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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에는 고갯길도 참 많습니다. 크기에 따라 '재', '령', '치', '목' 등 붙는 이름도 가지가지 입니다. 화방재에서 함백산으로 가는 길에 '만항재'라는 고개가 있습니다. 강원도 태백시와 정선군, 그리고 영월군이 만나는 곳에 있는 1,3000m가 넘는 아주 높은 고개입니다. 이 고개에는 포장도로가 나있어, 우리나라 남한 땅에서 차를 타고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이기도 합니다. 이 고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야생화 군락지 중 하나입니다. 야생화 철이 되면 온 천지가 아름다운 야생화로 뒤덮입니다. 야생화 한송이 한송이는 그리 볼품 없지만, 모여 있으면 그만큼 아름다운 것도 이 세상엔 없습니다. 마치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는 우리네 인간사처럼 말이죠
그런데 이 아름다운 곳도 야생화를 몰래 캐 가는 사람들 때문에 골치인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야생화 천국인 곰배령이 TV에 방영되어 유명해지자, 누군가 야생화를 삽으로 퍼갔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뭐든 그대로 두지 않고 자기 혼자 소유해야 한다는 이러한 저질 자본주의문화, 몰상식의 유람문화는 언제나 바로잡힐 수 있을런지요? 모든 자연은 있는 곳에 그대로 있어야 가장 아름다운 것임에도 말입니다
사진 1: 화방재에서 함백산으로 오르는 곳에는 이렇게 이름 모를 풀들과 억새들이 넘쳐납니다
사진 2: 늦은 가을하늘에 먹구름에 몰려들고 있습니다. 갈 길이 먼데 비가 안왔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3: 만행재로 가는 길에는 이미 그 기능을 상실한 군사도로와 지금은 폐허로 남은 미공군기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연의 넉넉함은 인간이 만든 폐허마저 아름답게 보이도록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만항재에 이르면 곳곳에 솟대가 있습니다. 야생화가 만발할 때 솟대가 함께 어우러지면 무척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친구와 내가 이곳을 지날 때는 여름을 한참 지난 철인지라 야생화는 보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작은 키에 볼품없어 보이는 야생화 줄기들도 자기 철을 맞으면 그 어느 꽃들보다 아름다운 자태로 이 높은 곳을 가득 채울 것임이 분명합니다
사진 4: 만항재 꼭대기에는 솟대가 많이 있습니다.
사진 5: 천상의 화원, 만항재입니다.
사진 6: 이곳 쉼터는 등산객과 방문객에게 간단한 음식도 판매하는데, 이른 아침이라서 인지 문이 굳게 담겨있습니다. 어느 블로그를 보니, 주인장이 무지 친절하다고 하네요
사진 7: 함백산에는 태백산과 덕유산 못지 않게 주목들이 많이 있습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인 주목은 살아서보다는 죽어서 그 장엄함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우리네 인생도 이래야 할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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