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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은 1,000m가 가뿐하게 넘는 산들로 둘러싸인 경기도 최고의 청정오지입니다. 가평의 아름다운 산 찾아가기 일환으로 이번에는 귀목봉에서 호명산까지 45km가 넘는 산길을 이어 걷기로 합니다. 친구 두 명과 함께 추운 겨울날 미친 놈들처럼 산으로 향합니다. 둘다 기러기 아빠라 어디 간다고 해도 잡는 사람없어 움직이기는 편합니다. 마음은 가족들에 매어있지만, 몸만은 산천을 마구 누비고 돌아 다니는 사람들입니다.
귀목봉은 가평에 자리잡은 송곳처럼 솟은 산으로 멀리서 봐도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생김새처럼 마지막 정상을 오를 때는 숨도 차오르지만, 속세의 번뇌를 있기엔 아주 적합한 산입니다. 귀목봉에서 연인산으로 이르는 길은 때마침 쏟아진 함박눈으로 온천지가 하얗습니다. 색을 지닌 건 우리들의 등산복뿐입니다.
사진 1: 귀목봉을 지나 연인산으로 오르는 길에는, 누군가 친절하게 나무계단을 놓았습니다
사진 2: 멀리서 바라 본 귀목봉 모습입니다. 마치 송곳처럼 솓은 모습이 오르기에도 숨차 보입니다
사진 3: 연인산을 오르다 바라본 적목리쪽 방향입니다. 산골 오지에 몇채 남지 않은 조그만 집들이 눈에 덮여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 놓았습니다
사진 4: 지금은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연인산 정상입니다. 연인산은 높이도 높지만 덩치가 커, 오르고 내리는데도 보통 5시간은 잡아야 합니다
사진 5: 연인산에서 이어지는 능선의 향연입니다. 한 달음에 내딛고 싶을 만치, 넉넉한 모습에 정감이 갑니다 
사진 6: 우정능선을 걷습니다. 우리 세사람이 지나온 길에는 발자국만이 길게 남았습니다. 눈길에서는 함부로 가지 말라 합니다. 내 발길을 보고 다른 사람이 길을 잡기 때문입니다
사진 7: 높은 산을 종주할 때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져, 힘이 배로 들기도 합니다. 오르막을 오르다 쏟아지는 함박눈에 취해 기러기들이 한 컷 찍었습니다. 갈 길은 멀어도 여유를 가지면 언제 이만큼 걸었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가는 게 바로 장거리 산행의 매력입니다
사진 8: 추운 겨울에 내린 눈은 나뭇가지에서 금방 눈꽃이 되어 얼어붙습니다
추운 겨울 산행은 무엇보다 장비가 가장 중요합니다. 물론 체력도 따라야 하고요. 특히 조금 시간이 걸릴지라도 더운 물에 음식을 충분히 먹는 게 중요합니다. 우린 식사를 만들어 먹고 산행을 떠납니다. 겨울산은 화재의 우려가 없고 장거리 산에 지친 몸을 녹여야 하기 때문에 더운 식사가 필수입니다. 물론 음식 찌꺼기는 밥 한톨 남겨서 안됩니다. 라면에 김치찌게에 흰쌀밥에 점심을 지어먹으니 영하 10도에 이르는 추위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속이 뜨뜻한 게 최고입니다
사진 9: 연인산을 벗어나 한 참을 가다 허기와 추위에 지친 우리네 몸뚱아리를 뜨거운 밥으로 채워넣습니다
사진 10: 저멀리 매봉과 대금산을 지나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멉니다. 그래도 뜨거운 곡기로 뱃속을 채우니 더욱 여유가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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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