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CD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다.
요즘은 음원이라는 시스템이 도입되어 멜론 Top 100으로 곡들이 늘어서 있고
사람들은 그냥 Top 100을 순서대로 스트리밍 하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대형 기획사들은 앨범에 균형을 맞추기 보다 "단 한 곡"을 잘 뽑아내는데 혈안이 되었고
"잘빠진 한 곡"으로 순회공연을 도는 것이 요즘의 모습이다.

CD 시대에는 명곡이라는 개념도 있었지만 '명반'이라는 개념이 더 유명했다.
하나가 아닌 전체 음악이 다 수준이 높은 앨범을 우리는 명반이라고 하지.
나는 공부를 싫어하는 편이라 공부할 때 꼭 음악을 들으면서 했다.
그 당시엔 멜론 Top 100이 있던 게 아니라 가수의 앨범을 통째로 돌리곤 했는데...
그러다 보면 굉장히 재미있는 일이 발생한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높은 확률로 "유명한 곡"이 최고로 좋은 곡은 아니라는 사실.
사람들에 높은 호감도를 받은 곡이 가장 유명하지만, 그 곡 말고 내 감성을 건드리는 곡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지금 바로 떠오르는 건 다이나믹 듀오 1집이다.
다이나믹 듀오 1집에서 가장 유명한 노래는 "Ring My Bell"이지만 나는 그보다 6번 트랙 "신나"를 정말 많이 들었다.
2집 역시 "Go Back"이 가장 유명하지만 나는 11번 트랙 "서커스"에 흠뻑 빠지곤 했다.

광장시장 의류도매상가로 들어가면
바로 앞에 오늘 내가 찾아간 원조누드치즈김밥이 나온다.

원조누드치즈김밥

종로구 창경궁로 88 광장시장 내 41호

3대 천왕에 나오기 전, 지인의 소개로 몇 번 갔던 적이 있다.
광장시장에 이런 명물이 있구나.. 라는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며 맛있게 먹곤 했는데
어느덧 3대 천왕에 방영이 되었고
그다음부턴 엄청난 웨이팅을 해야 하는 장소로 바뀌고 말았다.
(뭐 사실 그래봐야 20분)

그래서 한동안 발걸음을 끊었다가 토요일 오전 11시 한적하게 방문해보았는데

여기는 셀프 시스템이다.

수북이 쌓여 있는 재료들
이 많은 재료들이 하루면 모두 다 나가고 부족할 것으로 확신한다.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방문하기 때문.

이곳의 매력은 바로 청양고추 간장

치즈참치김밥 (1.500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김 속에 음식이 있는 것이 아닌..
캘리포니아롤과 비슷한 개념의 모양새다.
3대 천왕을 보니 사장님이 김안에 넣어서 싸는 게 손에 안 맞아서
그냥 밖에다가 묻혀서 마셨다고 하는데...
이게 속도도 빠르고 손에 잘 맞아서 이 방식을 고수하신다고 한다.

1.500원에 이 정도 퀄리티라니...
정말 만족스럽다.
일반적인 1.500원짜리 김밥은 기본 김밥으로 치즈며 참치며 어떤 것도 볼 수 없는데
이곳에 기본은 다른 곳에 최소 3천원짜리의 역할을 하는 듯하다.

다만, 먹을 장소가 협소하여 들고 먹을 수도 있고
요상한 벽에 기대어 먹을 수도 있어서 추천은 주지 않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