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원정대
푸르른 5월의 하늘아래 파릇파릇하게 돋아나는 새싹들처럼
꿈과 희망을 두 가슴 안에 담아 무럭무럭 키워나가는 청소년 시절 무협지 한두권 정도는 읽어보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교과서는 비록 중고서적상들이 반길 정도로 정갈하고 단정한 상태를 유지할 망정
김용의 무협지는 종이가 뚫릴 정도로 읽고 또 읽어 공자님의 '위편삼절(韋編三絶) 고사가 저리가라 할 정도의 내공을 자랑하시는 분들이 파양호에 은거한 무림고수들 마냥 한두분쯤은 계실거라 믿습니다.
왜 갑자기 무협지 이야기를 꺼내는고~ 하니..오늘의 이야기는 바로 영웅호걸들이 미술공부(色)보다 즐겨 주셨다는 술의 고향. 소흥에서 먹은 음식의 이야기를 하기 위함입니다.
자고로 물이 좋은 고장에서 유명한 것이 있었으니~ 첫째가 미인이요~ (얼씨구~) 둘째가 차요~
셋째가 술이요~ 요 멋드러진 셋이 뭉쳐 있으니 설탕물에 벌떼 꼬이듯 모이는 것은 자신이 천하제일임을
뽑내기 위해 주루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영웅호걸들이라~ 더군다나 그 영웅호걸들이 주머니는
달랑달랑 거려서 밥을 굶고, 안주로는 야채볶음하나 달랑 시킬망정 술에 있어서는
한때의 영웅들이 시봣스리갈이니 모엣쌍둥이니~ 하는 녀석들을 찾듯 하나같이 소흥주만을 찾더라
이겁니다. 가난하고 약한 민초들을 삥뜯지 않는 정의의 영웅들이 어디서 돈이 났는지 비싸디 비싼 소흥주만은 아예 동이채로 시켜다가 부어라 마셔라 하기도 하는데...요거요거..나름대로 영웅호걸은 못될망정 음유시인 짝퉁이미지 폴폴 풍기는 gypsy가 소흥주도 안마셔보고 중국을 다녀왔네 할수는 없는거 아님니까? 게다가! 추억과 전살과 낭만의 소흥주를 아무리 돈이 없기로소니 배추볶음이나, 청경채 요리를
안주삼아 먹거나 혹은
"저, 죄송한데 스끼다시로 단무지나...."
요런 멘트를 픽픽 날려댄다면~ 이 무슨 낭만의 벽에 똥칠하는 멘트가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소흥이란 곳은 중국 전토에서 난다긴다하는 시인 작가들도 한수 인정하고 들어갈만한 루쉰쌤의 고향이니 어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 있겠습니까~~
그래!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지 못하게 그 다리를 잘라서 만든 요리-그러고보니 좀 잔인한 감도 있네그랴..ㅡㅡ;;-
바로바로바로발옷! 미미작퇴! 마름다운 맛의 참새다리인 것입니다~
루쉰쌤~의 고향인 소흥 그 중에서도 공을기주루라는 소설의 모델이 되었다고 하여 살아서 영화를
누리고 인구에 회자되는 전설! 형형주점엘 들러주셨다 이겁니다!
소흥역에 발을 디디는 순간 퍼지는 소흥주의 유혹! 6시간을 쫄쫄~ 굶어가며 돌아다니느라 뱃가죽이
등딱지에 달라 붙어서 뭐라도 넣지 않으면 그자리에 쓰러질것만 같은 그 고통! 더군다나 물과 공기가
뛰어난 소흥출신 미녀들의......수다? 흠흠..ㅡㅡ;;
이 모든 유혹과 번뇌와 고통과 시련을 참고 견디며, 싯타르타가 천리의 고행을 거쳐 보리수아래서
부처가 되었듯 저 또한 이 모든 역경과 고난을 딛고 형형주점의 문을 열자마자!
"소흥주 한잔에 미미작퇴 한접시~"를 외치며 문 앞에 쓰러지고야 말았던 것입니다.크아~
코끝을 찌르는 향긋한 내음새에 눈을 살포시 떠보니, 천상 선녀가 입안에 소흥주를 넣어주고 있었던 것이며, 그 뒤를 따라 걸어들어온 참새 넓적다리의 향긋한 행군은 가히 이등병이 행군중에 고참들 몰래
입안에 넣고 녹여먹던 건빵의 맛과 비교를 한다면 정녕 건방진 짓이었을까요~?
어찌 그때으 감동을 글로 적을것이며, 이 한접시의 맛을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마는~
배운게 도둑질이요 할줄 아는게 사진에 글질이라...이렇게 흔적을 남기고 떠나노니 후일 중원을호령하고픈 많은 영웅호걸 여러분들은 반드시 소흥에 들러 한잔의 소흥주에 참새다리를 우적거리며
"연작이 어찌 홍곡의 깊은 뜻을 알리요~(燕雀安知鴻鵠之志)"
하시며 분위기에 젖어 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그렇다고 시상에 젖어 주루의 벽에다가
'한국대학교 무용과 2학년 이지선양 왔다감.'
쓰지 마시구요...
|
||||||||||||||||||||
룰루룰루
불루베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