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요즘 날이 너무 좋습니다. 아침 저녁으론 춥지만 낮에는 정말 햇빛 따땃하고 바람도 적당한 것

이 빛 잘드는 곳에 앉아서 빈둥대며 차 마시기 딱 좋은 날씨입니다. 날이 좋아 그저 아무 곳에서나

빈둥대고 싶어하는 저에게 데이트 상대께서 창덕궁 쪽에 있다는 ‘ㅈ’자로 시작한는 떡카페를 가자

하시더군요.(데이트 상대께서 이름도 모르고 정확한 위치도 모르시면서 가고만 싶어 하셨다는-_-;;)

떡카페? 왠지 인사동쪽에 있는 전통찻집 같은 분위기에 다른 곳에서 그냥 떡만 좀 떼어다 파는 곳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데이트 상대께서 가고 싶어하시니 가야지요. 그곳이 지옥이라도 따라

갈 수 밖에요;ㅅ;

<질시루>에 도착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 주변에 있는 건물 중에서 제일 높은 건물의 일층에 자리

잡고 있더군요. 거기다 야외 테라스까지 갖추고 있어서 햇빛 좋고 바람 좋은 날 야외 테라스에 앉아

서 빈둥대기 안성맞춤+_+! 카페의 실내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었습니다. 한쪽엔 많은 인원이 다

둘러 앉을 수 있는 10인석이 마련되어 있었고, 실내는 4인석 테이블이 넓직넓직하게 떨어져 있어서

다른 사람들 대화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맘에 들었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으면

개량 한복을 곱게 입은 분이 다가와 메뉴판을 테이블 위에 펼쳐서 살짝 내려 놓으시며 자신도 테이

블 옆에 앉으시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다른 카페도 이런 식으로 주문 받는 곳이 몇 군데 있긴

하지만 정말 생각도 못했던지라;;(오…더욱더 맘에 들기 시작합니다.) 설명해 주시는 목소리도 상냥

하고, 웃으시던 모습도 매우 정갈해 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 떡은 계산대 앞에 진열된 것을 보고서

주문하면 음료와 함께 가져다 주신다 하셔서 음료만 주문하고 바로 진열대로^^;; 오…떡들이 앙증맞

고 귀엽게 생겼습니다. 떡의 색들이 은은하게 예뻐서 인공색소를 사용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

니다. 일단 떡샌드위치와 열대과일설기를 주문하고 테이블로 돌아왔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주문한 음료와 떡들이 함께 담겨 나옵니다. 대추인삼차와 생딸기얼음보숭이를 주문했

는데 대추인삼차는 차 위에 동동 떠있는 대추들과 진한 인삼 맛이 아주 일품이고, 이름도 긴 생딸기

얼음보숭이는 신선한 딸기에 얼음과 우유를 넣고 갈은 것으로 시원하고 상큼한 맛이 여성분들이 좋

아할 것 같은 맛이었습니다. 사실 떡샌드위치는 저에겐 한입거리 밖에 되지 않는 크기였달까요-_-;

(저는 입과 위가 상당히 큼니다;;) 제 손바닥 보다 조금 작은 크기인데 예상외로 먹고 나니까 속이

든든해 지더군요. 열대과일설기는 안에 말린 과일과 초콜렛이 들어 있는데 예상외로 떡과 초콜렛이

잘 어울렸습니다. 허나 이곳에서 가장 잘 나가는 메뉴는 떡도시락정식과 떡샌드위치. 주변을 보니

거의 이 두 메뉴를 많이 드시던데 떡도시락정식은 오천원이라서 저희는 패스-_-;;(쿨럭;; 가난이 죄

라니깐요;ㅅ;)

가는 길:1. 종로3가역 7번 출구를 나와 창덕궁까지 이어지는 전통문화거리를 3분 정도만 걸어서길 건너편으로 10층 건물 한국전통문화연구소가 보인다.

좌석은 모두 60석. 설날 하루를 빼면 쉬는 날이 없고 오전 9시 30분~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