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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 일이다.
과거 마이크로 컨트롤의 대가로 불리우던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황제 임요환이다.
마린 3마리로 러커를 잡는다든지, 아니면 소수 벌쳐로 저글링을 요리하는 그의 신에 가까운 손놀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제자라고 불리우는 최연성이 등장했다.
그는 임요환 같은 컨트롤은 가지지 못했다.
다만, 누구보다 빨리 앞마당을 먹고 많은 자원을 바탕으로 물량을 뽑아냈다.
마린 3마리로 러커를 잡진 못하지만, 마린 30마리를 뽑아내고, 소수 벌쳐로 저글링을 요리 하지 못하지만
다수의 벌쳐로 저글링을 요리하는...
그는 컨트롤이 게임의 흐름이 아니라 유닛을 많이 뽑아내는 것이 게임의 흐름이라는 것을 알았고
유닛을 뽑아내기 위해 중요한 것은 '수비력'과 '자원력'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스타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다.
누구나 기존의 틀에서 No.1이 되고자 노력하지
현재 판을 뒤집고 새로운 판을 짜려고 하는 시도를 '감히'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패러다임의 변화는 인내와 도전 그리고 용기를 필요로 한다.
새해 벽두부터 나는 아주 기분 좋은 짜릿함을 맞이했다.
서울 최고의 고기집 중 하나라고 꼽히는 곳에서 이런 패러다임의 변화를 느꼈기 때문이다.
여태까지 내 머릿속에서의 '쌈'이라는 것은 당연히 채소 속에 고기가 쏙 안겨서
입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어제부로 그런 생각을 지우기로 했다.
고기가 채소를 안아 버리는 곳이 있었기 때문....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교대 맛집 교대이층집에 대한 촬영기를 시작하겠다.
교대이층집
서초구 서초대로 50길 24 청화빌딩 2층
매장번호 : 02-525-6692
영업시간 : 11:00 ~ 01:00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매우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테이블이 각자 구획되어 따로따로 놓여있었던 것.
윗 사진과 같은 구성으로 대략 4덩이로 나뉘어져 있었다.
이런 테이블 구성은 일전에 한번 만난적이 있는데.... 바로 <백화 양곱창>에서였다.
알고 봤더니 이층집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은 내 예상대로 백화양곱창에서였다고 김슬기 대표가 전한다.
스탠드바 형식의 아주 특별한 공간 연출이 마음에 들었고 그 길로 실내 인테리어를 이렇게 하기로 정했다고 한다.
김대표의 경우 식당을 차릴 떄, 가장 신경쓰는 것은 맛보다 '인테리어'라고 한다.
그래서 남들보다 훨씬 인테리어에 투자를 많이 하며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편안하게 먹을 수 있을까 고민한다고 한다.
SNS가 지금처럼 발달한 시기도 아닌 예전부터 이런 생각을 했다니...
이제 약관의 30대 중반의 나이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의 기호가 '입'에서 '눈'으로 넘어갈 것을 누구보다 빨리 예측했던 것은 아닐까?
밑반찬이 등장했다.
묵은지와 갓김치, 고추절임과 파무침, 명이나물 그리고 순태젓갈이 나온다.
기름진 고기와 잘 어울리는 친구들이 아닐 수 없다.
특이한 것은 '쌈'을 따로 내지 않는 다는 것.
잘 되는 곳은 하나씩의 크랙이 존재한다.
<하남돼지집>은 한우집에서나 사용하던 명이나물이라는 용병을 고용하여 대중적 고기시장을 평정한 것 처럼,
어떤 식당이 잘 되기 위해서는 뛰어난 용병 하나 정도는 고용해야한다.
교대이층집은 시원한 해물팅을 크랙으로 사용하고있다.
신선한 채소들과 새우, 홍합등으로 시원한 맛을 내고 있는데
주당들에게는 따로 탕을 시킬 것 없이 이것만으로 소주를 비워낼 수 있는 좋은 동반자 같은 메뉴다.
자극적이지 않고 슴슴하면서 적당한 매콤함은 어디와도 잘 어울린다.
보통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혹은 계란찜과 같은 메뉴들을 내오는 현실에서 해물탕의 서브는 굉장히 신선했다.
꽃삼겹 2인 (28.000원)
이곳의 시그니쳐인 꽃삼겹이 나왔다.
비주얼이 정말예술적이다.
삼겹살을 어떻게 이렇게 내올 생각을 하셨을까..?
마치 차돌박이처럼 얇게 썰어낸 삼겹살에 고기와 적당히 붙은 지방이 조화롭다.
고기를 불판에 올리면 바로바로 익기 때문에 굽기도 편하고, 태울 염려도 없다.
처음에 친절하신 서버가 먹는 방법을 알려주시는데,
먼저 고기를 적당히 익힌 뒤, 대파와 순태젓갈 그리고 살짝 익힌 명이나물을 조합해서 함께 먹는것이다.
정말 환상적인 맛이다.
여태까지 패러다임을 완전히 깨버리는 모양새.
적절히 구운 고기의 기름향과 향긋한 대파, 그리고 그 안에서 맛을 잡아주는 순태젓갈과 명이나물의 조화는
나도 모르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수 밖에 없었다.
왜 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찬양했는지 알 수 있는 순간.
김선생과 함께라 소주 일병은 하지 않았지만 소주 한 병 주문해서 먹을 뻔 했다.
고기에, 고기에 의한, 고기를 위한 곳
고기쌈이라는 패러다임에 변화는 나에게 짜릿함을 던져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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