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엄마와 헤어지고 나서 아들과 단 둘이 생활하며 평소 일 때문에 바빠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지 않아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가  인터넷을

통해 ‘신돈갓’을 알게 되었고 예약을 해야만 한다는 글귀를 보고 예약현황을 

살펴 보니 제가 원하는 날짜와 시간(25일 3시)이 다 찬 것 같아 혹시라도

누가 취소를 하면 연락 부탁 드린다고 글을 올렸었죠.예약을 못 할거라

생각했기에 나머지 글-예약 후 입금을 하는 것과 식사 방법 등-을 미처 보지

못했으나 정말 갈 때 확인 할 생각으로 일단 급하게, 취소 있으면 연락

부탁한다는 글만 남기고 다시 황급히 진행하던 업무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보니 3시 타임에 한자리가 비어있다는 답글이 달려 있었고 저는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예약하겠다고 글을 올렸죠. 그리고 바로 회사로 나가

휴일임에도 업무를 봐야만 했습니다. 예약한 3시에 맞춰 힘들게 업무를 종료하고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녀석과 함께 ‘신돈갓’을 찾았습니다. 삼성 문제가 터지고

난리도 아닌 작금에, 테이블 3개만 갖추고 예약만으로 영업을 하시는 사장님을

보면서 보기 드물게 자신의 일에 주관과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몇 안되는 행복한

분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주방 벽과 이어진 곳에서 바퀴벌레가 기어 나와

천장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으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주인 되시는 분이

아들녀석과 농담도 하고 화기애애 했었는데 식사가 나오면서 갑자기 냉랭해지기

시작했고, 아들녀석은 웬지 이상한 분위기에 눌려 배가 아프다며 식사를 제대로

하질 못했습니다. 불편한 마음으로 디저트를 먹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한마디

하시더군요. “ 저분은 인터넷의 예약방법과 숙지사항을 전혀 따르지 않으신 분”

이라며 저를 지목하시면서 “먹는 것을 보면서 사전 숙지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며 자랑스럽게(?) 저를 조롱하시더군요. 우선, 인터넷 상에서

‘신돈갓’만의 예약 문화와 식사 방법 등 을 숙지 하지 못한 것은 저의 잘못입니다.

일부러 안본 것도 아니고 업무 중에 예약하다 보니 잠시 잊었다고 하더라도 저의

잘못인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저는 ‘신돈갓’의 돈까스를 먹고 싶어

찾아간 손님입니다. 손님이 제대로 식사를 하지 않는 것을 발견 했다면, 방법을

몰라 제대로 먹지 않는 손님을 그냥 놔두었다가 “인터넷의 예약방법과  숙지사항을

전혀 따르지 않으신 분”이라며 면박을 주는 것 보다는, 사전 숙지가 안된 것을

나무란 뒤에 그 자리에서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식사 방법을

알려주시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더군다나 미리 예약까지 했던 두부튀김을

엉뚱한 손님에게 전달하고서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덕분에 잘 먹은 줄 알라며

그 엉뚱한 손님에게 웃으며 농담을 하시더군요.

아들과 오랜만에 좋은 시간을 보내고자 마음먹고 준비했던 저로서는 만족감 대신

한아름의 모멸감과 불편해 하는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어렵게 기회를 낸 저 자신을

비웃어야만 했습니다.

덕분에 아들과 저의 소중한 주말을 통째로 날려버리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음식에 자부심을 갖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초대하여 접대하는 것도 아니고

대가를 지불하며 음식을 먹겠다고 멀리서 온 손님에게 자신만의 아집을 강요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요? 식당 안에는 그 동안 매스컴을 탔던 매체 및 자료들이

즐비하던데 사장님께서는 그런 유명세를 손님 한 사람의 만족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

하시나 보죠? 그리고, 이러한 불만의 글을 신돈갓 홈페이지에 올렸더니 역시 미안

하다는 말은 전혀 없고 ‘신돈갓제국 이라고 비꼬아 얘기했다’는 말과 함께 한번

다시 들르라고 쓰시더니, 그 다음날로 제가 올린 게시판 글은 물론이고, 저의

회원가입 한 것 까지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탈퇴를 시키셨더라구요.

독재자의 성깔이 어디 가겠습니까?

그 좁은 제국안에서 천년 만년 독재 놀음 하시길 기원합니다.

신돈갓제국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