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전라도에는 맛깔스럽고 개성 있는 음식들이 발달했다. 기름진 호남평야에서 자란 풍성한 곡식, 남해와 서해가 만난 바다에서 나오는 다채로운 해산물 등 어느 지역보다 재료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조선왕조 전주 이씨 본관인 데다 부유한 양반집들이 대를 이어 살았던 곳이어서 상류층을 위한 고급 요리법도 발달했다.

전라도 음식의 기본은 한정식이다. 갖은 재료를 이용해 그야말로 `상다리가 부러질 듯` 차리는 전라도 한정식은 전라도 맛의 축소판이자 문화의 진수다.

해남 보성 완도 강진 등은 한정식을 맛있게 차려내기로 이름 높은 곳이다. 각 지역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재료를 이용하므로 반찬 가짓수나 종류는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맛깔스럽기는 매한가지. 바다와 육지에서 나는 재료를 고루 배합하기 때문에 밥상에 앉아 전라도 산과 바다, 들판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오르는 메뉴는 생선회, 전복회, 대합탕, 장어, 육회, 더덕구이 등이다. 홍어, 돼지 수육, 묵은 김치가 어우러진 삼합도 빠질 수 없다.

담양 떡갈비는 또 어떤가. 옛날 양반집에서 먹던 고급 요리로, 한우 갈빗살을 곱게 다져 갖은 양념에 버무린 다음 다시 양념장을 발라 정성껏 구워낸다.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그 맛, 웬만해서는 쉽게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담양 떡갈비와 함께 상에 오르는 죽순회도 만만치 않다. 삶은 죽순을 큼지막하게 썰고 오이 대파 골뱅이 등을 넣고 버무린 것으로 죽순의 향긋한 맛과 새콤달콤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감탄을 자아낸다. 아삭아삭 씹히는 소리도 상쾌하다. 대나무통밥과 함께 먹으면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다.

고창에 들렀다면 풍천장어를 꼭 먹어볼 것. 풍천장어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서 서식하는 뱀장어를 말한다.

고창 풍천장어

다른 지역에서도 먹을 수 있지만 고창 풍천장어 맛이 유난히 고소하고 담백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고 비린 맛이 없어서 배가 불러도 젓가락질을 멈출 수가 없다.

풍천장어와 떨어질 수 없는 단짝이 있으니 바로 복분자 술이다. 자고로 풍천장어는 복분자 술과 함께 먹어야 제맛이다. 깊은 산속에서 고이 자란 산딸기로 담근 복분자 술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신토불이 와인`이다. 매혹적인 붉은 빛깔과 달콤한 과일향이 감칠맛을 돋운다. 남성들 건강에도 좋다고 하니 금상첨화.

소설 `태백산맥` 무대로 등장했던 벌교에서 소박한 시골밥상을 만나는 시간도 즐겁다. 벌교 어느 식당에 가도 꼬막 반찬은 꼭 등장한다. 벌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꼬막 생산지이기 때문이다. 살짝 삶아 초고추장을 얹은 양념꼬막 한 접시만 있으면 밥 한 공기는 금세 뚝딱이다.

보성 차밭이 선물하는 향긋한 녹차 맛에도 매혹되지 않을 수 없다. 사계절 푸릇한 차나무들이 부드럽게 곡선을 이루며 서 있는 풍경은 눈까지 즐겁게 해준다. 찻잎을 넣고 요리한 차음식은 몸은 물론이고 마음까지 맑게 해주는 것 같다.

△상품정보＝느낌여행(www.filltour.com)은 `남도 맛 여행+보길도 3일` 상품을 마련했다. 고창 선운사, 해남 대흥사, 보성 녹차밭, 담양 대나무 공원, 보길도 등을 여행한다. 풍천장어와 복분자 술, 해남 해물 매운탕, 담양 떡갈비, 벌교 시골밥상, 완도 회 한정식 등 다양한 남도요리를 맛본다. 요금 25만원부터. 12월 14ㆍ21ㆍ23일 출발. (02)777-98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