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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면]

자장면 이야기 (퍼온글) | 2000.08.25 | 조회:1195

민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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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장 면
이 종 호 님 글

자장면 만큼 대중적인 음식도 없다.

1999년 한 조사에 의하면 전국의 중국집 수는 2만 4,200개가 넘고 전국에서 하루에 소비되는 자장면은 평균 720만 그릇이나 된다고 한다. 이 통계가 정확하다면 우리나라 국민 여섯명 중 한 명은 적어도 하루 한 그릇의 자장면을 먹는 셈이다.

이렇게 ‘국민음식’이 된 자장면이지만 원래 고향은 중국 산동성이었다.
한자로 작장면이라 쓰고 중국어로 ‘차오 장 미엔’이라고 읽는 자장면은 글자 그대로 중국식 된장을 볶아서 얹은 국수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자장면의 효시는 1883년 인천항 개항과 함께 인천에 들어온 중국 노동자들이 국수에 춘장을 넣어 비벼먹으면서부터.

또 자장면을 팔기 시작한 최초의 중국집은 1905년 개업했으나 지금은 없어진 인천 차이나타운의 ‘공화춘’이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식 자장면이 우리 입맛에 바뀌게 된 것은 1950년대 부터였다.

6.25를 거치면서 화교들이 줄어들자 중국집들이 주고객인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조리법을 바꾸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테면 중국음식의 특징인 과다한 기름과 향신료 사용을 자제하고 장에다 물을 타 독특한 향을 줄인다든지 양파를 듬뿍 넣어 단 맛을 더한다든지 한 것이 그것이다. 또 감자나 당근이 새로운 재료로 편입되기도 했다.

종류도 다양해져 간짜장, 삼선자장, 유니자장, 유슬자장, 신자장등이 나왔고 요즘은 중장년층을 겨냥한 옛날자장도 인기다.

한국에 건너온 자장면이 100여년의 세월속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은 이유는 맛과 영양에 비해 값이 싸고 어떤 음식보다 빨리 나온다는 점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성질 급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빨리 나오는 것 만큼 매력적인 것은 없기 때문이다.

또 어디를 가나 평균적인 맛이 보장된다는 것도 인기를 유지해 온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특별히 시켜먹을 게 없을 때 자장면을 시켜 먹으면 적어도 맛에 관한 한 실패할 위험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자장면의 맛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춘장과 면발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국집에서 비슷한 춘장을 쓰고 있고 면발 또한 상향 평준화 되어 있어 아주 이상한 집 아니고는 맛의 우열을 논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식도락가들에 의해 꾸준히 자장면 잘하는 집이 발굴, 소개되고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맛있는 자장면을 먹으려면 자장면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가야 한다.

휴가나온 군인들이 버스에서 내려 곱배기를 팍팍 주문해대는 청량리 주변이나 소규모 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을지로 일대, 또 학생들이 많은 신촌이 그런 곳 중의 하나다.

요즘 아이들이야 피자나 맥도날드 햄버거를 더 좋아하겠지만 30, 40대만 해도 외식하면 자장면이었다는 것은 상식. 먹을 것이라고는 밥 밖에 모르던 시절 어쩌다 먹는 자장면은 특별한 날 먹던 특별한 음식이라는 기억까지 합쳐져 평생 잊지 못할 맛으로 남았을 것이다.

그들에게 굵지도 가늘지도 않은 부드러운 면발에 검고 윤기나며 풍성하게 얹혀져 나오는 자장소스의 특별한 풍미와 식초를 듬뿍 뿌린 단무지와 양파의 어울림은 정말이지 이기기 힘든 유혹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먹을거리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에도 여전히 자장면이 많이 팔리는 이유도 이들 30,40대의 활약 때문이 아닐까.

사족 한마디.

자장면 먹을 때 국물이 생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데 먹는 방법의 차이에 기인한다고.

자장 소스는 침이 묻으면 물로 바뀌는 성질이 있어 면을 돌돌말아 한 입에 먹지 않고 중간중간 베어먹는 사람에게 국물이 많이 생긴다는 것.

참고로 자장면 한그릇의 열량은 463Kcal로 라면(454Kcal) 보다 조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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