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리히에서 로마로 가는 야간열차를 타기전 취리히에서 유람선도 타고

기념품도 사고 시내구경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이미 저녁시간이 되었다.

길고 긴 배낭여행도 어느덧 열흘을 지나고 나니 이제 슬슬 밥이 그리워진다.

그리하여 찾아 들어간 근방에선 꽤 유명하다는 중국음식점 'CHOPSTICK'

취리히역이랑 가까웠으나 뒷골목쪽에 있으니 조심히 잘 찾아가야한다.

외관은 중국스러운 붉은 등과 중국옷을 입은 그림들로 치장되어 있다.

홀안엔 정작 손님이 그렇게 많진 않았는데 시간이 늦어서 그랬던것 같고, 대부분이 포장손님이었다.

간판에 take away라고 씌여있는데 포장손님은 정말 많았다.

일단 볶음밥을 물이나 음료수 없이 먹긴 그렇고 물을 시킬바엔 음료수를 시키자. 아이스티 4.5 CHF(스위스프랑)

당시 환율이 1CHF가 1000원정도였으므로 4500원쯤되시겠다.

유럽에서도 영국과 스위스는 물가가 높은 나라로 유명하시기때문에 이정도면 평범한 편인듯

테이블세팅은 중국음식점이기때문에 단촐한편이다.

내가 앉은 좌석 바로 옆엔 이렇게 오픈 키친이다.

두 명의 요리사가 정신없이 일하고 계신데 내부가 상당히 깔끔하다.

세트메뉴를 추천해줬는데 난 혼자인데다가 무엇보다도 '밥'이 먹고 싶었으므로

세트메뉴들은 대부분 요리+누들+음료 정도의 세트였기때문에 단품 볶음밥으로 주문

내가 주문한 '새우를 곁들인 볶음밥' 가격은 23CHF, 23000원정도..

그런데 새우도 작지만 통통하니 실하고 냉동은 아닌듯했다. 탱글탱글한 맛이 일품이었으며 야채도 무척 신선했다.

쌀이 약간 길쭉한 찰기 없는 쌀이긴 했는데 한알한알 골고루 볶아진 밥알과 아사삭한 야채들과의 조화가

오랜만에 밥을 먹는 나에게 눈물이 왈칵 날만큼의 감동을 전해주고 말았다.

게다가 사진을 봐서 실감이 덜나는데 수북히 쌓여있는 꽤 엄청난 양..

그냥 먹어도 괜찮지만 먹다가 테이블에 마련되어 있는 고추기름양념장 같은걸 발견해서 넣어먹어본다.

와우~!! 유럽에서 이렇게 화끈하게 매운 맛을 느끼게 될줄이야. 이거 꽤 중독성있는 매콤한 양념장이었다.

천천히 우아하게 식사를 즐기고 싶었는데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순식간에 마구마구 들어간다.

다만 불편한 것은 숟가락이 없어서 포크로 먹어야 한다는 것 ㅠㅠ

여행객이던 현지인이던(내가 보기엔 현지인이 더 많아보였음) 포장손님이 끊임없이 있었고

나온 식사의 수준도 기대이상이었으므로 오랜만에 따땃한 밥을 먹고서 완전 감동하였다.

게다가 서빙하는 언니들이 중국옷을 입고 서빙을 하는데 완전 친절했다.

메뉴도 천천히 잘 설명해주고 중간에 필요한건 없는지도 체크해주고 음식맛도 어떤지 물어봐주고 ㅠㅠ

가격은 좀 되는 편이지만 스위스의 물가수준을 따진다면 그렇게 비싼편이라고는 볼수 없는것같았다.

다음에 취리히를 가게 되면 꼭 다시 방문할 식당 1순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