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래마을 비스트로 <비스트로 뽈뽀>입니다.

오래전부터 식도락 사부님들과 친구들에게 들어서

잘 알고 있엇지만 와 볼 기회가 없었는데,

8월 한 여름 비가 보스보슬 내리는 날 밤에 방문했습니다.

뽈뽀(Polpo)는 이탈리아어로 문어라고 하네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깔끔하고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아주 훌륭한 요리들을

맛있게 먹은 훌륭한 음식점이었습니다.

작고 깔끔하고 아담한 분위기인데,

일식집 닷찌 같은 곳도 있군요.

일식집에서는 요리사와 대화를 나누면 한잔도 하지만

비스트로의 닷찌는 어떤지 상상이 안됩니다.

한 번 경험해보러 혼자 가보고도 싶어집니다. ㅎㅎ

서래마을치고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

그런가요? ㅎㅎ

저희가 앉은 식탁인데

개인접시의 색깔이 다 다릅니다.

요런 작은 세심함, 배려가 저는 아주 좋습니다.^^

저희는 다섯명.

주인장 맘대로를 주문했습니다.

주인장이 그날그날 좋은 것을 알아서 해주는 것이지요.

일식의 오마카세 같은 것. ㅎㅎ

표고버섯 전채.

상큼한 맛과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이

상당히 훌륭했습니다.

단호박찜에 소금을 뿌렸는데, 이건 메뉴에 없는 에피타이져.

<비스트로뽈뽀>는 이렇게

그날 아주 좋은 재료를 구매하면

그것으로 에피타이져와 주요리를 만들어 냅니다.

그러니까 어떤 맛있는 에피타이져를 먹게 될지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이죠.

식전빵.

역시 발사믹 없이 올리브오일만 내는군요.

이것부터 마음에 듭니다. ㅎㅎ

양조림인가요?

토마토를 베이스로 한 국물도 맛있고

잘 졸여진 양도 식감과 맛이 훌륭합니다.

그냥 떠 먹어도 좋지만,

빵에 얹어서 먹으니 정말 훌륭합니다.

이거 많이 먹어서 나중에 본요리 계속 나오는데

배불러 혼났습니다.ㅋㅋㅋ

개인적으로 이날 최고의 요리

문어 아보카도. 23000원.

겉이 살짝 뭉그러질 정도로 적당히 익은 아보카도에

 잘 삶은 문어를 박았습니다.

제가 원래 아보카도를 격하게 애정하기도 하지만,

정말 맛있는 조합입니다. 최고의 융합.

부드럽고 살짝 느끼하면서 고소한 아보카도와

쫄깃하고 감칠맛 나는 문어의 마리아쥬가

환상 그 자체입니다. 브라보!

얘는 완전강추를 넘어 절대강추입니다.^^

버릇 튀어나와 또 빵위에 얹어먹어봅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또 하나의 질감이 추가되어서

서로가 잘 어울립니다.^^

항정살 숯불구이. 100g 15000원인데, 한 200g되 보이죠?

제가 항정살을 좋아해서 기대수준이 높아서 그런지

식감도 그렇고 맛의 깊이에서 살짝 아쉬웠던.

목살 숯불구이.

제가 먹어본 모든 목살구이중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맛!

정말 훌륭하게 구워냈습니다.

붉은 기 때문에 처음엔 심적으로 꺼려졌던 게 사실인데,

아삭하고, 잡쪼름하고, 숯불향도 은은하고, 육즙 왕창 터지고......

제주흑돼지는 사실 비게의 맛이 반 이상인데,

비게 없이도 이렇게 맛나게 목살을 구워낼 수 있다는게

정말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완전강추!

가지그라탕. 19000원.

맛있네요. 치즈의 풍미도 좋고

잘 쪄진 가지의 식감이 좋습니다.

미나리페스토 전복찜. 15000원.

전복도 아주 잘 쪄져서 부드러우면서 탄력이 있고,

처음 대하는 미나리페스토의 중후한 풍미가 일품이었습니다.

<비스트로 뽈뽀>, 찌고 삶고 굽는 솜씨가 뛰어난 곳이네요.

루꼴라샐러드. 12000원.

저는 사실 루꼴라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그래서 많이 먹지는 않았지만

살짝 꼬리한 치즈와의 어울림이 좋았습니다.

앙증맞은 그릇에 담겨 나온 것은...

트뤼플오일계란찜. 7000원.

일본식으로 쪄낸 계란입니다.

일식집에서는 이런저런 해산물을 안에 넣는데

<뽈뽀>는 내용물은 없고,

귀한 트뤼플오일을 사용했습니다.

트뤼플오일은 엑스트라버진올리브오일과 같은 최상급 오일에

트뤼플, 즉 송로버섯을 일정시간 넣은 후 압착하여

오일에 송로의 맛과 향을 강하게 배어들게 한 것입니다.

한 두방울만 써도 그 향과 맛이 풍성하게 느껴지는 최고급오일입니다.

트뤼플오일의 향이 참 좋았고 맛도 상당히 좋지만,

저는 원래 일본식 계란찜의 식감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한 숟가락만 떠 먹었습니다. 아주 크게..ㅋㅋㅋ

고수샐러드. 12000원.

제가 좋아하는 것들의 조합이니

맛이 없을 수가 없지요.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방식인 반숙.

느끼한 노른자의 맛이 살아있습니다. ㅎㅎㅎ

맛조개가지페스토스파게티. 메뉴에 없습니다.

알덴테에 가까운 면 삶기 좋고,

맛조개 살 쫄깃하니 맛나고,

의외로 색이 연한 가지페스토의 부드러움이 훌륭합니다.

이 파스타는 계절음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맛조개가 좋은 철에만 맛볼 수 있죠.

저희가 <뽈뽀>를 방문한 것이 8월초니 맛조개철의 끝물이었겠구요.

그러니 지금 가서 맛조개 파스타를 달라고 억지를 부리면 안 되겠죠?

저희도 생멸치 파스타를 먹고 싶었지만 철이 아니라.....ㅠㅠ

반면에 어떤 제철 재료를 사용한 파스타가 있을까

기대를 잔뜩 가지고 가도 좋을 집입니다.

어떤 재료를 사용하든 아주 맛있게 만들어낼

훌륭한 솜씨가 있다는 것은 확실하니까요.

트뤼플오일 스크램블드에그. 써비스로 나왔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계란이 최고급 송로오일을 입었으니

두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맛있습니다. 향이 참 좋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요리도 내고,

좋은 제철 식재료를 훌륭한 솜씨로 맛나게 만들어내고,

세밀한 부분까지 세심한 신경을 쓴 분위기도 좋은\

방배동의 비스트로 맛집 <비스트로 뽈뽀>는?

"가격부담 크지 않은 맛난 요리를 먹으며

분위기 있는 데이트 하기에 최적의 맛집"

비스트로 뽈뽀

02-537-7090

서울 서초구 방배동 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