념갈비 2인분과 차돌박이 1인분의 모습.
찍사가 먹는데 정신이 팔려 감자샐러드를 씹고 있는 사이에 고기들이 도착.
허겁지겁 카메라를 찾아 조준(?)을 하려니 벌써 차돌박이의 반이 불판에 올라앉았다.

아, 고기가 3인분인 이유는 이날 우리식구 외에 다른 사람이 한명 더 있었기 때문.
원래 미국선 우리 세식구가 고기집 가면 2인분으로 뒤집어 쓴다.

 
차돌전용불판에서 아그들이 익어가는 모습.
빨리 익으니 얼른 뒤집어야 하고,얇으니 고기가 타기 전에 냉큼 집어다 먹어야 한다.
속전속결!

애피타이져로(?) 차돌박이는 간단히 끝내주고
본격적으로 갈비구이에 돌입.
조금씩 보이는 마블링 상태를 감안해보면 고기의 상태도 나쁘진 않은 듯.

음식 블로그 하면서 제일 쑥스러울 때가 이런 설정샷 찍는 것.
찍사의 고충을 알아달라는 응석...^ ^
여러가지 버젼으로 갈비구이 먹는 모습과
버섯구이의 자태.
어떤 외국인이 한국 사람이랑 고기 먹으러 갔다가
저 버섯에서 나온 물을 홀랑 뒤집어 버려
한국 친구한테 혼이 나 절교를 했더라는 믿거나 말거나 한 풍문도...
버섯 몸에서 나온 물이니 건강에 좋긴 하겠더라만.

고기를 먹으면 이 된장찌개를 먹어줘야 칼칼하니 입가심이 된다.
구수하면서 매콤하니 잘 끓여낸 된장찌개.

된장찌개의 유혹을 굳건히 뿌리쳐서 값지게(?) 얻은 회냉면의 모습.
원래 고기를 먹으면 이집선 또아리 냉면이라고 약간 저렴한 버젼의 물냉면을 먹을 수 있는데
이집 회냉면이 괜찮아 이날은 따로 시켜봤다.
아무리 맛있어도 오장동 냉면은 못따라가지만...

사진에 글씨 직접 쓰는게 나름 호응이 좋았던 것 같아
(단 한사람의 호응이었지만...) 오늘 또 시도.
회냉면은 잘라달라고 했는데도 어설프게 가위질을 했는지
비빌때 엉키기만 하는 것이 먹기가 좀 힘들었다.
이 홍어회는 흑산도산은 아닐테고, 아르헨티나산이 아닐까 싶은데 맛은 나쁘지 않다.
내 입맛에 미국서 먹어본 회냉면 중에는 조선갈비서 먹은게 제일 낫더라는.
육수도 나쁘진 않고...
후식으로 나오는 식혜는 약간 심심한 듯 하기도 하고
배가 부르기도 하고 해서 맛만 보고는 남겼다.

사람마다 입맛은 다르니 반드시
고기를 먹을때 무조건 조선갈비로 가라고 추천할순 없지만
그닥 산뜻하지 못한 LA코리아 타운의 분위기에서
나름 두각을 나타내는 고기집임에는 틀림이 없다.
따라서 혹 외국손님을 한국음식으로 제대로 대접해야 하는 경우엔
망설일 것 없이 조선갈비쯤 가주면 후회는 없는 선택이 될 듯.
평일 점심시간의 세트메뉴도 괜찮으니 시도해 보시길.
친절하게 써빙보는 직원들의 <개량한복+보디가드 이어폰>의 독특한 조합은 보너스 감상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