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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은 기름 냄새가 좋다.
부추부침개 만드는 법
비오는 날에는 얼큰한 요리, 지글 지글 기름에 고소한 냄새나는 음식을 찾게 되지요.
창문 넘어도 냄새들이 솔솔~
삼겹살 굽는 냄새도 나고
얼큰한 김치찌개 냄새도 납니다.
저희 집에는 고소한 기름냄새를 내보냈습니다.
ㅎㅎ
지난주 비가 막 내리던 날엔 김치 송송 썰고 돼지고기 넣어 김치부침을 했는데
오늘은 부추부침개를 만들었습니다.
준비물은 부추 한 줌, 오징어 한 마리, 감자 한 개, 양파 반개 준비했는데
나중에 누가 오는 바람에 재료들이 더 추가되었답니다.
누가 왔는지 보여드릴게요.
바로 저희 아들입니다.
가끔 주방에 와서 제가 하는 걸 이것저것 해보려는 아들인데요.
자르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하네요.
왼손잡이인지라 칼집 하는 모습은 영 불안한데
아들은 꼭 하고 싶다는 거예요.
부추도 썰고 양파도 썰고 감자도 썰었습니다.
그러더니 베이컨도 좀 넣자며 냉장고에 있던 베이컨을 자르고..
아들이 주방에 오면 조금 불편하기는 하지만
살짝 다른 일을 할 수 있어
저는 다른 걸 만들었네요.
아들이 칼질해 놓은 부침개 재료들입니다.
냉동실에 새우 발견해 새우도 넣었어요.
저희 아들이 부추부침개의 오징어, 새우 들어가면 엄청 좋아하거든요.
해물 부침개 수준이 되어가는 듯..
제가 부침을 할 때는 밀가루만 넣지 않아요.
부침가루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저 일부러 부침가루를 구매하지는 않습니다.
부침개는 밀가루로 만드는 게 더 토속적이고 맛이 있어요.
그 대신 쫄깃함을 더하기 위해 고구마전분가루를 넣어줍니다.
알맞은 부침개 농도를 위해 물도 넣고 아들이 반죽해주었습니다.
왼손잡이들은 아무렇지 않게 하는데
제가 볼 때는 왜 이리 불안해 보이는지..
반죽 걸쭉하게 잘 되었습니다.
이때 대부분 소금을 조금 넣어 간을 맞추는데
전 멸치 국물과 물을 섞어서 반죽을 해서리 소금은 넣지 않았어요.
비 오는 날에는 후라이팬에 기름을 조금 더 넉넉하게 두르는 게 좋지요.
한 여름 기름냄새는 너무나 싫지만
비 오는 날은 괜찮아요.
노릇하게 바삭하게 부추부침개를 완성했습니다.
고소한 냄새가 향긋하게 느껴지는 시간입니다.
양념장 없으면 절대 안되는 저희 집이기에
달콤 짭조름한 양념장도 곁들여 주었습니다.
저도 부침개에 들어간 오징어를 좋아하는데
작은 아들은 오징어만 골라 먹으려 한답니다.
작은 아들이 도와준 덕분에 전 옆에서 두부김치를 만들었지요.
월요일부터 한잔 마시는 것은 좀 그렇긴 하지만
비 오는 날 시원한 빗소리 들으며 한 잔..
좋죠..
진짜 맛난 막걸리나 동동주가 함께 했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신랑만 쇠주 마시고
저 부침개만 먹었네요.
비 오는 날이라 저녁상이 술상이 되었지만
아이들도 잘 먹고
신랑은 더불어 흐뭇해 하며 먹으니 저도 좋습니다.
부침개를 하고 나면 주방에 떨어진 기름 치우느라 전 소주로 바닥청소를 하게 되지만
비 오는 날엔 기름냄새가 정말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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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봄민희
풀향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