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 되면 떠오르는 음식 바로 만두이다.

만두 하면 떠오르는 예전 에피소드가 있다.
우리 할머니는 정말 만두의 달인이셨다.
내가 할머니 손맛에 길들여졌는지, 할머니가 전국 최고의 만두 명인인지 모르겠지만
군대에서 휴가를 나올 때 꼭 먹고 싶은 메뉴 2가지를 뽑으라면
나는 언제나 국수 / 만두였다.

설날이나 추석에 만두를 산더미처럼 빚어서 냉동실에 넣어놓고
명절이 끝난 후에도 4~5덩이 넣어 만둣국을 한 그릇 내어주시면
그게 그렇게 맛이 있을 수 없었다.

이렇듯 만둣국은 나에게 있어 차가운 계절이자, 따뜻한 온기이자 할머니를 상징하는 메뉴와도 같다.
날씨가 으슬으슬 추워지기 시작하는 요즘 만둣국을 한 그릇 먹기 위해 연신내로 향했다.
그러면 지금부터 은평구 맛집 얼큰버섯만두전골 촬영기를 시작하겠다.

얼큰 버섯 만두 전골

은평구 연서로 26길 5
매장번호 : 02-356-7756
영업시간 : 10:00 ~ 22:00

실내는 전형적인 동네 식당 느낌.
흔히 말하는 "카페식 인테리어"의 엣지 있는 모습은 전혀 아니다.
사람 냄새나는 인심 좋은 사장님의 미소처럼
우리네 어린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그런 푸근한 동네 맛집 분위기
그것이 얼큰해물만두 Style이다.

만두에 어울리는 세 가지 찬이 등장
청양 고추를 얇게 내어 주시는 것이 포인트
자칫 슴슴할 수 있는 만두를 매콤하게 먹으라는 배려인데...
얼큰 만두 전골이 하나의 완전한 식품이었기 때문.

왕만두 (6.000원)

큼지막하게 만들어낸 왕만두는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준다.
사실 그냥 동네 만두도 좋아하는 입이기에 크게 가리는 편은 아니다.
만두란 녀석을 공부하게 된 계기는 수요미식회에서 초반에 만두편을 방영했기 때문.

그래서 <평안도 만두집> <자하 손만두> 등 수요미식회에 방영된 곳을 다녀왔고
예술의 전당 앞에 위치한 <봉산옥>이란 이북식 만두로 유명한 곳도 자주 다녀왔다.
그래서 맛이 있고 없고는 말할 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하는데
은평구 맛집 얼큰버섯만두전골은  그 수준에 충분히 적합하다.

그리 두껍지 않은 피와 속 내용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여기에 김치 하나 곁들이면 포만감과 달짝지근함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얼큰만두전골 (7.000원)

7.000원이라는 가격치고 내용물이 상당하다.
간단한 그릇에 퍼주는 만두를 생각했는데, 이렇게 전골 그릇에 담아내어주실 줄이야.
사장님의 미소처럼 넉넉한 인심을 느낄 수 있었던 부분.

김치가 필요 없는 이유는 사진 한 장으로 증명된 듯싶다.
매콤한 양념을 곁들여 이 자체만으로 하나의 완성품이다.
굳이 서브찬을 곁들일 필요가 전혀 없는 얼큰만두전골.

7.000원이라는 가격에 이런 다양한 채소와 먹음직한 만두를 함께 즐길 수 있다니..
주머니가 얄팍한 소시민이기에 가성비에 목 매달 수밖에 없는
나 같은 사람들이 요즘 시대에 많을 거라 생각하는데
얼큰만두전골은 정말 가성비 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