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왠지 드시기 싫다고 하셨지만, 내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허벅지를 쥐어 뜯으며

침만 삼켰을 그 음식. 어린이날 선물로 이거 한그릇 얻어먹으면 왠지 세상이 다 내것인것만 같았던

살아서 전설이 되고, 소화된 추억이 되어버린 그 이름. 바로 짜장면이죠~

개인적으로 짜장면에 대한 매우 깊은 오마주와 충성심을 가지고 있는 편이라

짜장면 맛난 집이라 하면 신발 들고 뛰어가는 편인데요~

제가 비록 조금 어린나이긴 하지만 가끔 술을 마시고 나서 중국음식으로 해장을 할 때에도

짬뽕보다는 짜장해장을 하는 편입니다. 헛헛헛~ 물론 짜장면이란 만화도 눈물흘리며 보곤 했다는...

쿨럭~ 여!하!튼!

찔찔거리며 흐르는 콧물로 길바닥을 적시며 돌아다니던 시절에 짜장면에 대한 추억을 한조각 꺼내어

보자면, 등판이 듬직한 아저씨가 도마를 떵떵울리도록 밀가루 반죽을 흔들며 면을 만들어 내서 팔팔

끓는 물에 담궈낸 수타짜장을 만들던 장면이 아직도 흑백영화의 모습처럼 떠오르곤 하는데요~.

이 짜장면이 돼지기름으로 만들어서 몸에 안좋다느니, 요런거 많이 먹으면 살이 토실토실 수준이

아니라 피둥피둥 쪄오를 것이라느니 하는 소리들이 아무리 귀에 박혀도 일단 입안 한가득 차오르는

 기쁨과 도마를 땅땅거리던 그 장단이 저로하여금 짜장면을 다시 찾게 만드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죠.

그러고보면 지금 살짝 토실토실한 몸매가 된건 차라리 감사해야할 노릇인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수타를 만들던 아저씨들은 기차역에서 손흔들던 사람들 마냥 저편으로 사라져

가고 어디서 이상한 기계들이 만들어내는 면발로 만들어낸 짜장이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했는데요

이는 마치 중간계를 잠식해나가는 사우론의 모습을 보는것만 같아 속으로 마음이 아프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정의는 언젠간 승리하는 법~imf를 전후로 해서 옛것의 아름다움을 알고 진실된 맛을 아는 우리

반지원정대들이 수타짜장의 맛과 정취를 복원하기 시작하고 있는데요, 이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할수 있겠습니다.

간혹가다 수타면이라는 이름하에 지나치게 개성넘치는 면발을 만들어주시는 음식점들도 계시곤한데,

정의를 수호하겠다는 넘치는 의욕으로 세상에 나온것은 좋으나, 부디 입산수도를 조금 더 해서 좀 더

잘 훈련되고 규율잡힌 면발들을 뽑아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크지요.

그냥 생각나는대로 글을쓰다보니 이번에도 머리가 너무 커지는데 본론으로 넘어가서 괜찮은 수타면집

하나 소개시켜 드리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종각역이었던걸로 기억을 하는데요 그 근처에 보면

산동이라는 중국집이 있습니다. 오늘의 반지원정대 멤버는 바로 산동. 이녀석인거~죠.

음식점의 문을 열고 들어가서 자리에 앉으면 우선 내어주는 모리화차가 중국을 여행다니던 시절의

추억에 젖게하며 살짝 감동을안겨주는데, 반쯤 공개된 주방 유리창을 통해 수타를 치는 요리사들의 모습은 저를 어린시절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태우기에 충분하더랬죠.

추억에 취해 낭만에 취해 춘장찍은 단무지를 안주삼아 차한잔 마시고 있노라면 따끈한 짜장면 한그릇이 눈 앞에 나타나는데 사진에 보이는 녀석이 바로 그녀석이겠죠!

제법 훈련이 잘 된 군인들을 보는것마냥 가지런하게 쳐진 면발들을 보고 있노라면 젓가락을 들고 빈틈

을 찾아 이녀석들을 검게 물들이고 싶은 충동에 빠져들게 하는데요~

입안 가득 고인 군침을 삼키며 검게 물든 면발을 젓가락 한가득 집어들고 입안에 넣노라면 이는 마치

입안에서 면발들이 쌍쌍으로 발레를 추는듯한 모냥새라고나 할까요...

눈가에 쌓이는 미소와 가슴에 들어차는 감동을 뒤로하고 뚫린 입과 주린 위장을 채우고 있노라면

금새 텅 빈 그릇과 마주하게 되더라고요.

이럴땐 왜이리도 작은 위장이 원망스럽던지....

크흑~ 이사간에 이런 글을 쓰고 있노라니  배고프기가 서울역에 그지없는데요.....

아~놔 이거 짭하겟티라도 끓여먹어서 대리만족을 할까...심각한 고민중에 있습니다.

아~ 역시나 세상은 슬픈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