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게 근사한 한끼를 대접해 줄 테니, 먹고 싶은 것을 말해봐라라고 말한다면....
나는 망설임없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맛있는 한우가 포함된 한식 요리집이요."

블로그를 시작하고 맞게 된 고급체험단 후기에 기억을 떠올려보면
항상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설마중>이다.
양재에 위치한 고기집인데, 고급스런 인테리어와 대부분 독립된 공간으로 구성된 점.
하나 같이 맛깔스런 반찬이 줄줄이 나온 후, 마지막에 기름진 고기로 마무리하는 코스.
모르는 사람들과 각자 처음 먹고 탄성을 질렀던 그 기억이 떠오른다.

오늘 방문한 백제원은 그런  <설마중>과 비슷한 느낌을 지향하는 곳이다.

백제원

강남구 테헤란로 152 강남파이낸스센터
매장번호 : 02-2051-1122

깔끔한 구성에 실내.
홀은 없고 최대한 독채로 구성해놓았다.
특히 인상적이였던 것은 독채의 모습.

깔끔한 실내의 모습.
한지를 이용하여 네이밍을 적어놓은 고급스런 센스며,
정원처럼 작게 꾸며놓은 배경이며, 테이블까지.
고급스럽다는 말이 바로 터져나올 수 밖에 없는 분위기.

코스요리의 시작은 아무래도 동치미와 호박죽이 아닐까 싶다.
간단하게 속을 달래고 본 게임에 들어간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역시나 샐러드.
축구선수가 경기 전, 워밍업을 하듯 우리 위에게도 몸을 풀 기회를 줘야한다.
큼지막하게 썰어낸 채소들이 인상적이였으며 2가지 소스를 같이 넣어 버무려 먹는 것도 특이했다.

영롱한 빛을 내는 육회가 나왔다.
달콤한 배 위에, 육회와 벌꿀 그리고 인삼이 함께 나왔다.
인상적인 것은 벌꿀을 주는 곳이 처음이였다는 것.
그리고 또 인상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샐러드와 함께 기름진 전이 나왔다.
방금 막 부친 전으로 표면에 보이는 기름막은 보는 이의 식욕을 자극한다.
젓가락으로 살짝 집어보니 바스락 거리며 맛있는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녀석.
파전을 먹어보고 이 곳의 음식은 기대해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장조림에 사용하는 우두살(?)과 도가니가 들어있었다.
개인적으로 콜라겐이 가득 들어간 뭉글뭉글한 식감의 도가니를 좋아하는 지라 반가웠다.
앞서 나온 메뉴가  '녹두전' / '육회' 였기에 육식을 상쇄할 수 있는 메뉴가 나올 줄 알았는데
또 고기라니. 고기매니아인 나에게는 너무나 반가웠다.

밑에 깔린 부추와 곁들이면 금상첨와.
건강에 좋은 도가니이기에 부담없이 냠냠.
김선생은 도가니를 좋아하지 않아서 나만 횡재한 느낌.

드디어 메인 코스.
보기만 해도 군침이 고이는 양념소갈비 2인분이 등장했다.
지난주 갈비맛집으로 유명한 <대성갈비>를 먹었는데

하나같이 버릴 것이 없던 메뉴들
고기와 곁들여 먹기 좋은 채소들이 많이 나와 느끼할 새가 없었다.

솜씨 좋으신 서버가 맛있게 구워주신 숯불갈비. 
더 이상 어떤 형용사가 필요할까.

강한 숯불로 겉을 코팅시킨 소갈비는 양념의 맛과 불의 맛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입안에 넣으면 미끈거리는 기름과 불맛 그리고 육즙이 동시에 터진다.
조금 많이 먹었다 싶으면 지겨울 수 있는데, 씁쓸한 맛, 짭쪼름한맛을 지닌 다양한 채소들과 곁들이면

내 생애 최고로 맛있었던 전복 요리.
신라호텔에서 서비스로 주던 전복도 식고 맛이 없어서 한 입 물고 버렸었다.
그런데, 이 곳 전복은 버터향이 은은하게 나면서 촉촉한 식감과 비린맛이 전혀 없는 그야말로 퍼펙트.

"아 이 맛에 전복을 먹는구나"
라는 느낌을 처음 준 곳이다.

마치 KFC에 나오는 가루를 묻힌 새우가 등장한다.
크리스피한 맛을 예상했지만 그렇지는 않고 튀긴 새우보다 조금 덜한 식감의 맛.

보통 찌개와 밥으로 마무리를 하는데, 이 곳은 만두국이라 조금 특이했던 느낌.
그런데, 만두국 그릇이 밥그릇만큼 작아서 좋았다.

5알 정도가 들어있고  정말 맛있다.
국물은 사골국물이라기 보다 우리가 떡볶이집에서 자주 먹는 오뎅국물.

달달한 단호박 쥬스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모든 코스를 마치는 데 걸리는 시각은 2시간정도.
우리는  특히  여유있게 이야기 하면서 먹었기에 좀 더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