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취재 [통합창원]
[테마 칼럼]

고기 마니아들의 고민

구워 먹을 때! 돼지고기냐 소고기냐, 그것이 문제로다.

진정한 고기 마니아들은 생고기나 양념이냐 이전에 ‘돼지고기 vs 소고기’의 딜레마를 겪는다. 영원한 라이벌로 꼽히는 ‘짜장면 vs 짬뽕’ 대결의 뺨을 후려치는 돼지고기와 소고기의 대결. 이들은 영원한 숙명의 라이벌임이 틀림없다.“돼지고기와 소고기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이란 심플한 질문에 하루 반나절 고민 끝에 고기 마니아들이 내린 결론은 제 각각이었다. 그들이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의 이유, 궁금하지 아니한가.

애주가K님
제주산 흑돼지 안 먹어본 애송이는 가라!
여행을 즐기는 애주가 K님 (여, 49세)돼지고기 선택
돼지고기도 ‘제주산 돼지고기’라면 얘기가 다르다고 봐. 그냥 돼지고기가 일반 커피라면, 제주산 돼지고기는 TOP잖아. 왠지 제주산 돼지고기를 일반 돼지고기랑 비교하면 모욕감마저 느껴진 달까? 제주산 돼지고기는 소고기를 이기고도 남을 법한 근사한 맛을 선사하지.
에디터 고만두양
탱글탱글 살아있는 육질에 적절한 지방층, 쫀득한 껍데기까지 살아있는 제주산 오겹살을 멜젓(제주산 꽃멸치 액젓)에 찍어먹는 그 맛. 소고기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다른 맛임이 분명하다.
제주 흑돼지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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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l 홍대 ‘탐라돈’ 제주산 흑돼지 못지 않은 제주산 백돼지의 반란!을 꿈꾸는 돼지고기 맛집

     국내, 해외할 것 없이 제주산 돼지고기를 으뜸으로 치는 것에는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가격 자체도 일반 돼지고기의 평균가를 훌쩍 뛰어넘을 뿐 아니라, 그 맛 또한 비싼 값 하는 소고기만큼이나 훌륭하다. 제주산 돼지고기라 하면 일반적으로 ‘흑돼지’를 말한다. 역사적으로도 제주산 돼지고기는 임금님에게 진상될 만큼 최고의 특산품으로 대접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제주도산 돼지고기가 유독 빼어난 맛을 자랑하는 이유는 청정지역인 제주도의 자연 환경에서 기러졌다는 환경적 요인이 크다. 육지와 달리 일교차가 크지 않고 깨끗한 물과 공기 등 좋은 환경조건들을 갖추고 있는 제주도는 여행 간 사람들이 건강해져서 오는 만큼이나 돼지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맛 보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단단한 육질과 쫄깃쫄깃한 식감이 남다르다고 평가하는 것을 보면, 제주산 흑돼지에는 분명 특별한 것이 있다. 제주산 흑돼지는 일반 돼지고기에 비해 올레익산이라 불리는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대신 포화지방산은 적다. 그러니 건강에도 좋고, 더불어 쫀득하게 씹히는 맛도 더 좋을 수 밖에 없다.

미술학도J님
너, 주머니에 돈 좀 있냐?
찢어지게 가난한 미술학도 J님 (남, 24세)돼지고기 선택
가난한 대학생에겐 가격도 경쟁력이 아닐까요? 둘 다 맛있다면 아무래도 좀더 저렴한 놈을 고르게 된다~이 말이죠. 돼지고기는 잘 먹고 꺼억~하는 트름 소리와 함께, 부른 배를 톡톡 치며 음식점 문을 열고 나올 수 있는데, 소고기는 비싼 가격 때문에 먹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찝찝하게 마무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에디터 고만두양
J군의 발언에 격하게 공감한다. 가격을 제외하고 음식을 고르는 일만큼 무의미한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가격대비 푸짐한 양, 소고기에 뒤쳐지지 않는 기똥찬 맛, 어떤 양념과도 잘 어울리는 특유의 무난함까지. 든든하게 고기가 먹고 싶을 때 생각나는 것은 결국 푸근한 고향집 같은 돼지고기라는 데에 한 표!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맛없다고 오해하면 매우 곤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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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l 부산의 ‘돈갑’ ”힘들게 버신 돈, 확실히 돈 값 하게 해드리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저렴한 돼지고기 맛집

     “내가 한 턱 쏠게, 뭐 먹을래?”라는 선배의 말에 “소고기”라고 대답했다가는 눈치 없는 후배가 되기 일쑤고, 저녁을 사겠다는 친구에게 소고기를 사달라고 했다가는 친구와의 연이 뚝- 끊겨버릴 수도 있다.그래서 정작 자주 찾게 되는 것이 합리적인 가격의 ‘돼지고기’. 저렴하기도 저렴하지만 맛 또한 소고기에 뒤쳐지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보통은 싼 게 비지떡이라고 하지만 돼지고기는 예외임이 분명하다.
     왜일까? 돼지고기가 소고기보다 저렴한 가격의 이유는 맛 때문이 아니다. 그저 소고기보다 더 흔하기 때문이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개체수가 더 많다. 평균적으로 돼지의 임신기간은 약 3-4개월이고 3-7마리를 낳는 반면, 소의 임신기간은 9-10개월이고 겨우 한 두마리를 낳는다. 성장하는 기간에도 차이가 꽤 크게 나타나는데, 돼지는 약 1년의 비육기간이 필요하다면 소는 두 배인 2년이 걸린다. 아무래도 돼지고기에 비해 소고기를 얻기까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보니 여기서 가격 차이가 발생되는 것이다. 우리가 평소 사먹는 나물들의 가격이 맛의 기준으로 책정되지 않는 점과 같다. 숙주나물이 두릅나물보다 맛이 없어서 더 저렴한 것은 결코 아니라는 소리다. 양념을 해도 맛있고, 그냥 소금을 쳐서 구워먹어도 맛있고, 볶아도 맛있고 쪄도 맛있는 효자 같은 돼지고기. 프리미엄이 한 두개 붙을 때마다 가격이 치솟기 일쑤인 소고기보다는 어딜 가도 무난한 가격대를 자랑하는 돼지고기가 맛도 좋고 저렴한, 서민들을 대표하는 음식일 게다.

미식가J님
너희들이 육즙을 알아?
둘째 가라면 서러운 미식가 J님 (남, 35세)소고기 선택
입 안에 넣어보고도 돼지고기, 소고기 구분 못하는 인간들 보면 정말 복장이 터진다. 고기 맛 좀 봤다 하는 사람들은 한 입만 씹어도 안다니까? 한 입 베어무는 순간 톡 하고 터지는 육즙의 향연. 지방층이 촘촘한 소고기 아니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맛이지. 이 환상적인 맛을 아는 자라면, 어찌 감히 소고기를 두고 돼지고기를 택할 수가 있겠어.
에디터 고만두양
미식가님의 당당한 발언에 나마저도 살짝 쫄았다. 소싯 적 “돼지고기도 맛있고, 소고기도 맛있고 어차피 구분도 잘 안가.”라고 말했던 내 과거를 들킬까 무서울 정도. 나 역시 제대로 된 소고기를 처음 맛 보고 육즙의 맛을 알았으니, 고소한 맛을 즐기는 이라면 고민 없이 소고기를 고른다는 의견에는 동의한다.
육즙이 없는 고기라니, 앙꼬 없는 찐빵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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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l 강남 ‘대한극장’ 뜨겁게 달군 돌판, 토치, 불쇼…소고기의 육즙을 꽉 잡아내는 기술은 다 가진 소고기 맛집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큰 차이점은 아무래도 굽는 방식에 있다. 속살부터 가장자리까지 노릇노릇 잘 구워서 먹는 돼지고기와 달리, 소고기는 강한 불에 겉만 빠르게 익혀 속 안에 담긴 촉촉한 육즙을 맛보아야 제 맛. 때문에 탱글탱글 씹히는 맛보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고기의 맛을 선호하는 이라면 무조건 소고기의 손을 들어줄 수 밖에 없다. 선홍색 피가 비치는 육즙의 맛은 돼지고기에서는 결코 만나볼 수 없는 소고기만의 맛이기 때문에. 선명한 붉은색과 눈꽃 같은 지방층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마블링을 자랑하는 소고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완성된 맛을 보이는 편이다.
     고기 자체의 맛이 훌륭하기 때문에 양념을 따로 하지 않은 생고기를 구워 소금만 찍어 먹는 것이 소고기를 먹는 대표적인 방법. 소고기를 구울 때는 잘 달구어진 판 위에 올려 재빨리 구워내는 것이 포인트! 높은 온도에서 빠르게 구워내면 겉은 잘 익고 안쪽은 덜 익혀져 육즙이 그대로 살아있게 된다. 돼지고기는 건강 상의 문제로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하는 반면, 소고기는 이러한 문제가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구워서 촉촉한 육즙의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다.  따라서 긴 시간 동안 끝까지 익혀 먹는 돼지고기와 달리, 소고기는 짧은 시간 안에 육즙을 제대로 지켜낼 수 있는 굽기 신공이 필요하기도 하다. 요즘 우스갯소리로 저녁 식사할 때 내 멋대로 주곤 하는 ‘고기 굽기 자격증’. 그 자격증을 가진 이에게만 비싼 소고기를 맡길지어다.

청담며느리S님
신선하면 만사 오케이? 숙성을 모르는 애송이는 가라!
입이 꽤 고급이라는 청담 며느리 S님 (여,31세)소고기 선택
스테이크면 다 좋고, 소고기면 다 맛있다는 생각…요즘처럼 식문화가 발전한 시대에는 이제 고루한 얘기 아닐까. 무조건 고기는 신선하면 장땡이니 바로 도축한 고기를 사오겠다고 줄을 서는 사람들을 보면 속이 상할 정도. 대체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가 왜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숙성시켜 먹는 소고기는 와인숙성 삼겹살 따위와 절대 비교 불가다.
에디터 고만두양
잘 숙성시킨 소고기는 값비싼 가격에 레스토랑 식탁에 오르곤 하죠. 숙성과정을 거치면 소고기가 훨씬 부드럽고 맛있어진단 사실은 알지만 심도 있게 깨닫지는 못한 바. 이번 칼럼을 작성하면서 에디터도 반성하고 소고기의 숙성에 대해 알아보았답니다.
숙성한 만큼 맛과 영양도 업그레이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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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l 구미 ‘선산고을’ 지하작업실에서 직접 소고기를 작업하여 분류하고, 적정온도를 유지하는 숙성 작업까지 한다는 구미의 맛집

     요즈음, 육회나 육사시미, 특수부위 전문점들이 소고기의 신선함을 표방하고 있는 반면 그 외 부위들은 도리어 장시간 숙성시켜 맛을 업그레이드시켜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소고기가 숙성과정을 거치며 가격이 올라가게 되는 이유, 궁금하지 않은가. 돼지고기는 하루에서 이틀 사이면 사후강직(근육이 강하게 수축되어 경화되는 현상)이 해제되지만, 소고기는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숙성을 위해서는 고가의 숙성 시설까지 필요한데, 굳이 소고기를 숙성시켜 먹는 이유? 물론 있다. 숙성 소고기만 고집하는 사람들이 말하길, 일단 한 번 맛을 보면 그 이후론 그 이후론 숙성시키지 않은 소고기는 밍밍하게 느껴져 전혀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고. 맛도 맛이지만, 소고기를 적정 온도에서 일주일 이상 숙성시키면 자가숙성으로 인해 아미노산과 지미성분이 증가하여 일단 영양소도 많아진다. 더불어 근원섬유가 잘게 잘려지기 때문에 육질도 연해지며 고소함마저 더 좋아진다. 맛과 연도를 더 높이기 위해서는 추가 숙성을 거칠 수도 있는데 이 때는 고가의 숙성시설이 필요해서 가격이 훌쩍 뛰는 단점만 감안한다면 육즙이나 고소함은 일반 소고기에 비할 수 없을 정도다. 건식 숙성 혹은 습식 숙성을 거치는 것에 따라서 육즙이 더 많아질 수도, 고소함이 더 높아질 수도 있는데 이것이 바로 고기 마니아들이 소고기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

회기동H님
선택의 폭이 넓어 자유인에게 안성맞춤!
변덕이 죽을 끓는다는 회기동 H님 (남,28세)소고기 선택
마트에 갈 때만 해도 철판에 지글지글 고기를 구워먹을 심산이었는데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샤브샤브가 먹고 싶어지는 모태변덕. 마음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다 보니 아무래도 선택의 폭이 다양한 소고기가 좋다. 샤브샤브할 때 기름이 뜨는 게 싫을 때는 C등급 정도의 소고기로 담백하게 먹고, 씹는 순간 육즙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스테이크가 먹고 싶을 땐 투뿔한우를 선택! 고르는 재미도 만점이다.
에디터 고만두양
저에게는 심각한 쇼핑 중독증이 있는데요, 그래서 식품 코너에서도 종종 옷을 고르는 듯한 쇼핑병이 도진답니다. ‘살치살이냐, 차돌박이냐 그것이 문제로다.’하면서 고민을 하는 저와 비슷한데요. 소고기가 돼지고기에 비해 고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점, 아주 공감합니다!
편견은 버리고 자유롭게 골라보자! 원하는 건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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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성남 '올리베통통' 감칠맛이 살아있는 프리미엄 한우 샤브샤브를 두 가지 육수로 즐길 수 있는 곳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소고기의 ‘등급’이 높을수록 비싸고, 그만큼 맛있는 양질의 소고기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한창 다큐멘터리로도 소개되어서 알고 있는 이들도 있겠지만, 물론 이것은 백 퍼센트 사실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한우의 등급은 A, B, C, D 등급으로 나뉜다. A는 고기의 함량이 높고 B는 고기와 지방이 적절히 섞여 있으며 C는 지방 함량이 조금 더 많고 D는 등외로 육우라고 부른다. 여기서 등급은 다시 ++, +, 1, 2, 3으로 나뉘게 되는데, 사실상 소비자들이 평소에 먹는 고기로는 B와 C등급도 충분히 좋다.
     그러니 개인적인 취향을 반영하거나 어떤 음식을 만들 때 쓰일 고기냐에 따라서 적절한 소고기를 고르면 되는데, 등급이 낮으면 무조건 질이 좋지 않은 고기라고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다 보니 지방이 적고 담백한 쪽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적절한 마블링을 이룬 고기의 기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며, 아예 더 지방이 풍부하게 분포한 고기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면에서 소고기는 (우리만의 편견만 제외한다면) 선택의 폭이 넓다는 장점이 분명히 있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부위별로 나뉘는 돼지고기와 달리, 좀더 상세하게 등급화된 소고기가 맞춤형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만족을 주는 것이다. 단, 이것저것 따지기 싫은 이에겐 돼지고기를 추천하고 싶다.

고만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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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우촌웰빙마을
    한식|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 573-9

    3.5|리뷰53

  • 삼수갑산
    한식| 서울 관악구 남현동 1062-2

    4.2|리뷰7

  • 양미옥
    한식| 서울 중구 북창동 93-4

    4.1|리뷰6

댓글 (+9)  
삶의순간들 : 마음놓고 먹으면 좋겠어요 ??? 2017.08.01 한줄답변신고
은빛여우냥 : 고기 좋아해서~~~고민됩니다... 2016.08.30 한줄답변신고
백토 : 돼지가 쫌금더 좋네요~~~ 2015.12.11 한줄답변신고
마음자라기 : 돼지고기가 요즘 비싸서 소고기에 한표 2014.05.20 한줄답변신고
산산물물 : 고기 맛이 살아있다는 느끼이네요. 2014.05.04 한줄답변신고
flair : 육질좋은 한우, 살짝 구워 쌈 싸먹고싶어지네요. 2014.05.03 한줄답변신고
마음자라기 : 와우...너무 맛잇는 고기가 눈에 아른거려요! 2014.05.02 한줄답변신고
게미요미 : 채식으로만 살긴 밋밋한거 같고, 고기도 먹어줘야죠. 2014.04.25 한줄답변신고
밥심은국력 : 마블링이 예술인 고기를 보니 침 넘어가네요.~~ 2014.04.24 한줄답변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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