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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이 충청북도 연풍면에서 경상북도 문경으로 넘어가는 곳에 은티마을이라는 작은 산골마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악다구니가 설 정도인 악휘봉 옆구리를 치고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 희양산에 다다르면 저 아래, 조계종의 특별 수련원인 봉암사가 있습니다. 스님들의 수련장소임에도 등산객들이 시끄럽게 '야호'를 외쳐대는 통에 스님들이 경계를 서면서 등산객들을 통제하는 통에 눈에 띄지 않도록 몰래지나가야 합니다.
산은 속세의 때를 버리고 녹아 드는 곳인데, 이 곳에서도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소리를 지르는 것은 수련하는 스님은 물론, 산의 주인인 수많은 생명들에게도 실례가 되는 객의 추한 모습입니다.
희양산을 지나거나 못미쳐 은티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몇 군데 있습니다. 하루치 종주를 마치고 내일의 걷기를 위해 우린 은티마을로 내려갔습니다. 산장 한 채와 옥수수막걸리를 파는 주점이 하나 있습니다. 주점 앞에는 남근을 닮은 바위가 있는데 이 곳 개울의 기가 세 그 기를 잠재우기 위해 남성의 상징인 남근을 세웠다고 하네요. 개울물은 넘쳐 흐르는 여성의 기개에 해당한답니다.
사진: 희양산으로 가다 바라본 가슴이 다 후련할 정도로 장쾌한 조망입니다. 이런 조망은 백두대간 곳곳에서 볼 수 있지요.단 날씨가 허락해야 합니다
사진 2: 멀리서 바라본 가야할 희양산의 자태입니다. 이 곳 아래에는 조계종의 특별 수련원인 봉암사가 자리하고 있지요
사진 3: 희양산 가기 전, 오늘 하루를 묶기 위해 내려온 은티마을입니다
사진 4: 산줄기에서 내려다본 은티마을 전경입니다. 백두대간에 둘러싸인 아주 작은 마을입니다
사진 5; 하루밤 묶을 주막입니다. 이 곳의 옥수수막걸리는 연풍의 막걸리공장에서 만드는데, 다른 지역에 판매하기 전에 자체적으로 다 소비가 될 정도로 맛이 그만입니다
이 곳에는 '주막집'이라는 보통명사가 상호인 주막이 있는데 이 집의 옥수수 막걸리 맛은 정말 대단(?)합니다. 아마도 내가 마신 막걸리 중 '쵝오'라 하겠습니다. 찌그러진 주전자에 담겨나온 막걸리의 구수함이란...
이 곳은 많은 산객들이 지나쳐간 만치, 그들의 흔적도 상당합니다. 주막벽에는 산객이 그려준 그림도 있습니다. 이 곳 주인아주머니는 음식값만 받고 방값은 받지 않으려 하더군요. 즐겁게 산객과 대화나누는 재미로 장사를 시작했는데 방값안받고도 여기서 장사해서 애들 다 번듯하게 키웠다면서 방을 내주고 아주머니는 자기집으로 자러 갑니다
사진 6: 주막벽에 달린 어느 산객이 그려준 유화입니다. 그림 안의 여성이 이 집의 주인 아주머니입니다
사진 7: 많은 산객들이 남기고 간 산행리본, 찌그러진 주전자... 백두대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겨움이라고나 할까요?
사진 8: 주막집, 그냥 주막집이 이집 상호입니다
사진 9: 연풍면에 있는 버스터미널입니다. 멋대가리 없는 건물하나가 덩그러니 있습니다만, 그래도 이 안에는 먹거리를 파는 가게가 있는 제법 터미널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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