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hin
불암산은 수락산과 함께 서울의 북동부를 감싸고 있는 작지만 옹골찬 산입니다. 수락산은 서울을 등지고 있다 하여 소박맞은 산이라 불린 반면, 불암산은 작고 아담하지만 서울을 내려다 보고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 이곳을 지나가면 불암산이 올려다 보였지만, 지금은 발 아래 아파트가 들어서 있어 아파트를 헤치고 산의 속살로 들어 가야만 꼭대기를 간신히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시원한 골바람을 아파트가 다 막아버리고 있어 여름엔 서울의 온도가 올라가는 이유도 됩니다. 불암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촌은 온통 새하얗습니다
사진 1: 불암산 정산은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산 아래는 흰빛 아파트가 점점이 널려있습니다
사진 2: 불암산은 작지만 옹골찬 바위산입니다
불암산에서 아차산을 이어 가려면 도시화로 파헤쳐진 도로와 마을길을 걸어야 합니다. 중간에 아늑한 느낌을 주는 경춘선을 만나는 건 차라리 행운입니다. 하지만 그 행운도 지금은 사라졌습니다. 제가 이 길을 걸을 때는 마을 사이로 난 철로길이 향수를 잊은 우리 도시인들에게 과거를 이어주는 끈처럼 여겨졌지만, 아마 지금은 경춘선 직선화, 전철화로 인해 철길은 겉히고 흔적만 남았기 때문이지요. 우리네 기억은 이렇게 사라져 갑니다.
사진 3: 이 길을 이어 걸을 때 만났던 경춘선 철도 입니다. 아마 지금은 직선화로 겉히고 없을 듯 합니다
사진 4: 흔적 남은 산 등성이를 이어가다 보면 망우고개에 이릅니다. 여기를 건너면 아차산입니다. 이 길을 걸으면서 서울 시내에도 이름 없는 산줄기들이 간신히 호흡을 이어가며 이어지는 걸 알았습니다.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생명선처럼 말이죠
사진 5: 아차산에서 바라본 한강의 모습입니다. 이 곳은 과거 삼국시대의 격전장이 었습니다. 강은 생명이기 때문이죠
수락산과 불암산, 그리고 아차산을 이은 트레킹을 끝내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쟃빛 도시에 숨어 근근이 그 명맥을 어어가는 이름없는 산줄기들이 있음을 알고, 숙연해졌습니다. 인간이 그들을 절단내고 파헤치지만 끝까지 남아 우리에게 생명을 주려고 하는 것 같아서 입니다.
자연은 속살로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그 경외로움에 감탄하게 됩니다. 자연은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사진 6: 언젠가 겨울을 바라보는 시간에 아차산에 올랐습니다. 아침에 온 천지에 안개가 널려있었습니다
|
||||||||||||||||||||
마늘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