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hin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되고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70년대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학사가수 박인희님이 불러 유명해지기도 한 박인환님의 '세월이 가면'이라는 시의 한 구절입니다. 지나간 사랑의 아쉬움과 그리움을 지극히 평이한 언어로 가슴 울리도록 만든 시입니다.
박인환님은 강원도 산골, 인제군 인제읍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 서울로 전학을 오게 되지요. 이 곳 생가터에 시인의 생애와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근사한 문학관이 들어섰습니다. 시인은 책방도 운영하고 기자생활도 했지만 크게 성공하지는 못한채, 우리나라 나이로 31살에 급사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남긴 시도 그리 많지 않고요.
박인환 문학관에 들려보면, 시인이 운영하던 서점, 그리고 자주가던 주막 - 시인은 매일 술을 마신 애주가라 합니다 - 등이 모형물로 전시되어 당시 풍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무료이고 옆에는 '산촌박물관'도 있습니다. 문학관을 둘러보는 데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1시간이면 충분합니다.
문학관에서 정신과 마음을 살찌웠다면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모이세칼국수'에서 장칼국수를 드시면 될 거 같습니다. 오랜 음식점은 아니지만, 칼국수 맛이 삼삼해서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찾는 곳이지요. 매운 걸 싫어한다면 그냥 바지락칼국수를 선택해도 됩니다. 스산해 지는 가을, 문학여행을 떠날 분들은 이곳 박인환문학관을 꼭 기억해주세요
사진 1: 박인환문학관에는 시인의 동상이 있는데 동상의 가슴 안에 들어가 앉으면 시인의 시가 흘러나옵니다
사진 2: 문학관 입구에는 시인의 약력이 적혀있고, 문학관이 들어서기 전 시인의 생가터 사진이 있습니다
사진 3: 시인이 운영하던 책방인데, 크게 재미는 보지 못했다 하네요
사진 4: 당시 명동거리를 재현해 놓았습니다. 그 때의 문학적 정취가 느껴집니다.
사진 5: 박인환시인이 활동하던 당시 음악다방의 모습입니다
사진 6: 시인이 운영하던 책방입니다. 책을 읽는 조각상은 아마 박인환 시인인듯...
사진 7: '은성'이라는 주막은 영화배우 최불암님의 모친이 운영하던 곳인데, 박인환님은 술외상값을 갚을 길 없어 '세월이가면'이라는 시를 써서 술값을 대신했다네요. '세월이 가면'은 이렇게 탄생된 시입니 다
사진 8: 문학관 옆에 있는 '모이세칼국수'집입니다. 맛이 괜찮더군요
사진 9: 문학관을 감상한 후 허기를 달랜 장칼국수입니다. 양도 많고 맛도 괜찮더군요
사진 10: 깊어가는 가을 날, 왠지 문학적 정취에 빠지고 싶다면 박인환문학관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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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