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양 한우 불고기는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육질, 달콤 고소한 맛으로 전국에서도 유명하다. 그중 '소떡불고기'로 대한민국 처음 특허를 받은 "언양1번가불고기"는 언양을 대표하는 불고기집 중의 하나이다.

옛 언양나블목 인근에 위치한 "언양1번가불고기"는 한우 쇠고기를 잘 게 다져 갖은 양념과 함께 시루떡처럼 버무려 마치 떡갈비 모양으로 만들어 내어놓은 후 이를 숯불에 구워내는데, 최초 특허인 "소떡불고기" 외에 돼지고기를 이용한 "돈육떡불고기" 역시 국내 최초로 특허를 취득한 바있다.

소문을 듣고 찾아간 "언양1번가불고기"의 건물 외관은 다소 기대 밖이었다. 흔히 맛없는 집들이 내세우는 방송국 방영 글귀가 대문짝만하게 간판 위에 붙어있었고 미적(美的) 개념이 전혀 없는 자연발생적 동네 음식점같은 외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왼쪽으로 정육점 판매대가 놓여있어 이곳이 정육점과 음식점을 겸하고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 게 해주었다. 비슷한 컨셉을 지닌 서울의 백제정육점이 연상되었다.

음식점 내부는 전형적인 숯불구이집 모습이었다. 숯불구이로 발생하는 연기를 빠르게 흡입하여 배출하는 환기 장치가 테이블마다 마련되어 있었고 실내 바닥이나 테이블 위의 청결도 역시 흠 잡을 만한 곳은 없었다.

음식을 주문한 직후 바로 나오는 밑반찬들 역시 일반 한우 고기집과 크게 다를 바는 없었다. 굳이 특이한 점을 꼽자면 미나리 무침의 톡~쏘는 향이  기억에 남는다는 점과 고기를 찍어먹는 양념장 역시 뭔가 심상치 않은 내공을 예고했다는 것.

이날 주문한 음식은 손님들이 가장 많이 주문한다는 불고기와 생고기이다. 이집에서 말하는 '불고기'라 함은 돔형 황동 불판에 육수가 그윽히 고이는 일반 불고기가 아닌 바로 전국 최초 특허로 유명한 "떡불고기"이다.

이곳의 다른 이름이 "언양1번가숯불고기"라서 그런지 모든 테이블에는 전기나 가스 장치가 없이 오직 숯불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사진에 보이는 불판은 생고기를 구울 때 주로 사용하는 철망 불판이다. 숯불과의 거리가 가깝고 철망이 단순히 망에 불과해 사실상 직화 구이라고 할 수 있다.

양념이 없는 생고기와 양념을 지닌 떡불고기를 주문했다면 당연히 양념이 없는 생고기를 먼저 드시는 것이 순서라는 주인 아주머님의 권유에 따라 우리 일행은 생고기부터 시작을 하였다.

이 집에서 '생고기'라는 메뉴는 등심과 안심 등을 적당히 섞어 내놓은 '모듬'에 해당한다. 고기의 육질은 사진이 대략 설명을 하고 있는 듯 하다. 고기 사이 사이에 적당히 배인 지방은 고기를 질기지 않게 해주며 얼리지 않고 적당히 숙성시킨 육질은 이 집의 노하우를 담고 있다.

예로부터 언양의 한우 고기집들 명성을 등에 업고자 타지 사람이 와서 언양에 개업을 하면 채 2~3달을 버티지 못하고 떠나갔다고 했다. 그건 언양 터줏대감들의 한우 확보에서, 숙성, 양념 등 손님상에 내기까지의 노하우를 도저히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 하는데 이집 생고기는 그러한 입소문의 진상을 머리가 아닌 혀로써 깨닫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맛을 증명하고 있었다. 연하면서도 풀어지지 않고 쫄깃한 육질과 고소하면서도 결코 느끼하지 않은 그 맛이란...

생고기 구이를 마치고 떡불고기를 구울 차례가 오자 써빙하시는 아주머님이 와서 철판 면적이 넓은 동그란 황동 불판을 사용할지 직화 구이가 되는 지금의 철망 불판을 그대로 사용할지를 물어 왔다.

아주머님은 황동 불판을 추천했으나 우리 일행은 "직화~!"를 외치며 철망 불판을 선택했다. 아주머님은 "고기에 불이 화악~ 붙을 수 있으니 잘 구우셔야 되요" 라는 주의사항을 남기셨다.

그 유명한 떡불고기를 올려놓고 굽기를 시작했으나, 고기가 익으면서 자연적으로 떨어지는 기름에 불이 붙어 치솟는 불길을 막기란 쉽지 않았다. 좀 아까 생고기를 먹을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직화구이라면 이 정도 불맛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

철망 위에서 벌어지는 불쇼와 함께 "아~ 이것이 바로 진정한 불(fire) + 고기(meat)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즐거움이 흘러나왔다. 동시에 미치도록 맛있는 숯불구이향이 순식간에 모든 이의 후각을 점령해 버렸다. 사진처럼 불길이 치솟지만 이는 고기가 익으면서 나오는 기름에 의한 것일 뿐 실제 고기가 심하게 타서 못먹을 정도가 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맛은? 허불명전 바로 그 자체이다. 한우 음식이 대부분 그렇듯 가격에 비해 양이 적은 편이라 양껏 먹을 수 없다는 점이 원통할 뿐 그 깊이 있는 맛이란 굳이 특허나 방송국 방영 글귀를 내세우지 않더라도 언양이 자랑하는 최고의 맛을 대표하고 있었다.

맛으로 치면 대한민국 한우고기집 가운데 둘째 가라면 서러운 집이지만 가격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서울의 여느 한우집과 견주어도 전혀 저렴하지 않은 비싼 가격표가 고기 대신 밥과 된장찌게로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객들의 모자란 배를 채우게 한다.

이 집의 벽에는 수십년은 족히 됐을 법한 오래된 사진들이 많이 걸려 있다. 개중에는 이 지역 정치인과 서울에서 내려운 당수의 회합 사진도 몇장 있지만 위와 같이 우리에게 친숙한 차범근 감독과 같은 스포츠 스타들의 정겨운 사진도 걸려 있다.

이 집은 언양으로 상징되는 한우 불고기 전문촌 중에서도 대표급에 해당하는 맛집이다. 문밖에 어수록하게 붙여놓은 방송국 방영 문구와 허름한 외관이 무심한 여행객들의 발길을 잡아끌지는 못할지언정, 일단 한번 그 맛을 본 사람이라면 이 집을 다시 찾기에 주저함이 없을 듯 하다.

이 음식점의 대표인 한창수 사장은 특허 취득을 계기로 이 고기맛을 전국화하기 위한 체인화 준비 작업을 하고 있으며, 현재 위치한 음식점 주변에 4층짜리 건물도 신축 중에 있다고 전해진다.

▶ 가는 방법

"언양일번가불고기"의 경위도 좌표는 N 129-7-52.71 E 35-33-44.14 이다. 네비게이션의 명칭검색에서 "언양일번가불고기" 혹은 "언양일번가숯불고기", "언양1번가불고기" 등으로 검색이 가능하다.

아틀란맵을 이용한 명칭검색의 예이다. 아이나비에서는 "언양1번가불고기"로 검색이 가능하다 ('일'대신 숫자로 '1' 입력)

명칭검색 DB에서 찾기 힘든 경우라면 "울산자연과학고"나 "언양파출소"로 검색하고 위의 지도를 참조하면 된다.

▶ 주변의 가볼 만한 곳

언양1번가불고기 주변 반경 20km 이내의 가볼 만한 곳으론 자수정동굴나라(3.8km 거리)가 우선 손꼽힌다. 자수정 테마 동굴 공원이라 할 수 있는자수정동굴나라에서는 자수정 관련 기념품 구매 및 동굴 내에 조성해 놓은 다양한 볼거리, 이벤트 행사등이 존재한다.

또한 통도온천랜드(6.6km 거리)는 지하 700m에서 솟아나는 천연나트륨 온천으로 관절염, 신경통, 피로회복 및 피부미용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본식 히노키탕을 비롯 노천탕 시설이 잘 되어 있어 계절을 불문하고 인기가 높다.

통도환타지아는 경남을 대표하는 테마공원으로 다양하고 대규모의 놀이시설과 눈썰매장, 보트장 등으로 별도의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의 인지도를 지닌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