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뽀리
경주를 찾은 날은 비가 많이 내리던 날이었어요.
여고시절 수학 여행으로 가보고 다시 찾은 경주는 변했는지도 모를만큼 제 기억에 없더라구요.
빗속에 그냥 앉아 있을 수 없어서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첨성대를 찾았어요.
이곳은 석빙고.
빗속에서 일본인 여행객 세분을 만났던 곳.
첨성대에서 석빙고까지는 걸어서 갈 거리예요. 마차가 있기는 하던데 우중이라 다니지는 않았더군요.
너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벌써 어두워졌어요.
안압지의 야경이 좋다는 말에 찾아 갔지만 사진기로 나온 그림은 ...
하지만 참 멋지더군요.
비가 많이 내려서 물속을 첨벙 거리며 걸어 다닌듯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더 이상 어두워서 구경도 안되니 먹을거리를 찾아 나섰어요.
쌈밥이 맛있는 집이 있다고 해서 찾으려고 했더니 그냥 눈에 띄어 버리더라구요.
첨성대 근처에서 쉽게 찾은 집으로 들어 갑니다.
비를 맞고 들어 가니 난로가 아주 큰 것이 있더라구요.
남편은 난로 앞에 잡바를 가져다 걸어 두고..
자리에 앉자마자 부리나케 차려온 밥상.
반찬 가짓수가 너무 많아서 사진 한장에 다 안들어 가더라구요.
일인분에 8천원씩.
양배추쌈은 얼마나 크던지 얼굴을 덮으 정도여서 한참을 웃었어요.
바닥은 따뜻하고 시장한 차에 반찬을 거의 다 비웠는데 빈대떡이랑 꿀떡은 도저히 배불러서 못 먹겠더라구요.
남편은 사장님께 싸달라고 하고(저는 창피해서 싫다고 해도 막무가내로..)사장님은 오히려 김치까지 싸가라고 하더라구요.
콘도에서 드시라고...
하지만 저희 숙소는 호텔이었던 관계로 그것은 사양했더니 얌전히 포장해 주시더라구요.
음식점 내부에는 자잘한 공예품들이 눈길을 끌었어요.
너무 예뻐서 사진에 담아 봤어요.
오늘 여행은 여기까지 랍니다.
내일 여행은 다시 시작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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