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남시 검단산에서 동백마을까지 50km 산길 걷기 | 경기 성남, 하남, 용인시
  • jshin I 2011.12.17 I 조회수: 1,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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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하남시에는 검단산이 있습니다. 이 지역이 개발되기 전, 산 아래에는 몇 안되는 쓰러져가는 막걸리 집이 간간히 오는 산객들을 맞이 하였지만, 지금은 온갖 음식점과 휴일이면 이 산을 찾는 산객들의 승용차로 발디딜 틈이 없는 수도권의 대표적인 '사람의 발길로 신음하는' 산이 되었습니다.

 

오래전 이 곳엔 구멍가게 하나가 있었습니다. 허리가 굽은 할머니가 막걸리와 라면을 준비할 때면, 방 안에는 아파보였던 중학생 손자가 구멍가게를 보곤 했는데 이들은 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삶의 터전을 내어주고 어디론가 떠나갔습니다. 아마 할머니는 손자의 병원비 정도만 손에 쥔채 쫓기든 자기 땅을 내어 줄 수 밖에 없었겠지요 

 

베트남 참전 기념비에서 시작, 45km에 이르는 산줄기를 따라 걷기 시작합니다. 휴일이라 사람으로 입구는 발디딜 틈도 없습니다. 검단산에 오르면 팔당호 쪽으로 훌륭한 경치가 펼쳐집니다. 살짝 얼어붙은 호수와 팔당댐의 웅장함은 아무리 멀리서 봐도 장관임이 틀림없습니다

 

사진 1: 베트남 참전비 앞에서 긴 산행을 시작합니다

 

사진 2: 검단산 정상에 오르는 길은 순탄하고 높지 않아 남녀노소 누가나 시간만 허락한다면 오를 수 있습니다

 

사진 3: 검단산 정상을 지나 내려다 본 팔당호입니다. 눈덮인 호수가 겨울의 정취를 만끽하게 해줍니다.

 

이 곳 검단산 줄기를 걷다보면 하남시 검단산 말고 남한산성에 이르는 곳에 똑같은 이름을 가진 산이 하나 있습니다. 남한산성 검단산은 공군부대가 자리하고 있어 출입이 허락되지 않지만 산 정상아래 있는 철판 깔린 거대한 헬리포트가 검단산 정상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철판이 달아올라 엉덩이 붙이고 앉기 힘들 정도이고 겨울에는 철판이 얼어붙어 앉아 있으면 엉덩이가 철판에 '떡'하고 붙는 느낌이 듭니다

 

사진 4: 검단산을 지나 산줄기를 끊은 도로를 지나 오르면 남한산성 유적이 산객을 맞이합니다.

 

검단산을 지나 산줄기를 끊은 도로를 가로질러 오르면 남한산성 끝자락을 만나게 됩니다. 남한산성은 최근에 정비를 마쳐서 인지 그 모습이 깔끔합니다만, 오히려 폐허로 남아 역사의 흔적을 알려주던 그 모습은 오간데 없어 나는 오히려 아쉬움이 짙게 느껴집니다. 새것, 개발만 좋아하는 우리네들은 조상의 역사적 흔적마저 '재개발' 해버렸습니다

 

사진 5: 남한산성 성벽은 깨끗이 단장되었지만옛날 우리네 조상들의 흔적은 오히려 말끔히 지워진 느낌입니다

 

사진 6: 여름의 남한산성입니다. 이 곳은 사계절 언제 올라도 산책길로는 최고입니다

 

사진 7: 산줄기 곳곳에는 이정표가 있어 산객들은 발길 가는 대로 가다가 내려오면 됩니다. 성남시에서는 시계종주를 하는 산객들을 위해 이정표를 깔끔하게 정돈해 놓고 있습니다 

 

남한산성 줄기는 도로로 끊긴 고개 몇 개를 넘으면 태재고개에 이릅니다. 분당신도시가 개발되기 전에는 산줄기가 태재고개를 거쳐 분당의 불곡산으로 이어졌지만, 지금은 차도가 뚫려 길로 내려서서 신호등을 건너고 다시 불곡산 줄기로 붙어야 합니다. 불곡산에 이르면 이제 산줄기는 고만고만한 구릉을 빚어놓으며 끊길 듯 끊길 듯 그 맥을 숨차게 이어 가다가 용인의 법화산을 만들어 놓습니다.

 

사진 8: 태재고개로 내려서는 곳에는 커다란 무덤과 계단이 있습니다. 여기서 산줄기는 인간의 개발명목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아스팔트 차도로 바뀝니다.

 

산줄기가 그 명을 다하고 낮게 내려서는 곳에는 잔혹한 개발의 상징, 골프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골프를 치는 분들이 방해를 받지 않게 간신히 남은 둔덕의 나무 숲에 몸을 숨기면서 클럽하우스에 이릅니다. 이곳에서 마주보는 등성이를 치고올라 느릿하게 걸으면 산줄기는 동백마을에서 그 명을 다합니다. 동백마을은 이미 대도시에 다름없는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되어 버렸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이름 없는 산줄기들이 사람의 편의를 위해 계속 파헤쳐지고 들어내어 지겠지요. 그래도 산은 아무 말 없이 우리에게 자신의 생명을 내어줍니다. 우면산 사태처럼 가끔은 오만한 우리네에게 따끔한 경고도 하면서 말이죠.

 

사진 9: 산줄기를 드러내고 만들어진 골프장은 인간의 오만하고 이기적인 개발의 상징에 다름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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