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안녕하세요 블로그 보고 카톡드려요^^ 혹시 26일 27일 2박도 하면서 투어하는거 가능할까요?

여자1명입니다^^ 너무급한일정이라 급하게 문의드려요ㅠㅠ
제가 계획이 아무 것도 없는 상태인데 이렇게 무작정 가도 될지 모르겠네요 ㅠㅠ

혼자가는 거고 계획도 없고 터키에 대해서도 잘 몰라서요..

투어신청하게 되면 저 혼자하는 건가요??
공항으로 픽업같은건 비용지불하면해주시는지 .. ㅠㅠ
아 이렇게 무작정 떠나도 되는건지 모르겠네요.ㅠㅠ 답장 부탁드려요!

[답변]

해외여행자 둘 중 하나는, 몇 달에 걸쳐 준비를 해서 오는 여행자이며,

둘 중 하나는 전혀 계획에 없었다가 갑작스런 휴가를 받아 1주일 전 후다닥 비행기 티켓을 사고 

아무런 준비없이 2~3일 후다닥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바로 날아오는 경우다.

여행의 준비는 이 문제로부터 시작한다.

"공항에 내리면 숙소까지 무엇으로 이동하는가? 값은 얼마인가?"

1. 택시를 타고 슈슈슉?

2. 아니면 숙소까지 셔틀버스가 있는지?

3. 아니면 걸어걸어 일반버스를 타고 이동할 것인지?

​

각각의 경우, 비용은?

그것부터 체크해나가기 시작해야하는데...

1. 택시를 탈 경우, 바가지를 쓰지 않기 위해 대략적 비용을 인터넷에서 찾아내며, 깎으면 얼마까지 가능한지, 바가지를 쓸 경우도 어느 정도 선까지일지 미니멈에서 맥시멈까지 기록해놓는다.

2. 숙소까지 모셔다 주는 서비스가 있는지는 한국에서 이미 예약해놓은 숙소에 물어보거나 인터넷 여행사를 통해 예약 문의를 한다. 내가 해주는 일도 이런거고. 호텔조차 예약이 안 되어 있는 경우, 여행자 숙소가 밀집한 곳까지 택시를 타고 가서 몇 군데 호텔을 둘러보고 방을 잡는 거고.

3. 일반버스를 이용할 경우, 버스 정류장은 어디며 하루에 몇 대가 다니는지? 정류장에 내리면 숙소까지 어떤 방향으로 걸어가야하는지 좌회전, 직진, 걷다가 무슨 상점이 나오는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미 가본 사람보다 더 정확히 머리 속에서 그림을 그리며 행복해한다.

4. 아무런 준비가 안 되었을 경우, 공항에 내리면, 한국사람들 틈에 바로 달라붙어 물어보거나 공항직원에게 물어보면 저쪽으로 가서 어케어케 가라고 알려주는 구세주가 있기 마련이다.

사람 사는 세상인테...설마 공항에서 못 나오고 영화 [터미널]을 찍을 리가 있겠는가?

그리고 나서 일단 숙소에만 도착하면 만사해결이다.

숙소에 도착하면, 숙소에서 일하는 사람들 직업이 무엇이냐?

매일 매일 도착하는 여행자들 치닥거리하는게 그들의 업무인데.

오늘은 어딜 가면 좋겠느냐? 라고 물어보면 이 동네는 여기여기가 유명하니 여기를 다녀오라고 설명해준다. 묵고 싶은 만큼 그 호텔에 묵다가 새로운 여행자들을 만나게되고, 그 여행자들은 어디로 떠나는지를 보며 떠날 준비를 하면 된다.

혼자 떠나기 싫으니 나도 그 곳으로 가려했는데 정보가 없다며 몇 시 차를 타고 그 곳으로 갈 수 있냐고 넌즈시 물으며 덥석 달라붙는다.

'저 사람이 날 반가워할까?' '같이 가려는 나를 싫어하지는 않을까?'

제발. 제발이다. 걱정하지 마시라.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낯선 곳에 가서 낯선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 이유가 아니었던가? 나만 그런게 아니라, 내가 말을 걸고 있는 저 사람도 마찬가지다. 저 사람도 어제 오늘 외로웠고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했다. 말을 걸어주는 내게 얼마나 고마운지 당신은 모른다. 외향적인 사람을 그 기분을 표현하고 소극적인 사람은 그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 차이가 있을 뿐.

여행지에서는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을 반가워하고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간혹 중년의 여행자들은 이런 고민을 한다.

"전 나이가 많아 젊은이들에겐 말을 못 걸겠어요. 뭐 나 같은 늙다리랑 이야기를 하고 싶겠어요?"

내가 20대 여행을 하던 당시, 중년의 아줌마나 아저씨나 할아버지를 만났을 때 우리는 그들이 나이 많다고 냄새난다고 한적이 있는가? '아....저 나이에도 저렇게 배낭 메고 여행을 하시네... 무슨 일을 하시는 분일까? 참 멋지다... 나도 나이가 들었을때 저렇게 여행을 계속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는가.

나이가 적든 많든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나누는거다.

정보란 대단한 게 아니다.

터키 여행을 오기 전에, [그리스 로마신화] 책 몇 권을 읽고 온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오늘은 저기 어디를 산책했는데, 과일가게 꼬마가 너무 귀엽더군요... 이 사진을 보세요..." 하면서 과일가게에서 사온 과일 한 쪽을 건네주는 것이다. 먹기 싫어도 이 모든게 새로운 경험이라, 그 과일을 받아먹게 되고, 그 사진을 보게 된다. "이 과일은 얼마예요? 아...맛있어요..."

객지에서 언제나 외로운 우리.

그러면서 대화는 시작된다.

"저녁엔 어디를 가세요? 어느 식당에 가서 뭘 드실거예요?"

40이 넘어 50이 넘어 늙은 것이 미안한 소심한 중년의 여행자들에게는 내가 Tip을 하나 주는데.

돈을 풀면 된다. 큰 돈 아니다. 그냥 맥 주 한 병!!

"제가 맥주 한 잔 살까요? 같이 저녁 먹으러 가요~~" 그렇게 착 달라 붙으면 공짜 맥주 마다하는 여행자는 세상에 없다. 술 싫어하는 사람들도 현지 맥주는 꼭 마셔보고 싶은게 바로 여행자란 말이다.

맥주 한 잔 쏘기 싫은 짠돌이 중년들이라면, 그냥 계속 멋있게 혼자 다니세요.

이렇게 하루가 흐르면서 내일 어디로 갈지는 순식간에 결정이 되며, 버스티켓을 어디에서 구입할지는 호텔에서 다 알려준다. 여행지에서의 나는 유치원생과 같아서 무엇이 아쉬워도 아쉽게 마련이므로, 언제나 호텔직원들에게 상냥하셔야 한다. 내가 방값 냈는데 이것들이 어따대고!? 하는 거만한 태도로 여행하지 말자. 막말로 방값을 받았을뿐, 잘 재워주면 그만이지, 호텔 직원이 버스표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은 의무는 아니다. 나를 돕고 싶도록 만드는 것은 내 재주이며, 내 하루를 풍요롭게 만드는 나만의 기술이다. 

내가 호텔을 해봐서 알지만 내게 얼마나 살갑게 구는지 내가 아는 정보는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은 여행자가 있는 반면 (몰라도 알아내서 고객만족에 최선을 다하게 되는 반면) 짜증내고 불평하는 여행자들에겐 나도 짜증이 나는거다. 기분 좋으려고 여행왔는데 왜 그렇게 짜증을 내세요 ㅠㅠㅠㅠ

가는 호텔마다 호텔직원들에게서 최대한의 정보를 얻어내시라.

길에서 우연히 만나는 여행자들로부터의 공짜 정보도 넘쳐난다.

그렇게 다니다보면, 벌써 1주일이 흘러버린다.

잠시였지만 어느새 로컬사람들과 정이 들어버렸다,

눈물을 흘리며 "아...여기 진짜 너무 좋아... 나 떠나기 싫어......."

그러나 다시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예약하게 되고, 비행기를 타면 바로 인천공항이 나를 맞이한다.

여행은 여행일 뿐~! 나의 home sweet home에 돌아오니 김치도 있고 라면도 있다...

빨래를 하고 또 다른 내일을 맞이한다.

터키여행에 관해 궁금한 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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