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칼
낙동정맥종주 3구간 산행
산행일자/2011년 11월11일~12일(무박2일)
산행구간/석개재ㅡ>답운재(답운치) 도상거리 24.2km
소재지/경북 봉화군 석포면/ 경북 울진군 서면 일원
낙동정맥 종주를 한다는 연락을 받고 마음의 준비를 하면서도
날씨가 좋아야 하는데 하는 바램이 가득하게 마음을 채운다.
지난달 산행을 계획했으나 비가 오는 바람에 취소된 적이 있었던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계획된 일이 차질을 빚는다는게 찜찜한 일이기 때문이다.
오가는 길이 산행시간과 엇비슷할 정도로 거리가 먼 것도 이왕 떠나는 마당에
날씨까지 좋다면 얼마나 즐거운 일이겠는가.
1구간 산행을 위해 출발할때나 2구간을 떠날때나
꼭 따라다니는 수식어중 하나가 비와 인연이 많다는 것이었으니
덕분에 대원들의 고초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는 산행 후일담이었다.
다행히 이번 구간은 날씨가 좋다는 일기예보가 마음을 홀가분하게 해준다.
11일 늦은 저녁 9시에 신천에서 전 대원이 탑승하여 출발
산행 들머리인 석개재에 도착하니 자정이 지난 12시30분이었다.
어둠이 짙게 내린 석개재에서 산행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는데
지난날과 달리 으스스한 한기가 몰려드는가 싶더니
금새 추위를 느낄 정도로 온몸이 으슬거린다.
먹어야 갈 수 있고 먹은 만큼 간다는 철칙도 추위앞에선 공허한
메아리로 느껴진다.
얼른 출발하자며 떠나는 대원들을 배웅하는 마음이 못내 아려온다.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헤드렌턴 불빛들이 안개랑 한기에 가물가물 사라지는 모습이
마치 어쩔 수 없는 사명감에 이끌려가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리라.
지난날 혼자서 단독종주를 할 때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일게다.
그때 새벽 바람에 출발하는 내 모습이 다른이가 봤다면 이렇게 비춰졌을까?
대원들이 떠나고 혼자 남은 석개재의 밤공기가 너무나 싸늘하고 을씨년스럽다.
짙게내린 안개랑 어둠이 한기까지 몰고 오니 더 이상 이곳에 머물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
일단 답운치로 가야겠다 싶어 차를 몰고 봉화군 석포방면으로 달려갔다.
석개재에서 약10km 남짓되는 거리를 꼬불꾸불 달려가자 어둠에 잠긴 석포면이 나오고
수능을 마친 청소년인듯 늦은 시간인데도 차가운 길가에 앉아
속닥거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 세대도 저런때가 있었겠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뜻 모를 쓴웃음이 배어 나온다.
난 학창시절의 추억이라곤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 6학년 밖에 없으니..
괜시리 가슴이 저민다.
석포면을 지나 현동방향으로 방향을 잡고 달려간다.
오지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봉화군 석포면을 지나고 소천면에서 현동 방면의
산길을 가는데 길이 낯선데다 짙은 안개가 시야를 가려서 거북이 운전을 해야했다.
물론 바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서두를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오가는 차량하나 없는 오지의 밤 낯선길을 간다는 생각이 들자 느긋한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던 습관과 달리 두손으로 핸들을 놓칠세라 꼬옥 붙들고
바짝 긴장한 모습으로 안개속을 헤쳐나갔다.
무서버서..!#!@ㅎ
후후^^이런 내 모습을 지금 연상하면 우습기도 하고
겁이 없다고 생각한 내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고.
암튼 소천면을 지나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차안에서 잠시 잠을 청하기로 했다.
아침까지 시간이 푸짐했고 답운치로 간들 혼자 있어야 하는 부담 때문에 더욱 그랬고
인적없는 곳 보다는 그래도 사람이 있는 곳이 마음이 편안핬기 때문이었다.
너무 추워서 잠을 깨니 아침 6시가 막 지나고 있었다.
그럭저럭 눈을 붙였으니 기지개를 켜도 몸은 무겁지 않은데
밤새 산행을 하는 우리대원들은 얼마나 고생을 할까?
이 생각이 드니 편히 자고 있었던 내가 미안하기도 하고 뭔가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헤집고 다닌다.그래 일단 답운재로 가자.
부르릉!
경쾌한 엔진소리와 함께 답운재를 향해 어둠이 내린 거리를 달린다.
현동으로 가는 길목 갈림길에서 답운재로 우측으로 방향을 잡고 얼마간 오르자
고갯마루가 나오고 차를 세운채 살펴보니 답운치였다.
답운재라고 하더라만 답운치라고 부르는게 산꾼들은 더 친숙하게 느껴지므로
그냥 답운치로 부르고 싶다.
짙은 안개가 오락가락 하는 모습이 차안에서도 감지가 되는걸 보면 밤새
이곳에 안개로 가득한 지역이라 시계 제로 상태였다는 생각이 든다.
바람이 몹시 부는걸 보니 엄청시원하겟다 싶어 밖으로 나갔는데 에궁!
너무 춥다@
추운게 아니라 오금이 저릴 정도로 오싹해지는 이곳에서 대원들이 올때까지 기다린다는건
상상도 못할 정도로 고생을 하겠구나 싶었다.
무얼할까? 생각한게 산행을 하는거였다.
통고산으로 길을 떠나며!
처음엔
불영계곡으로 드라이브나 할까?
그렇게 하더라도 대원들이 하산할때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을것 같고,
딱히 갈 곳도 없는것 같았는데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하나,
통고산에 다녀오자는 것이었다.
지도가 있었다면 좋으련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날 홀로 종주를 한 기억이
떠오르니 자신있게 다녀와도 될성 싶었다.
간단한 간식과 식수를 배낭에 담아 출발 통고산으로..!
혼자 떠벌리며 힘차게 통고산의 등산로를 오르기 시작했다.
세찬 바람과 함께 밀려드는 햇살,
그리고 안개가 무리지어 서있는 나뭇가지 사이로 쉴새없이 뜀박질을 한다.
누워있는 낙엽을 일깨우면서..
찬바람에 옷깃을 세운채 능선을 오르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등줄기가 따뜻해진다.
반면 손가락은 춥다고 아우성인데..!
짙은 안개로 덮혀있던 능선들이 동해쪽으로 햇살이 오르면서 길을 비켜준다.
아니 비껴가는게 아니라 바람의 성화에 애써 못이기는척
산 아래로 물러나는거라 여겨도 좋겠다.
나뭇가지에 앉았던 안개는 안개비가 되어 부는 바람에
속절없이 흩뿌려지고 어깨며 머리에 뚝뚝 떨어진다.
어느정도 올랐을까!
우측계곡으로 바다가 보인다.
엥?
ㅎ그것은 바다같이 보이는 운해였는데 장관이라 여겨도 좋았다.
확트인 조망이 못돼서 아쉽지만 그나마 나무가지 사이로 들여다 보이는
저곳은 어디메쯤 되는것일까?
지도가 없어서 가늠은 안되지만 봉화군 소천면 정도 되는것 같은데..??
그냥 지나치기 아까워 카메라에 담는다.
나뭇가지가 성가시게 방해를 하는것도 아랑곳 않고 꾹꾹 눌러댔는데!
만족한 화면이 안나온다.
좀더 가면 전망좋은데가 있을지 모르겠다싶어
숨이 차오는것도 개의치 않고 한달음에 걸어 갔지만 울창한 굴참나무랑 금강송들이
하늘을 가리고 있어서 종내 마음에 드는 사진을 담지 못했다.
신갈나무 사이로 얼핏설핏 조망을 감상하면서
몇개의 봉우리를 넘나들었는지 종잡을수 없을즈음 헬기장이 넓은
통고산 정상에 올라섰다.
먼발치로 보이는 울진 방향의 아스라한 조망이 흐릿하게 다가오고
아까 보았던 소천면의 운해는 언제 그랬냐는듯 흔적없이
말끔히 청소가 되어 있었다.
통고산/通古山
경북 울진군 서면 소재.
높이는 1,067m.
울진구역의 낙동정맥의 주맥으로 동쪽으로는 불영사 계곡과 왕피천의 주요 수맥이 되며
서쪽으로 흐르는 물은 낙동강으로 흘러가는 상류천에 해당된다.
한국토종 소나무 자생군락지로 유명한 불영사 계곡을 잉태하고 있는 곳이며
주위에 왕궁목재로 이용되던 황장목 보호구역이었던 곳도 있으며
울창한 산림을 이용 개발한 통고산 자연휴양림이 있는 곳이다.
각종 나무마다 팻말이 붙어있는 등 가족단위로 나들이 하기엔 안성맞춤이고
산장들은 통나무로 지어져 있고 이름도 '머루랑', '다래랑' 등
자연 그대로의 분위기를 살린 곳이며 삼림욕장 개장과 동시 임산 도로의 개설로
접근이 쉬워진 산이기도 하다.
왕피천은 수량도 풍부하고 1급수로써 어종이 다양하며 특히 은어가 유명.
또한 왕피천 하류에는 경북 내수면 연구소가 소재하며 여기서 방류된 연어, 치어들이
저멀리 태평양 알라스카를 돌아 모천인 이곳으로 돌아오는 연어회귀 하천으로 유명하다.
통고산이란 이름은 실직국의 왕이 다른 부족의 왕에게 쫒겨 이 산을 넘으면서
통곡했다하여 통곡산으로 불려지다가 통고산으로 부르게 됐다 한다.
실직국/悉直國
강원도 삼척 지역에 있던 삼국시대 초기의 소국.
실직곡국(悉直谷國)이라고도 한다.
102년(파사이사금 23)에 경상북도 안강(安康) 지역에 있던 음즙벌국(音汁伐國)과
영역문제로 다투어 종주국인 사로국(斯盧國: 신라)에 해결을 요청하였는데,
음즙벌국이 사로국과 대립하다 멸망되는 것을 보고 사로국에 자진 항복하였다.
그후 105년에 다시 사로국에 대항하여 반란을 일으켰으나 곧 진압되어,
주민들이 모두 사로국 남쪽으로 강제 사민(徙民)되었다.
실직국은 사로국이 진한(辰韓) 연맹체의 맹주로서
주변의 다른 나라들과 병존할 때에는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었으나,
사로국이 주변의 소국들을 병합시키며 세력을 확대해나가는 과정에서
독립된 정치세력을 유지하지 못한 채 소멸되었다.
삼척 지역은 고구려와의 국경 부근에 위치한 곳으로,
신라는 이후 이 지역에 최초로 주(州)를 설치하여 전략적 요충지로 삼았다.
(자료: 담아왔음)
통고산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하면서 지난날 이곳을 지나던 순간을 회상해본다.
그때는 오월이라 붉은 병꽃나무랑 각종 이름모를 꽃들이
벌과 나비를 부르고 있었는데 지금은 황량한 나뭇가지들이 바람에
온몸을 떨고 있으니 격세지감이란 이를두고 하는 말인지..!
다시 돌아가야할 시간이다.
오전 10시가 지나고 있으니 답운치까지 가서 대원들을 기다려야 하므로 서둘러야 한다.
꼭 절반이 남은 거리라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한다.
ㅎ 그래도 자칭 준족이라 ..!ㅎ
돌아가는길은 이곳에 올때보다 바람도 온순했고 조망도 더 좋았다.
안개가 그치고 햇살이 퍼졌기에 그늘이 사라진 때문일까?
답운치에 도착하니 아직 대원들이 올 시간이 안된것 같다.
오전 11시가 넘어서고 시간 여유가 있어서 차안에서 잠을 청했는데 너무 춥다.
시동을 걸고 기다릴까 하다가 괜히 기름만 축내는것 같아서
바깥에서 산책을 하며 대원이 오길 기다린다.
12시가 좀 지나자 대원들이 도착했고 반가운 모습을 악수로 맞이한다.
기념촬영을 한 후 울진으로 고고^^
불영게곡을 지나 울진에서 점심먹고
울산으로 무사히 귀가했다.
함께한 대원들 무박2일 산행하느라 수고많았습니다.
사진 감상하면서 저와 함께 통고산으로 가보시죠.
여긴 석개재에서 3구간 출발전의 모습입니다.
석개재 정자에서 산행준비를 햇는데 어찌나 추운지..
답운치로 와서 안개짙은 답운재의 도로를 담아봅니다.
통고산으로 고고!!
가다가 담아본 생강나무의 아리따운 모습
안개랑 바람이 반겨주는 울창한 숲은 싱그러움 그 자체였습니다.
투영되는 빛 사이로 안개비가 쏟아지고
숲은 새생명을 위해 흠뻑 습기를 갈무리 합니다.
2005년도에 이곳을 지날때엔 어둠이 내린 새벽이었는데
빛이 투영되는 시간에 가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멀리 진조산 방면의 운해를 담아봅니다.
낙엽송으로 뒤덮힌 울울창창 숲속의 아침!
운해를 이룬 소천면 방면의 아침
경북 봉화군 소천면으로 보여집니다.
조망이 안좋아서 더 좋은 조망을 찾아 길을 떠납니다.
바람은 손끝을 아리게 하고
잘려나간 나무들은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숲속에 숨어든 안개들은 햇살이 원망스러운가요?
? 이름 모를 흔적도 새봄을 기다리고 있겠죠.
조금 높은곳도 조망이 안좋긴 매일반인가 봅니다.
육중한 금강송이 반겨주는군요.
흐~미!@!@
놀랍습니다.
통고산 자연휴양림 방면
울울창창 금강송이 세월을 먹고 있네요.
임도에 내려서고
다시 산을 오르고 그리고 파아란 하늘을 그려봅니다.
지난날의 시간은 소리없이 흐느끼고
쓰러지는 아픔은 삶의 포기가 아닌 또다른 희망을 잉태합니다.
좌측으로 내려서면 통고산 휴양림으로 갈수 있는데..!
우측으로 올라갑니다.통고산으로
드넓은 헬기장이 나오고 산불감시탑이 보이는 저곳
아래가 통고산 정상입니다.!
울진방향인데 온통 산산 산입니다.
통고산 정상석을 담아봅니다.
휴양림까지 3.5km라는군요.
통고산 유래문
털옷입은 씨앗
통고산 정상에서 다시 답운치로 갑니다.
봉화군 소천면 방면을 담아봅니다.
너구리가 자고 갔나봅니다.
미슬토라 하는 겨우살이입니다.
아까 올때보다 선명한 모습이 보기 좋더군요.
둘 인듯 하나인 연리목들
호랑나비 꼬치 맞는지요?
마지막 금강송 군락지를 지나면서
단풍이 곱게 물든 곳을 지나갑니다
고목이라 불러도 좋을까요?
낙엽송 군락지를 지나고
운지버섯도 담아봅니다.
운해로 뒤덮혔던 소천면의 모습인데 ?
솔가지 사이로 주거지가 보이네요.
다시 답운재로 가는길에 작은 산죽거리를 담아봅니다.
답운재에서 반기는 쑥부쟁이를 만났고요.
찬바람 부는 답운재에 대원들이 도착합니다.
무사히 도착한 대원들이 서로를 격려하며 노고를 치하합니다.
짧지 않은 산행길!
기나긴 야간산행을 마치고 온 피로감도 있으련만
포즈를 취하는 모습은 여유가 넘치는것 같습니다.
이 모습 변함없이 다대포 몰운대까지 웃으며 갈 수있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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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너미워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