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칼라하면 무슨 단어가 떠오르세요? 라스칼라는 이태리 밀라노의 오페라극장 이름이기도 하죠? 하지만 오늘은 서울에 있는 레스토랑 라스칼라로 향합니다. 들어서는 순간 느껴지는 라스칼라의 분위기. 돔형의 높은 천정과 무대. 그리고 복층으로 이루어진 실내는 마치 오페라 하우스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묘한 설렘이 있는 그 곳, 라스칼라에서 멋진 저녁 식사를 시작해 봅니다.
라이브 뮤직 레스토랑 '라스칼라(La Scala)'. 1989년에 오픈 했다고 하니 벌써 20년이나 된 레스토랑입니다. 실내는 오페라하우스처럼 가운데에 작은 무대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공연도 한다고 하네요. 오늘 저녁은 무대가 잘 내려다보이는 2층에 자리를 잡습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의 손을 잡고 간 프랑스식 레스토랑이 10년 20년이 지나고도 그대로 남아 좋은 사람들과 같이 올 수 있다면, 그만한 즐거움이 또 있을까요? 자주 바뀌는 레스토랑들보다 내가 기억하는 추억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 라스칼라를 방문해 봅니다. 약간 낮은 듯한 천정과 사이사이 기둥들. 그리고 그 당시에 유행했던 전등들도 그대로네요. 추억을 기억하는 곳 라스칼라에서 분위기 있는 저녁을 시작합니다.
라스칼라에서의 저녁은 DINNER A_스테이크 코스(58,000원/VAT별도)로 합니다. 식전주로 레드와인을 준비해 주십니다. 가볍고 부드러운 목넘김으로 오늘의 저녁을 시작합니다. 에피타이저인 불란서식 달팽이 요리(French Style Snail with Herb Butter). 프랑스의 대표적인 전채요리인 달팽이 요리는 골뱅이나 소라 등의 쫄깃한 치감과는 다르게 보들보들 야들야들하게 씹히는 달팽이살, 향긋한 허브 버터 소스와 함께 먹으면, 진한 풍미 속에서도 은근하게 느껴지는 달팽이의 쌉싸름한 여운이 매력 있는 요리입니다.
적당한 농도의 어니언스프(French Onion Gratin Soup)입니다. 스푼으로 훌훌 떠먹으면 고소한 맛이 부드럽고 진하게 퍼지고, 롤빵을 푹 적셔 촉촉하게 엉기게 해서 먹으면 달근한 맛과 향이 돌아 또 다른 맛을 즐길 수 있어요~
바닷가재와 노란색 샤프란 소스의 환상적인 만남! 바닷가재 요리와 샤프란 소스(Poached Lobster with Saffron Sauce)'입니다. 부드러운 느낌의 샤프란 소스가 만들어 내는 이 환상적인 색감! 여기에 통통한 바닷가재 살이 두 개나! 껍질이 발라져 있어 먹기에 불편하지는 않네요. 마음만 먹는다면 두 개를 한입에 꿀꺽~해도 괜찮은 크기 입니다. 부드럽게 씹히는 바닷가재의 맛이 음~ 환상입니다.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겠죠? 무공해 특수야채 샐러드(Special Vegetable Salad)입니다. 아삭거리며 풍성한 수분을 자랑하는 샐러드는 신선하고 깔끔해서 여성분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합니다. 특히 투명함 자체가 참 좋았던 샐러드 그릇. 기분 전환하기에도 그만일 듯 합니다.
오늘의 특별 샤벳! 연녹색의 그 것입니다. 메인 디쉬가 나오기 전에 전채로 먹은 입맛을 한
번 청량하게 씻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해요. 특별히 준비해 주신 샤벳이라 늘 준비되는 지는 모르겠어요. 오늘의 메인 디쉬인
소안심 스테이크가 등장합니다!
그릴에 구워 석회 자국이 그대로 드러난 스테이크와 달리 라스칼라에서는 고기를 먼저 팬에 구워서 소스를 뿌리고 다시 오븐에 굽는, 팬브로일드 스테이크를 준비해 주십니다. 이는 라스칼라만의 특별함으로 정통을 그대로 고수하고 계신다고 하시네요. 덕분에 표면이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질감을 느낄 수 있어서 더욱 좋네요. 음~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듯한 느낌? 스테이크를 잘라먹는 게 아니라 살짝 찢어먹는 듯한 고깃결을 느낄 수 있어요. 오늘의 특선 디저트! 레드 와인을 적신 배입니다. 색감이 너무 예뻐서 먹기 아까울 정도입니다. 깔끔한 차로 오늘 라스칼라에서의 저녁을 마무리합니다.
오늘 지인들과의 저녁에는 팝페라 솔로&듀엣과 여러 장르의 피아노 삼중주 공연이 있었구요, 그리고 생일을 맞은 손님이 있어서 깜짝 축하 순서도 삽입되었습니다. 이렇게 라스칼라에서 준비하는 공연 외에도 생일, 프로포즈 등 라스칼라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무대를 공유해 주시는 센스까지! 맛있는 음식은 물론 멋진 분위기, 추억을 간직한 곳. 즐거운 경험, 소중한 경험을 만들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곳이 아닐까 합니다.
무대 바로 앞에서 식사 하는 것도 좋고, 탁 트인 시야를 느끼는 2층에서의 식사도 멋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작은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과 요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구조랄까요?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좋고. 특별한 날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에 딱인 곳입니다. '11번가의 기적'이라는 영화에서 오랫동안 남아 있는 추억의 그 곳처럼, 라스칼라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는 그런 곳이길 바랍니다.
오래된 추억의 프랑스식 레스토랑 컨셉의 라스칼라. 낡은 서랍 속의 보석 상자를 꺼내듯 편안하게 향수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외국인들과 같이 식사 하기에도 괜찮은 곳이네요. 또 음악을 들으면서 식사를 할 수 있어 여고 동창회 등 주부님들의 모임도 많다고 해요. 추억을 떠올리며,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이 아닐까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