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hin
경기도에는 '경기5악'이라고 불리는 뛰어난 암릉미를 갖춘 산이 있습니다. 포천 운악산, 과천 관악산, 가평 화악산, 파주 감악산, 그리고 북녂 땅 개성에 있는 송악산이 바로 이들 5악입니다.
관악산은 서울 관악구, 과천시, 안양시에 걸쳐있는 서울 남부의 진산으로 서울 북부의 북한산과 마주보고 있는 수도권 시민의 휴식처입니다. 주말이면 산객들로 발디딜틈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곳곳에 막걸리와 어묵 등을 파는 상인들도 무지 많지요. 자연 속이라도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물건을 들고와 구매가 이루어지는 걸 보면, 우리네 인생은 삶을 파고든 자본주의의 위력에서 벗어날 운명은 아닌 듯 합니다.
나는 사계절 중, 겨울의 관악산이 제일 좋습니다. 하늘을 갈라놓을 듯이 마루금을 타고 솟은 암릉 사이사이로 빼꼼이 모습을 내미는 하얀 눈꽃들의 향연은 갈색의 암릉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관악산은 사람들이 세워놓은 송신탑, 기상관측대, 방송탑, 참호 등이 들어차 있습니다. 오로지 인간의 이로움을 위한 이기심에 관악산은 아낌없이 자기 몸을 내놓은 것이죠. 흉측한 구조물을 이고 신음하는 관악산을 보면, 이게 서울 한복판에 자리잡은 관악산의 운명은 아닐런지요.
사진 1: 관악산 능선을 오르다 바라 본 사당동쪽 전경입니다. 운무가 짙어서 저 멀리 북한산까지 보이지는 않습니다
사진 2: 관악산 곳곳에는 군참호, 송신탑, 기상관측대 등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설치된 흉측한 구조물이 많습니다. 그래도 관악산은 이 무거운 짐들을 꿋꿋이 이고 있습니다
사진 3: 사당역에서 정상에 이르는 관악산 능선은 기기묘묘한 암릉의 전시장입니다
사진 4: 관악문입니다. 이 밑을 지나면 그 해 좋은 일이 있다고 합니다
사진 5: 운무 사이로 고개를 내민 KBS 송신탑입니다. 자연은 흉측한 인간의 구조물마저 아름답게 만드는 위대한 힘이 있습니다
사진 6: 관악산 정상에는 기상관측대가 있습니다. 아래 보이는 바위는 마치 말이 기도를 하는 듯 하네요.
사진 7: 관악산 정상은 거대한 한 뭉치의 바위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가을 주말이면 이 곳은 산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습니다
사진 8: 관악산의 명물, 연주대입니다. 칼날 같이 솟은 거대 암벽의 한 켠에 자리잡은 모습은 마치 인생의 걸고라도 구도를 하려는 수행자의 모습과 같습니다
사진 9: 자욱한 운무는 흉측한 인간의 구조물마저 아름다운 수묵화로 만들었습니다
사진 10: 산 아래 과천중학교 정문 옆에는 '관악식당'이라는 작고 오랜 식당이 있습니다. 이곳의 동태찌게는 정말 먹을 만 합니다. 그래서 나는 항상 이 곳을 하산길로 잡습니다
|
||||||||||||||||||||
예그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