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방'은 본디 마굿간을 뜻하는 옛말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여년 전 한양의 길목을 드나들던 수많은 말들이 쉬어갔을 이곳에서는 주인들도 잠깐이나마 봇짐을 풀고 여독을 달랠 수 있었다.

시원한 막걸리 한사발을 걸치고 뜨뜻한 아랫목에서 노곤한 몸을 쉬어가던 길손들의 쉼터는 이제 푸짐한 옛정이 흘러넘치는 한정식집으로 변모했다. 1918년에 처음 터를 잡고 지금까지도 이 길을 지나가는 수많은 길손들의 쉼터가 되어주는 '마방집'. 김종일 가나안농군학교 이사장의 추천으로 하남시에 위치한 마방집을 찾았다.

김 이사장은 "마방은 무엇보다 좋지 않은 먹거리 재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 야채, 우리 손으로 재배한 야채 만을 상차림에 내어 놓는 것이 가장 큰 자랑거리"라며 "깨끗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와 정성이 가득 들어간 요리에 반해 일평생을 마방의 단골로 살고 있다"고 소개했다.

맛있다는 감탄사가 절로 흘러나오는 마방의 음식은 예전 주막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서민들의 상차림 그대로다. 장작으로 불을 때 지은 밥은 자르르 윤기가 흐르는데다 그 맛까지 구수해 '꿀맛'이 따로 없다.

여기에 진한 맛이 일품인 된장 한그릇과 20여가지 나물 반찬이 푸짐하게 차려져 나오면 옛날 주막에서 길손들이 허기를 채웠을 바로 그 상차림이 완성된다. 말하자면 순수 채식 상차림인 셈이다.

마방집의 이두종 대표는 "생선 한 토막 없는 마방의 한정식 메뉴는 예전 주막시절부터 이곳을 드나드는 많은 나그네들이 배를 채웠던 상차림이 그대로 되물림 된 것"이라며 "먹을 것이 풍족하지 못하던 시대 갖가지 채소로 채워졌을 이 상차림이 오히려 요즘에는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건강한 상차림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자랑했다. 한정식 9000원.

밥을 짓고 남은 장작불로 구웠다는 돼지장작불고기와 소장작불고기는 이 집의 또 다른 자랑거리. 흔히 맛볼 수 있는 불고기보다는 조금 더 달달한 편이다. 조금은 심심할 수 있는 채식 반찬들과 한상에 차려져나오는 메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감칠맛 도는 불고기의 단 맛이 입맛을 돋우는 데는 더없이 잘 어울리는 듯 하다. 돼지장작불고기 8000원. 소장작불고기 1만4000원.

이 대표는 "아무리 많은 세월이 변한다 해도 장작으로 밥을 짓고 그 장작불에 고기를 굽는 우리집의 요리 방법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한결 같은 정성이 바로 손님들이 오랜 시간 동안 마방을 찾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아삭아삭한 보쌈김치 한조각이면 푸짐한 상차림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사라지게 마련. 동그랗게 뭉쳐져 보기에도 좋은 보쌈김치를 한 입 베어물자 순간 시원한 느낌이 입안을 감싼다. 김치 속에 꽉 들어찬 갖가지 야채소들도 씹는 맛을 더한다. 이 대표는 "냉동실에 뒀다 살짝 얼려먹으면 더 맛있다"며 거든다. 보쌈김치 7000원.

한정식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각자의 입맛에 따라 불고기와 보쌈김치 등을 곁들인다면 2인 기준으로 보통 2~3만원 쯤이면 푸짐한 밥상을 즐길 수 있다.

위치: 하남시청 방향으로 직진하다 광주로 꺾어지는 길목 왼쪽에 위치

연락처:031-791-0011

영업시간: 10:00~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