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이투어 오전 일정을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하러 한 식당에 들어갔다.

난 돈까스나베, 남편은 스시 도시락으로 주문.

남동생이 군대 말년 휴가를 나와 같이 여행 온 남매와 함께 앉아 먹었다.

처음에는 애인 사이인 줄 알았는데 ㅎㅎ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투어 도중 먹는 식사에 그리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또 눈 쌓인 길을 지나서 도착한 곳은..

 

 

 

카페 기타코보

 

 

 

저스트고에도 나온 곳인데 1989년부터 영업 중인 곳으로

비에이역에서 도보로 5분이라 하니 찾기도 그리 어렵지는 않을 듯 하다.

우리야 봉고차 타고 편안히 갔지만서도.

 

 

들어가자마자 풍기는 커피 볶는 향.

아담하고 따뜻한 느낌이 좋았다.

 

 

 

 

 

 

복층 구조로 2층에도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조용한 카페 주인 아저씨.

영어는 전혀 하지 못하시므로 별다른 대화 없이 우리는 커피만 홀짝거렸지만,

일본인 특유의 예의바름과 조용함이 인상적인 분이었다.

 

 

메뉴판

 

 

 

난 카페라떼 

 

 

 

남편은 핸드드립 커피.

 

원두커피 본연의 향보다 우유를 듬뿍 넣어 만든 밀키한 커피를 더 좋아하는 나로서는

커피 맛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할 건 없었으나

온통 흰 눈으로 덮인 그 날 비에이의 풍경, 따뜻한 커피, 나직한 목소리의 카페 주인장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내 마음 속에 남아 있다.

 

 

다시 투어 시작.

이번에 만난 건 크리스마스 트리.

 

 

 

 

 

 

정말 완벽한 크리스마스 트리 아닌가.

반짝거리는 어떠한 장신구 하나 없이 그 자체로만으로도 너무 멋진 크리스마스 트리.

 

 

 

잔가지들만 남은 저런 나무들의 모습도

설경에서는 너무 아름답게 보인다.

 

 

 

비바우시 소학교.

어떤 초등학교로 기억하고만 있었는데 찾아보니 나름 이곳의 상징적인 존재라고 한다.

저 뾰족한 지붕이 이곳의 포인트.

 

 

흰그림자님이 이 초등학교를 주제로 사진을 즐겨 찍는 작가에 대해 설명해 준 기억이 난다.

몇 장의 엽서까지 준비해서 보여 주신 기억이.

나중에 갤러리에 가서 직접 그 사진들을 볼 수가 있었다.

 

 

이곳은 시키사이노오카, 사계채의 언덕.

여행할 때는 지명도 모르다가 포스팅하면서야 찾아보는 이 게으름;

이곳의 마스코트 로루군.

로루짱도 있는데 사진을 못 찍었네.

 

 

저 눈 밑은 드넓은 꽃밭이다.

여름에 꼭 다시 와보고 싶은 곳.

 

 

 

이 도로 위에서도 사진이 너무 멋있게 나온다고 하여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철학의 나무

소지섭이 나오는 광고로도 유명한 나무라고 한다.

 

 

 

이 날 날씨가 너무 흐렸다.

그래도 나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군.

 

 

 

자작나무숲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답게 느껴진 곳이다.

마치 이수동의 그림 한 점을 보는 듯 한.

 

 

 

 

 

 

 

 

 

 

 

말이 필요 없다.

직접 가봐야 한다.

 

 

 

타쿠신칸(탁신관)

마에다 신조라는 사진작가가 촬영한 비에이의 풍경 사진들을 볼 수 있는 곳.

아까 비바우시 소학교 사진들도 그 작가가 찍은 거라고 하는데..

제주도의 김영갑 갤러리가 생각난다.  

 

 

그리고..

정말 내 평생 기억에 남을 대설산에서의 온천.

 

 

 

온천이라 생각해서 투어 도중 옷을 갈아입을 일도 걱정이고 좀 귀찮기도 했지만 하기로 했는데 정말 하길 잘했다.

노천 온천일 줄이야!

그것도 이런 대설산 안에서.

 

 

 

 

 

 

원래 이 곳은 마을 사람들이 이용하는 동네의 작은 온천으로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곳은 아니다.

실제로 마을 소년이 온천하러 왔다가 우리를 보고 신기한 듯이 바라보기도 했는데..

흰그림자님 투어가 아니였다면 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

 

 

마트에서 사 온 삿뽀로 클래식과 오징어 안주와 함께.

밑은 뜨뜻.. 위로는 흰 눈이 펑펑 쏟아지고..

정말이지 아직도 신비로운 풍경으로 남아 있다.

 

 

 

 

 

 

봉고차 안에서 몸을 말리고 옷을 갈아입느라 애를 좀 먹기는 했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그리고 한 일행분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서 가게 된 닌구루 테라스.

어딜 가볼지 무엇을 볼 지 전혀 공부하지 못하고 저스트고만 들고 간 우리는 그게 어딘가 했는데

숲 속에 통나무 오두막 상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밤에 불빛들이 반짝거려 예쁜 곳이다.

 

 

 

 

 

 

 

 

 

 

실제로 보면 그냥 그런데 사진으로 찍어놓으니 분위기가 더 좋구나.

 

 

 

상점에는 아기자기한 장신구들을 많이 팔고는 있는 것 같았으나

안에 들어가는 손님들도 별로 없고 앉아있는 주인들도 그다지 팔고자 하는 의지가 보이지는 않았다.

그냥 이 상점들이 모여 있는 것 자체가 하나의 구경 포인트인 듯.

 

 

카페도 있지만 딱히 마실만한 건 없었다.

 

 

 

마치 요정의 마을처럼 예뻤던 닌구루 테라스.

 

그래도 여기 대신 원래 가려고 했던 곳이 어디였는지 궁금하다.

사실 이곳은 사진이 좀 예쁘게 나오는 것 빼고는 그다지 볼거리가 없어서 좀 아쉬웠다.

 

 

..

이번 북해도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비에이투어.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물론 운 좋게 좋은 투어를 알게 된 것도 있고, 무엇보다 그 대설산의 풍경은 그것 자체로 뭉클함이 있었다.

 

사진들을 찾아보니 사계절마다 너무나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 이곳 비에이 후라노 지역인데

꽃이 만발하는 다른 계절에도 꼭 다시 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