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화
설레임
언제나 일상에서의 떠남은 치치고 힘겨운 시간들을 평온하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직 가보지
못한 미지의 공간으로 떠남을 준비하고 기대하는 것은 아닐까?
나 역시 그런 부류의 한 사람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게으름으로 인해 매번 여행기회가 주어져도 멈칫거리고 주저하게 된다.
그 주저함과 머뭇거림으로 인해 늘 먼 거리에 떠남은 내게서 외면되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몇 번의 여행기회가 있었지만 매번 다음 기회에 가보자라는 생각에 내내 미루기만 하다가 이번
여행은 어렵게 결정을 하게 되었다.
여행을 떠날 때마다 항상 남편과 아이를 동반한 여행을 했기때문에 여행사를 통해서 여행하는것이 조금은 낯설고
두려웠다고 해야할까?
사실, 처음엔 지방에서 서울까지 가야하는 수고스러움을 감수해야만 했고, 남편은 바쁘다는 이유로 이번 여행을
함께 갈 수 없었기에 포기할까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섬으로 시작해서 섬으로 끝나는 이 곳,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우는 통영과 도시 전체의 논개의 혼이 깃든 진주,
솟아오른 해안의 절벽과 푸른 바다의 아름다운 풍광들을 그대로 지나치기에 거부할 수 없는 무엇가가 있었다.
남편이 함께 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처음으로 여덟살 우리 아이와 함께 떠나는 두 모자의 여행길이라
특별한 떠남의 시간이였다.
나이 어린 아들과 함께 떠나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였지만 두려움 보다는 설렘이 컸던 1박 2일의 떠남의 시간,
다행히 어린 아들이 여행내내 보채지 않고 씩씩하게 엄마를 따라주어서 여행길을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새벽 5시 10분쯤 서울로 출발, 너무 서두른 탓인지 30십여분 일찍 도착했다.
스물아홉명의 낯선 이들의 눈빛을 느끼며 서먹한 분위기로 내내 한참을 달려 온 진주성,
진주성과 임진왜란 이야기
[진주성 입구]
진주성은 진주 시내를 가로지르는 남강변에 위치해 있고 고려시대 말 왜구 방비의 기지였으며
임진왜란때에는 진주목사 김시민이 왜군을 대파하여 임진왜란3대첩주의 하나인 진주성 대첩을 이룬
곳이라 한다. 언젠가 김진애'우리 도시 예찬'이란 시를 읽은 적이 있었다. 진주성의 성벽과 절벽이
강을 따라 펼쳐지고 짙푸른 남강과 진주성의 녹음을 숨 막히도록 인상적인 풍광으로 예찬했던
시인의 시 귓절이 떠올려 졌다.
그 기억때문일까? 진주성은 내게 남다른 느낌으로 다가선 곳이였다.
진주성은 임진왜란 당시 두번에 걸친 큰 전투가 있었던 곳이고, 성내에 촉석루와 국립진주박물관등의
볼거리가 다양하고 또 성안을 단정하게 잘 꾸며놓은 공원인 것 같았다.
[김시민장군동상]
[영남 포정사 문루-경남 진주시 남성동. 경남문화재자료 제3호. 망미루라 불리우며 경남 관찰사영의
정문이었으며 그뒤 도청의 정문이기도 했다.]
아래로 계단을 타고 내려오니 국립진주 역사박물관이 위치하고 있었다.
[국립진주 역사박물관]
기존의 가야문화위주의 박물관에서 임진왜란전문 역사박물관이라고 하는데 들어가보지는 못하고 잠시 문턱에서
구경만 하는 아쉬움을 남기고 촉석루, 논개사당과 남강을 둘러 보기로 했다.
[국립진주박물관 포스터 앞]
[촉석루로 향하는 길] [의암]
촉석루는 진주성 안에 있는 누대로 밀양의 영남루와 함께 영남지방을 대표하는 누각이라한다.
도도하게 흐르는 남강을 바라보고 있는 이 촉석루는 논개의 이야기와 얽혀 더욱 유명해진 곳인데,
임진왜란 3대첩중 하나인 진주대첩...진주목사 김시민이 임진년(1592년)에는 3만여 왜군을 물리친
대승을 거두었지만 이듬해인 계사년(1593년)에는 10만여명의 왜군이 침입하여 7만여 민, 관, 군이
순절한 곳이라한다. 그때에 왜장을 안고 남강에 투신한 의기 논개의 이야기를 생각하니 가슴한켠이
뭉클해진다.
지리멸렬하게만 느껴졌던 7월의 장마가 끝나고 찌는 듯한 8월의 폭염이 시작될 쯤에 떠난 여행이라
한낮의 열기로 가만있어서 푹푹 찌는 더위에 등줄기에서 땀이 쏟아져 내리고 햇살에 사뭇 상기된 채로
이곳을 관람해야 했다.
성곽과 잘 어우려지는 촉석루, 그리고 성곽으로 향하는 내내 담쟁이 덩쿨의 생명력의 그나마 거친 호흡을
진정시켜주는
것 같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갑을가든이란 곳에서 진주 비빔밥을 먹었다. 촉석루, 서장대, 망진산등이 한눈에 조망되는 남강가에
위치한 갑을가든은 운치있는 정원 분위기가 깔끔한 음식점이었다.
[갑을가든]
[맛깔스런 진주 비빔밥]
[진주비빔밥]
어촌민속전시관
맛깔스런 비빔밥을 먹고 우리가 다시 찾은 곳은 어촌 민속 전시관이였다.
[어촌민속전시관]
여정대로 라면 우리는 통영권 역사 풍물기행을 하며 충렬사,세병관 서호어시장으로 향했을 터인데, 시간이
맞지 않는 다는 이유로 일정이 바뀐것이다.
거제 어촌 민속 전시관은 거제의 아름다운 바라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전시 수족관의 다양한
어종은 물론 전시관 내부에 설치된시뮬레이션을 통해 환상의 세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연근해 및 태평양산 어종으로 형태와 색상이 화려한 해수 관상어를 전시한 대형수족관을 보며아이가
어찌나 좋아하던지..
잊혀져가는 전통문화및 어구, 어법등을 전시해 거제도의 대표적인 수산 음식물과 어촌의 하루, 어선의
변천과정등을 전시해서 아이들에게는 흥미로운 박물관의 모습이였는데, 세워진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라
많은 이들이 잘 모르는 곳이라는데 , 아이와 함께 온 가족단위 여행객이라면 한번쯤 들렸다 가면 좋은
곳인 듯 싶다.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학습장으로 쉽고 재미있게 바다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을 듯 싶다.어촌 민속 전시관을 지나 우리는 외도해상공원과 한려해상 유람선을 타기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외도해상 공원과 한려해상
남해의 파란 바다와 해금강의 절경에 어우러진 외도해상공원은 늘 잡지책에서 사진으로 혹은
지인들의 입소문으로 들어 그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으로만 가늠해 본 곳이다.
그래서 해마다 휴가철이면 이곳으로 여행을 떠나보리라 다짐했지만 늘 소망으로만 남아있었을
뿐이였는데 이렇게 직접 오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외도로 가기위한 배를 기다리는 동안 와현해수욕장에서 잠시 바닷물에 발을 담글 수 있었다.
선착장 옆으로 작은 해수욕장으로 피서를 즐기는 여름휴가를 즐기러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와현해수욕장]
[오리엔트 2호]
퐁당퐁당 아이와 함께 물장난을 하고 있는 사이, 우리가 탈 오리엔트 2호가 도착했는데 승선하려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던지, 과연 저 조그마한 배안에 사람들이 다 탈 수 있을지 내심 걱정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바닷물을 가르며 시원한 바닷바람이 느껴지는 선상에서의 시간은 꿈만 같았다.
뱃머리에서 타이타닉의 한장면이라도 연출하고 싶을 정도로 우뚝 서서 두 팔을 벌려 보고 싶을 정도였다.
선장님의 구수한 입담으로 외도와 해금강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바다위에 떠있는 섬들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외도해상농원
외도해상농원은 깨끗하고 푸른 남해바다와 풍관이 수려하기로 이름 난 한려해상국립공원內 에 위치하고
있는 해상 식물공원으로 거제도에서 거리상으로 4km ,거제도와 인접한 여러 개의 섬 중의 하나라고 한다.
지금의 지중해의 어느 한 해변도시를 옮겨 놓은 듯한 이국적인 모습이 되기까지 30년간 한 부부의
애틋한 정성과 지극한 자연 사랑이 담겨진 곳. 자연의 아름다움에 순응하면서 만든 아름다운
지상낙원임을 입증해 준 곳이었다.
외도는 과거의 외도는 척박한 바위투성이 섬이이었다고 한다. 전화도 전기도 들어 오지 않았고,
기상이 악화되면 10여일간 교통이 두절되기도 하고,선착장이 없어서 바람이라도 조금 분다면
섬에는 아무도 들어 오지 못했다고 하는데 부부의 노력과 정성으로 가꾸어져 지금의 아름다운
명소로 자리하게 되었다 한다.
그야말로 인간과 자연이 만들어낸 장엄한 아름다움이었다. 
[겨울연가 마지막 촬영지로 유명했던 곳]
[외도모습]
[비너스가든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
[유럽풍의 아름다운 비너스 가든]
배에서 내리면 선착장 바로 앞의 빨간 기와가 이어진 예쁜 아치 정문이 반기고방향표시를 따라 경사진
길을 조금 걸어 오르면 삼거리 안내센타를 만나게 된다.그리고 여기서부터 아열대 식물원의 시작,
길 양쪽에 야자나무들이 무리 지어 그 이국적인 남국의 멋을 느낄수 있다.
외도 곳곳을 돌아보면서 이곳이 대한민국일까?하는 의구심마져들 정도였다.
베르사이유를 축소 해 놓은 듯한 비너스 가든에는 12개의 비너스 조각들이 서구식 정원 속에 여기저기
전시되어 있고.그 옆 화훼단지에는 세계각지에서 들여온 여러 종류의 희귀한 꽃들과 동백나무들이
조화를 이루며 있고,그 위 무성한 대죽로를 오르면 바다가 보이는 제 1 전망대가 있었다.
이곳에서 해금강, 대마도, 서이말 등대가 보이고, 숲으로 뒤덮인 원시림의 외도 동섬, 공룡바위등을
보였다.
이어지는 동백나무사이 오솔길에 또다른 조각공원이 있었다. 아마 봄쯤에 이곳을 왔더라면 동백꽃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을리라 생각을 해본다.
아담과 이브의 선악과 등 모든 전시작들은 모두 국내 유명 조각가의 작품으로, 자연과 어울려 그
예술적가치를 더욱 발하고 있었다.
조각공원이 끝나는 곳에는 탁 트인 바다가 보이는 광장이 있는데 그 오른쪽 해안 가에는 작은 교회가
있어 외도의 손님이면 누구나 잠시 기도하며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다시 소철과 야자수 길을
따라올라 가면 외도의 전경과 푸른 바다의 모습이 한눈에 훤히 보이는 제 2전망대가 있다.
내려오는 길에는 유명화가의 작품을 전시한 겔러리, 외도의 기념품을 판매하는 선물의 집,
배를 기다리며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는 스넥코너, 외도에서 자생하고 있는 식물을 구입할 수
있는 가든하우스 등이 있었다.
외도는 그야말로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그런 곳이었다.
전망대에서 멀리 작은 섬들을 바라보기도 하면서 그곳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먼 바다를 바라보기 위해서 망원경을 살펴봤지만 전부 고장이었다.
이런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섬을 가득 메운 녹색의 푸르름, 해금강의 절경과 푸르디 푸른 바다, 그 상큼한 바다 냄새를 맡으며
외도의 풍광을 맘껏 느낄 수 있었다.
지상낙원으로 불리는 외도를 둘러보고 우리는 바다의 금강산이라고 불리우는 해금강으로 향했다.
해금강
해금강의 원래 이름은 갈도(칡섬)로서 지형이 칡뿌리가 뻗어내린 형상을 하고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갈도보다 남해의 금강산을 뜻하는 해금강으로 널리 불리어지고 있다고한다.
해와 달이 이 곳 바위 위에서 뜬다고 하여 일원관암(日月觀岩), 병풍과 같이 생겼다고 하여
병풍바위, 신랑 신부가 마주 서서 전통결혼식을 올리는 모습과 같다하여 신랑신부바위,
돛대바위, 거북바위, 미륵바위 등이 있었다.
구수한 입담으로 해금강이야기를 내내 해주시는 선장님덕분에 해금강 둘러보기는 더 없이
즐거웠다.
뱃머리 앞에 어렵사리 자리를 차지하고 정면에서 해금강을 바라볼 수 있었다.
동굴은 동서남북 사방으로 통하는 크고 작은 해로의 문이 있어 십자동굴로 들어가는데 과연
이곳으로 배가 지나갈지 내내 걱정이 되었지만 능숙한 솜씨로 삽자동굴로 배를 운전하시는
모습에 그야말로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흙 한 줌 없는 기암괴석의 절벽 위에 서 있는 천년송은 천년의 세파에도 청청히 살아온
해금강의 수호송(松)도 보이고 바다 기슭의 흰모래벌, 그뒤에 둘러선 소나무숲, 물결에 씻기운
절벽, 입석(선돌), 푸른 소나무로 덮인 섬바위도 너무 멋스러웠다.
[십자바위]
[바위위로 자라는 수호송]
[한려해상 공원 십자 바위]
[해금강의 노을]
해금강을 둘러보고 나서 돌아오는 길은 어느새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고운 노을 빛과 바다 그리고 해금강이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했다.
[졸복탕과 아구찜]
[아구찜]
졸복탕과 아구찜을 푸짐하게 먹고서 근처 바닷가 모델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휴가철이라 투숙객들이 많아서 우리 일행은 팜비치와 카리브 두군데 모텔에서 머물게 되었다.
내가 머문 숙소는 카리브~창문을 열면 바다가 정면으로 보이는 곳이였다.
여행 첫날 밤은 조그맣게 열려진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닷소리를 들으면서 잠을 이룰 수 있었다.
여행 둘째날 (2006년 8월 6일)
( 그리고 다음날 아침, 좀 일찍 눈을 떠 통영 주변을 돌아 볼 수 있었다. 바다위에 떠위는 배들,
바다에서 느껴지는 짭조름한 미역냄새와 바다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잔잔한 바다위로 떠있는 작은 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을 보니 평온한 느낌이 들었다. 해마다 바다로
휴가를 가지만 대부분 동해바다를 가게 되는데 동해와는 사뭇 다른 남해바다의 모습이었다.
[모텔에서 바라본 통여바닷가]
통영전통공예관
아침식사를 마치고 근처 통영전통공예관을 찾았다. 통영전통공예관은 통영에서 나는 전복, 소라,
조개껍데기로 만든 통영나전칠기는 물론, 통영갓, 통영소반, 통영소목, 통영대발, 통영 누비,
통영부채, 통영 전통비연 통영에서 나는 동백씨에서 동백유와 동백워터를 추출해 만든
동백화장품 등 통영에서 생산되는 각종 특산품을 함께 전시.판매하는 곳이다. 모텔에서
걸어서 10여분정도의 거리였는데 그다지 규모는 크기 않았지만 통영나전칠기는 아름다움이
너무나 진귀해 임금님께 올려졌다던 나전칠기를 만들어 본다는 의미에서 좋았던 곳이다. 
[통영전통공예관]
[핸드폰 고리만들기]
[다 만들고 난 후 칠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중]
여행의 추억을 남겨가는 기념품한개쯤은 있으면 좋을 듯 싶었는데 나전칠기 만들기 체험으로
핸드폰 고리 하나를 만들어 여행추억을 아로새길 수 있었다.
아이와 함께 동그란 모양의 조개껍질위에 나전칠기를 만들어 보는 시간도 즐거웠고 나전칠기로
만든 생활용품과 악세사리, 가구, 보석함 명함집을 보면서 그 정교하고 섬세함에 내내 감탄을 하며
전시관을 둘러 보았다.
[나전칠기로 만든 핸드폰 고리, 목거리, 팔찌등 악세서리...]
[나전칠기로 만든 작품]
[나전칠기로 만든 병풍]
충렬사와 세병관
다음에 우리가 찾은 곳은 충렬사와 세병관이었다.
[충렬사 입구]
[충렬사]
[충렬사 단청]
[통영사비군]
찌는 듯한 더위에 이마에서 주룩 주룩 땀방울이 얼굴로 흘러내리는데 그야말로 폭염속 한낮에 사투를 버리는
듯 했다.
하지만, 여행은 그래서 더 즐거운게 아닌가? 이렇게 고진감래로 인해 더 빛이나고 즐거울 수 있는게 바로
여행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조금은 힘들었지만 곳곳을 다 둘러 보기로 했다.
부산진첨절제사 정발을 비롯해 부산에서 순절한 호국선열의 위패를 모신 곳이라한다.
세병관은 조선 선조 대 이경준이란 분이 이순신 장군의 공을 기념해서 지은 건물이라고 한다.
'씻을 세 洗'에 '군사 병 兵'을 쓰는 걸 보면 군사를 양성했던 곳이기도 한가 보다.
한산대첩 축제 기간에는 세병관이나 박물관 같은 곳의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축제의 의미를 더 잘
살리기 위해 그런 결정을 내린 듯 싶어서 내심 뿌듯했다.
단일 건물로는 우리 나라에서 평면 면적이 제일 크고 세병관의 삼도 수군통제영의 중심이며 주위에
수십여동의 건물을 거느리고 궁궐을 방불캐하는 위용으로 경상도.전라도, 충청도의 수군을 지휘하던
곳이다.
세병관에 대해 알지 못하고 갔더라면 단순히 오래된 건물정도로 밖에 보지 못했을텐데 미리 세병관에
대한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보니,오랫역사와 함께한 세병관의 보는데 남다른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세병관을 지나 우리가 찾아간 곳은 미래사 편백나무숲과 달아공원이다.
미래사 편백나무 숲
달아공원의 아쉬움을 달래며 우리가 찾아간 곳은 미래서 편백나무 숲이었다.
버스한대 겨우 들어갈 만한 한 길, 그리고 협소한 것은 둘째치더라도 올라가는 길이 어찌나 험하던지
곡예를 하는 듯 했다. 버스에 내려 미래사로 향하는 길에 편백나무 숲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쭉쭉 뻗은 침엽수림의 편백나무의 위상이 어찌나 우람하던지..작은 오솔길을 걸으면서 모처럼만의 맑은
공기를 마시니 기분까지 좋아지는 것 같았다.
[편백나무 숲길]
[편백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넝쿨식물]
[미래사-여행내내 우리 모자에게 친절하고 따스한 마음을 전해주신 노부부]
[미래사에서 바라보는 통영바다]
함께 여행길에 올랐던 친절한 노부부와 어느새 친해 졌는지 우리 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라 미래사로 향하고 있었다. 여행은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를 즐겨보는 체험이외에 이렇게
여행하면서 만나는 이들의 따스한 친절 덕분에 더 빛이 나는 것 같다.
두 모자의 낯선 여행길에서 만난 다정한 노부부의 모습으로 하여금 우리 모자의 여행은 더
즐거웠다.
다정하게 서로를 챙겨주시는 두 노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서 훗날, 나도 저런 모습으로
내 남편과 함께 늙어가기를 바람하면서 달아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달아공원
천의 얼굴을 지녔다는 달아공원으로 향하는 내내, 기대가 무척 컸던 탓일까?
공사중인지 군데 군데 흙더미가 쌓여있고 파헤쳐 있어서 기대만큼은 달아공원의 아름다움은 느끼지
못했다. 버스에 내려 몇분을 걸어 올라가니 달아공원이란 푯말이 눈에 띄었다.
[공사중으로 인해 공원전체가 어수선한 모습]
[달아공원에서 바라본 통영바다 모습] 
하지만, 발 아래를 내려다 보는 것이 아니라 바다 멀리에 시선을 던져두니 바다위에 떠있는 작은 섬들이
그림처럼 나타났다.
달아공원에서 바라보는 노을진 바다가 무척 아름답다는데 그걸 보지못한다는 아쉬움도 컷지만, 날이 맑아
바다 멀리까지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싶었다.
군데 군데 바다위에 박혀 있는 섬들, 그리고 잔잔한 수면이 거대한 호수인 듯 느껴지는 곳,
평온한 바다가 400여전 위기에 처한 조국을 구하기우해 "싸움에서 오직 한번의 죽음이 있을 뿐이다'라며
전라좌수영이던 이순신 함대의 주항로였다니 가슴에서뭉클하고도 뜨거운 무엇가가 솓아나는 듯 했다.
미래사 편백나무 숲과 달아공원을 보고 난 후 우리일행은 송림장에서 점심으로 십전대보약백숙을 먹었다.
[송림장]
[십전대보약백숙]
[십전대보약백숙 죽]
점심은 인삼, 녹각, 백출, 백복령, 감초, 숙지황, 천궁 등 16가지 약초를 첨가해서 만든 보양식
십전대보약백숙이였다. 워낙 백숙을 좋아하지 않아서 처음에 별로 내키지 않았는데 그동안
내가 먹어 보았던 백숙과는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여러가지 씨앗열매들과 잡곡과 어우러져 느끼하지 않고 단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먹는 십전대보약백숙죽은 향긋한 약초향과 함께 어우러져 맛을 더했다.
백숙이 상에 놓여지자 마자, 꼼꼼하게 숟가락과 젖가락을 챙겨주시는 노부부, 필자는 사진찍느라
정신이 없는 사이 늘 이렇게 우리 것까지 챙겨주셨다.
식사때마다 앞자리엔 늘 노부부가 함께 자리를 했는데 할아버지께서 먼저 닭다리를 뜯어 아이와 내게
먼저 주셨다. 늘 남을 배려하며 챙겨주시는 고마운 두 노부부의 모습을 보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보약마을 산청군 약초재배지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다시 찾은 곳은 보약마을 산청이다.
소설 동의 보감의 허준과 유의태의 극적인 만남의 배경이 되었던 웰빙고장 산청, 차를 타고 얼마나
달렸을까? 약초재배지에 이르렀는데 길이 너무 좁아서 버스가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25분 정도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는 가이드 말에 아뿔사 하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다행히 약초재배하시는 쥔장님의 배려로 차를 갖고 오셔서 약초재배지까지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옥잠화 풀이 가득한 연못]
[약초재배지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는 쥔장님]
맑은 물과 깊을 산을 끼고 자리잡은 본격 웰빙 고장 산청에서 오직 약초만 재배하시는 쥔장님은 넉넉한
미소로 우리 여행객들을 맞이해 주시며 일일이 약초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다
아직 주변이 공사중이라 조금 어수선한 느낌이 있었지만, 산길로 오르는 양옆에 길을 따라 올라가면 그
고즈넉한 산자락에 피어나는 여러가지 야생화와 야생초들이 가득했다.
맥문동, 비비추, 천남성, 범부채,산부추,양파,은방울꽃같은 내가 야생화라고 알고 있는 식물들이 전부 다
약초였다니 신기할 뿐이다.
산길을 따라 올라가며 산길 주변에 자생하고 있는 야초에 대한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한두방울씩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햇볕은 쨍하고 비추는데 하늘 한편에 자리한 먹구름이 만들어 내는 여우비인 듯 싶었다.
시간이 많이 않았기 때문에 서둘러 쥔장님을 따라 건물안으로 들어와 귀한 약초차를 대접받았다.
오가피차라고 하셨는데 붉은 보랏빛이나는 차였다.
어찌보면 이렇게 무리지어 찾아 오는 이들이 귀찮을 법도 할터인데 쥔장님은 따스한 미소와 푸근한
인심으로 여행객들을 맞이해 주시니 참 고맙게 느껴졌다.
버스로 다시 되돌아 올때는 걸어서 오는데 길이 무척 가파랐다. 하지만 길가옆으로 피어있는 들꽃을 보면서
내려오는 시간도 즐거웠던 것 같다. 보약마을을 나오면서 구형왕릉으로 마지막 우리의 여정을 옮겼다.
구형왕릉 그리고 덕양전
구형왕릉은 가야 10대 임금인 구형왕의 무덤으로 전해지고 있는 돌무덤으로, 구형왕은 구해(仇亥) 또는
양왕(讓王)이라 하는데 김유신의 할아버지로 521년 가야의 왕이 되어 532년 신라 법흥왕에게 영토를
넘겨줄 때까지 11년간 왕으로 있었다.
일반무덤과는 달리 경사진 언덕의 중간에 총높이 7.15m의 기단 식 석단을 이루고 있고,
앞에서 보면 7단이고 뒷면은 비탈진 경사를 그대로 이용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평지의 피라미드식
층단을 만든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한다.
무덤의 정상은 타원형을 이루고 있으며 돌무덤의 중앙에는 ‘가락국양왕릉’이라고 쓰인 비석 이 있고
그 앞에 석물 들이 있는데 이것은 최근에 세운 시설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곳은 공사중이라 문을 닫혀있는상태였다. 구형왕릉을 보지 못한 아쉬움에
잠시 허탈한 마음이 들었지만 바로 옆 덕양전이라는 건물을 둘러보기로 했다.
이 전각은 가락국 제십대왕, 양왕과 왕비 양위의 위패를 모시고 춘추향례와 삭망향화를드리는
곳이라 한다.
조선 정조 17년(1793)에는 왕산사에서 전해오던 나무상자에서 발견된 구형왕과 왕비의 초상화,
옷, 활 등을 보존하기 위해 ‘덕양전’이라는 전각을 짓고, 오늘날까지 봄과 가을에 제사를 지내고
있다고하는데 이곳도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주변에서 눈으로만 훑어 볼 수 있었다.
[구형왕릉 입구-공사중이라 들어가지 못했음]
[덕양전]
이틀째 여행은 아쉬운 부분이 너무도 많았다. 공사중으로 문이 닫혀있어서 들어가 볼 수 없었던 전 구형왕릉,
그리고 시간이 없어서 서호시장을 둘러 보지 못한 것이 제일 큰 아쉬움이었다.
이렇게 1박 2일의 여정을 끝내고 서울로 출발을 했다.
무주쯤 지나서 였을까? 한바탕 쏟아져 내리는 빗줄기가 무섭게 퍼붓는가 싶더니 멀리서 커다란 무지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여행을 무사히 끝내고 돌아오는 우리를 축복이라도 해주는 것 같았다.
[달리는 차장밖으로 보였던 무지개]
달리는 버스 차창 밖으로만 겨우 사진 한장을 찍을 수 있었는데 함께 차에 탄 여행객은 저마다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이틀동안 함께 한 사람들, 이제 제법 그들의 얼굴이 낯설지 않게 느껴지고 미소로
인사를 나눌 정도가 되었다. 저마다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고 나도 이제 내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길지 않은 여정이였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시간들였다.
서울로 되돌아 오는 길,
버스안에서 새근새근 잠든 아이얼굴을 보면서 1박 2일의 우리 두 모자의 여행을 뒤돌아 보면서 괜시리
입가에 미소가 드리워졌다.
대자연의 화려함과 아름다움 앞에서 자연과 하나되는 동감이야기!
그런 느낌을 한가득 담고 돌아오면서 오랫동안 행복한 기억을 추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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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